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2

내가 하고 싶었던 것

by Park Hyun Joon

지금은 포기했지만, 약 5년간 박사과정을 우직하게 지원해왔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로 박사과정을 졸업하고 교수가 된다면 (포스닥도 2년 해야하지만)

아버지가 그렇게나 원하셨던 숙원사업을 하나 끝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나는 국제학 석사를 전공했지만 보건학 박사를 받고 싶었다. 그래서 공중보건을 지원했지만

떨어졌다.


문득 교수의 길은 내가 중요시했던 원칙 1번과는 다른 꿈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꿈꾸는 제1원칙은 바로 유교무류(有敎無類)였다. 공자님의 말씀이다.

가르침은 있되, 차별은 없다. 라는 뜻이다.


결국 석사 학위논문 (영어). 그 하나만 간직한 채 끝나고 말았다.

이번해 2월에 난 결정(탈락)을 받고, 눈물이 나지를 않았다. 화도 나지 않았다.

그냥 "아 이번에도 이렇게 되었네"라는 허탈함만이 자리잡았다.


내 석사 논문은 코로나 시대 (2020년)의 사회복지 지출 요인은 어떤 것에 의해

결정되어지는가 였다.


양적 연구방법 (통계)을 활용했고, 나는 다음의 이론을 토대로 연구를 진행하였다.

우선 정부 역량이론이었다. (State capacity theory)

정부가 정책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효과적인 정책과 법의 집행

세금 부과와 공공재 공급하는 역량을 잘 갖추었는 지 보는 이론이다.

나는 이를 활용해, 2020년 내린 정책 결정은 2019년에 번 GDP가 어느 정도 인지

GDP가 많을수록 2020년에 사회복지 프로그램에 더 공격적으로 자금을 투입했는 지

확인하고 싶었다.

(2019 GDP -> 2020 사회복지 지출 규모)


다음은 정책 확산이론이었다.

정책이 어떻게 정부 내 부서간, 국가간 확산되는 지 알아보려는 이론이다.

크게 3가지 형태로 나타나는데, 직접 만나서 보고 배우는 것 (Learning),

경쟁을 통해 배우는 것 (Competition), 그리고 국제기구 IMF 등에 의해

강제로 진행되는 것 (Coercion)등이 있다.


나는 이를 활용해, 2020년 내린 정책 결정은 2020년에 국제회의 (지역기구

- 예를 들어, 아세안이나 EU 등) 주최가 몇 번 되었는 지가 사회복지 지출

규모에 영향을 미치는 지였다.

(2020 지역기구 회의 주최 수 -> 2020 사회복지 지출 규모)


추가적으로, 이론은 아니지만 ODA가 크게 주어졌다면, 그 자금이

사회복지 지출에 쓰였는 지도 궁금하였다.

(2020 ODA 규모 -> 2020 사회복지 지출 규모)


그리고 민주주의 지수가 높은 나라일수록 사회복지 지출 규모가 크지 않을까도

생각했었다.

이를 위해, polity iv 지수를 사용했다.

(민주주의 지수가 높으면 -> 2020 사회복지 지출 규모도 클 것)


나는 각 나라별 예산 보고서(Budget report)를 사용했다.

또, 각 나라별로 어떤 형태로 보조해주었는지 궁금해서,

- 기본 서비스 (물, 전기, 가스 등)에 대한 세금 면제 또는 유예

- 급여 보조금 (Wage subsidies)

- 건강보험, 연금을 추가 지원 또는 납입금 유예

- 실업 보험, 실업 급여 지급.

- 조건부 현금 원조

등을 조사했다.


결과는, 민주주의 지수가 높을수록 지출 규모가 컸고, 2019 GDP가 클수록 지출 규모도 컸다.


나는 사회복지에서 공중보건으로 박사 전공을 바꾸고 싶었다.

첫째, 아버지가 술, 담배를 자주 했었는데 만약 내가 장수하는 비결을 논문으로 알려드렸다면

조금이나마 아버지가 어머니와 나의 말을 더 귀기울여 들어주시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 때문이었다.


둘째는, 아버지의 자랑스러운 교수 아들이 되고 싶었다.

아버지는 대학에 들어가고부터 계속 교수가 되어야한다고 수도없이 말을 하셨었다.

아버지와 나는 종종 싸우곤 헀다. 나는 연구원이 되고 싶었고 아버지는 교수의 꿈을 얘기하셨었다.

나중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알았지만, 아버지의 이름으로 된 큰 영영사전이 너덜너덜한 채로

있었다. 그리고 아버지는 국문학 석사과정을 수료만 하시고 할아버지를 재정적으로 돕기 위해

결국 학원가로 일찍 나오셨다.

종합해 볼 때, 아버지는 교수의 꿈을 접으신 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일찍이 준비했더라면 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지만, 생각일 뿐이다.


나는 장수촌을 연구하고 싶었다. 일본의 오기미촌, 미국의 로마 린나, 중국의 바마 촌, 파키스탄의

훈자 마을, 이탈리아의 사르데냐, 코스타리카의 니코야, 그리스의 이카리아 등.


가설 1 – 의료제도 (Healthcare)

장수촌과 관련된 의료제도는 어떠한가?

의료제도의 차이점이 존재하는가?

의료제도의 비용은 어떠하며, 산출방식은 어떠한가?


가설 2 – 습관 (식습관, 행동습관)

식습관과 행동습관은 나라별로, 도시별로 어떻게 상이한가?

습관은 어떠한 것들을 이끌어내는가? (습관의 영향)


가설 3 – 질병 지도 (Disease Map)

선행된 질병 (Periodontitis - 치주염) – 후행된 질병 (Osteoporosis – 골다공증)

선행된 질병 (Tinnitus –이명 -> Hearing loss – 청각 손실) – 후행된 질병 (Dementia – 치매)

선행된 질병과 후행된 질병은 어떠한 관계인가?

장수촌 주민들은 선행된 질병과 후행된 질병을 어떻게 관리하는가?

장수촌 주민들은 Polypharmacy에 어떻게 대처하는가?


가설 4 – sense of community (공동체 의식)

공동체 의식은 우리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공동체 의식을 증가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는가?

Group activities in China, Moai culture in Japan, Kye in South Korea

서방에서는 공동체 의식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어떻게 증가시키려 노력하는가?


어떤 노하우가 존재하는가? (개인 / 집단)

그리고 그것은 마을별로 상이한가 , 유사한가?

소득 / 직업

무엇을 측정해야 할까? (What to measure?) 어떻게 측정해야 할까? (How to measure?)


박사과정 지원_

이 논문을 쓰게 된 계기는 하늘나라에 계신 아빠에 대한 경험이었다.

만약 내가 일찍 이 주제로 아빠한테 장수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면

내 곁에 오래 계실 수 있었을까

누구나 부모님이 살아계신다면 하게되는 고민일것이다.

이 점에 대하여 장수촌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장수촌 주민들을

대상으로 연구하기로 하였고, 그리고 공자의 말인 “유교무류” 즉 누구 하나 차별 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지식을 전달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박사논문 주제로 선정하게 되었다.


첫 번째 연구 질문은 바로 단체 행동(단체 운동, 단체 뜨개질 등)이 어떻게 공동체의식을

만드느냐 하는 것이다.

일본 오키나와에는 모아이 문화라고 하여, 어려서부터 단체를 형성하고 서로에게 사회적, 재정적

도움을 주고 있다. 공동체 의식은 데이비드 맥밀란이 고안한 개념이다.

이 점을 확인하기 위해, 미국의 장수촌 로마 린다 (Loma Linda)와 일본의 장수촌 오기미 촌

(Ogimi)을 비교하려 한다.

단체 행동에는 뜨개질도 해당하는데, 뜨개질의 효과는 한 박사논문에 실리기도 하였다.

로제토 효과라고도 한다 (Roseto effect)

단체로 뜨개질을 하면 공동체 의식 수준이 더 높다는 이야기다.


두 번째 연구 질문은 외부 조직 (치아, 귀, 눈 등)을 잘 관리하는 것이 어떻게 내부 기관 (뇌,

소화기관, 순환기관, 뼈관절)에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치주염은 골다공증과 연관되어 있는 질환이며, 난청은 치매와 연관되어 있다.

염증 사이토카인 증폭이론이 이를 설명하는데, 이전질병 (치주염) 때 생긴 염증이 이후질병 (골다

공증)의 형성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프레데릭 헤르츠베크의 두 가지 동기 이론을 이용해, 어떤 요소가 장수의 불만족요소

이고, 어떤 요소가 만족요소인지를 구분하려 한다.

두 가지 동기 이론이란, 경영학의 이론으로 크게 불만족요소를 제거하고 그와 동시에 만족요소를

충족시켜야만 직원이 직무에 만족한다는 이론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는 교수가 되면 이루고 싶은 두 가지 목표가 있었다

첫째는, 다학제.

다양한 학문의 이론을 접목하여 지속가능성 또는 공중보건을 설명하고 싶었다.

구체적인 게 바로 위에 있는 두 가지 동기 요소 이론을 활용하는 것이다.


둘째는, 다양한 외국어로 된 논문을 활용하는 것이다.

다양한 외국어를 활용하여 논문을 읽고 그 논문들을 가지고 토론을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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