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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브리엘의오보에 Apr 02. 2018

프롤로그

외신을 번역 공유하는 이유

내가 주로 보는 매체에는 흥미를 갖고 클릭 할 외신이 적다. 기자는 날카로운 눈으로 가능한 많은 대중들에게 유익할 외신을 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가능한 많은 대중’이라는 의미는 전체 100 중 유익의 대상이 되는 구성원의 비율이 100%에 가깝다는 의미다. 나와 같이 선별되어 전해진 외신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독자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는 말과 같다. 또한 ‘가능한 많은 대중에게 유익하다’는 것은 나처럼 유익하게 느끼지 않는 매체 사용자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는 말과도 같다. ‘대상이 아닌 자’로서의 부족함이 나로 하여금 외신을 직접 찾아 읽게 했다. 


여기까지 적고 다시 읽어 보니, 내 선호나 기호가 외계인 수준으로 ‘가능한 많은 대중’과 현격하게 동떨어져 있는 것 같다. 사실은 약간 다를 뿐인데. 외신에 포함된 내용에 부족함을 느낀다가 나의 경우를 정확히 표현하는 문장일 것이다. 비유하자면 이런 것이다.


일본에 처음 여행을 떠났다. 그 첫 여행지는 동경이다. 시부야의 사통발달 건널목도 걷고 싶었고, DIY를 할 수 있는 자잘한 자재가 있다는 도큐핸즈도 방문하고 싶었다. 그리고 중간 중간 일본의 백화점은 어떻게 생겼을까 하는 의문도 풀어보고 싶었다. 당시 엘레세라는 브랜드는 나름 주목을 받던 브랜드였다. 일본 여행을 떠났을 때는 그 주목도가 떨어진 상태이긴 했지만 한동안 구매하던 브랜드였다. 그 브랜드의 제품이 국내에서는 유통되지 않는 범위로 백화점에 전시되어 있었다. 엘레세의 신발, 상의, 하의 등이 카테고리별로 전시되어 있었고 각 카테고리 내 상품들의 종류는 국내보다 많았다. 덕분에 다른 브랜드로 걸음을 옮길 필요도 없이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었다. 내가 국내 매체에 느끼는 외신에 대한 ‘클릭 못하는 이유’는 이와 유사하다. 외신 카테고리 내 올라오는 기사의 수도 적지만, 기사의 깊이(단편의 내용적 깊이라기보다 관련된 기사들이 다수 구성 게재되는 것)도 부족했다.


여기에 세상의 동향에 대해 나름의 시각으로 정리한 보고서들이 대중에게 공개되는 일도 적다. 일반 매체에서 편향된 시각 혹은 일개 조직의 시각으로 작성된 보고서를 올릴 수는 없을 것이다. 컨설팅 회사가 자사 웹 사이트에 게재하는 리포트들을 일반 매체가 게재할 수 있겠는가? 일반 매체의 외신이라면 전략적 제휴를 맺은 동종의 해외 매체의 기사를 협의를 통해 게재하는 정도일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은 잡식성 사용자에게 부족 혹은 결핍을 일으킨다. 그래서 외신을 번역하게 됐고, 다 품종 소량 생산의 세계에서 적은 수라도 나와 유사한 관심사를 가진 이들과 공유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출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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