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할게
내가 뭐라고
달라지는 건 없어
이렇게 아무 영향 없는 줄 알았다면
진작 할 것을
마음이 심하게 요동치고 있었어
부글부글
화내는 것 말고는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았어
무엇을 할 수 있었겠어 그런 마음에
그 때 용서했으면 마음이라도 편했을 거라고?
그 때 용서했으면 서로 마음이 편했겠지만 달라지는 건 없어
적어도 악의 연결 고리는 끊었을 거라고?
내가 널 미워하고
그로 인해 네가 날 미워하고
그런 네가 이해가 가지 않아 내가 널 미워하고
이런 악의 연결 고리가 진작 끊어졌을 거라고?
내가 용서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듯
네가 사과하는 것도 큰 의미는 없는데
네가 먼저 사과하지 그랬어?
네가 먼저 사과해도 변하는 건 없잖아!
마음이 부글거려
다시 미워질 것 같아
아니
난 너를 용서했어
네가 나에게 사과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내가 너보다 큰 사람이란 의미는 아니야
말했지만 내가 너를 용서하는 일은
숨 쉬는 것 같은 거야
식사하는 것 같은 거야
아침이면 커피부터 내리는 것 같은 거야
큰 의미가 없어
일부러 지금 용서하는 건 아냐
그 때는 용서할 수 없었어
지금은,
너를 외면하고 우리를 외면하고 우리 관계에서
마음의 발을 뺀 지금
내가 너를 용서하는 거야
큰 의미는 없어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아
내가 뭐라고
용서는
오늘 비처럼
억수 같이 내린 후
언제 그랬냐는 듯
햇살을 내보내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