새해가 조용히 밝았다.
문자로 보내진 울산 대왕암 일출 모습으로 새해가 시작되었음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누군가는 이렇게 해를 보러 갔구나." 모든 게 묻혀 버린 아침인 줄 알았는데 한 동안 보지 못했던 얼굴들을 휴대폰으로 마주했다.
세상은 변하기가 참 쉽지 않은 가 보다 . 지난 한 해 대한민국을 좀 더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어 보려 많은 정책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것인지 그리 변하지는 않은 듯. 오히려 더 힘들어진 듯 함은 단순한 느낌일까? 그런데 코로나는 한순간에 모든 것을 바꿔 놓았다. 인간의 힘으론 불가능에 가까운 변화를 한 순간에 일으켰다.
자본주의가 가장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시스템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코로나라는 재앙 앞에서 국민들을 지키지 못하고 힘없이 무너지는 자본주의의 표본이던 미국을 보았다. 그리고 자본시장의 중심에서 평생을 일한 나의 머리속엔 '이게 무얼까?'라는 이제껏 가져보지 못한 물음이 떠나지 않는다.
국가 부채를 걱정하며 '무작정 돈만 뿌리는 이 정책이 맞는가'라는 생각에서, 점차 너무도 힘들 것 같은 주변의 소상공인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무어라도 해보려 애를 쓰는 젊은이들이 보였다. 그래도 꿋꿋이 버티는 그분들에게서 도리어 꿈을 보고 힘을 얻는다.
TV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 우연히 가슴을 후벼 파는 듯한 노래가 나왔다. 트롯가수 김희재의 '애가 타'라는 노래였다. '이대로 나를 바라봐, 눈으로 나를 안아줘...... 그냥 바라만 봐도 애가 타, 맘이 너무 아파서 애가 타...... 뭐라고 말 좀 해봐요. 이렇게 애가 타도록 사랑하고 있는데'
지난 한 해 코로나 속에서 보고 싶은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했던 시간들, 코로나로 목숨을 잃은 사랑하는 가족을 보내는 안타까운 마음을 얘기하는 냥 그는 정말 애가 타도록 처절하게 불렀다. 괜스레 눈물이 핑 돌았다. 지난해는 그렇게 보낸 것 같다.
2021년은 시작과 함께 경제와 금융에도 많은 이슈들이 등장했다.
개인의 신용점수 체계 개편, ETF와 ISA 등 금융상품들의 변화, 금융소득에 따른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 개정, 중소기업의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변경 등 모두가 우리들 재산과 직접 관련된 이슈들이다. 변화가 너무 급속하게 이루어지다 보니 정신이 없지만, 그래도 올해는 특히 경제와 금융에 더욱더 신경을 써야만 하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새로운 제도들은 양면성이 있다. 어떤 이에겐 긍정적 요인이지만, 어떤 이에겐 아닐 수 있고, 어떤 때는 득이지만 어떤 때는 실일 수 있다. 그러니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단, 그 관심은 나의 상황과 연결할 수 있어야 하고, 득을 봐야 하고, 내가 발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 쓸모없는 그냥 지식일 뿐이다. 장롱 속 운전면허증처럼.
주식시장, 부동산 시장은 자산시장이다. 지금 그 시장이 들끓고 있다. 시장이 그곳만 있는 것은 아닌데......
긴 시간을 살다 보면 알아지는 것들이 있는데, 정말 중요한 시장은 '나'라는 사람이 누빌 수 있는 시장이라는 것을. 지금 대한민국은 자산시장으로 모든 이목이 집중되어 있다. 이 자산시장은 내가 모르는 힘들이 작용할 수 있는 타인의 힘들로 움직이는 시장이다. 내가 움직일 수 없다는 얘기다.
시장이 크든 작든 내가 쥐락펴락 할 수 있는 시장을 찾아야 하는데......
새해에는 머지않아 코로나를 물리치고, 모두가 사람답게 그리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 펼쳐지기를 소망한다. 매해 새해가 되면 늘 하는 말이지만 올해는 정말 모두 복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
* 이글은 'topclass의 topp'와 blog '박은영의 경제'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
http://topclass.chosun.com/topp/view.asp?Idx=649&Newsnumb=202101649&ctcd=C25
https://blog.naver.com/miamiyoung/2222022498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