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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브리엘의오보에 Nov 19. 2020

이야기 전하기

New Normal

TV를 틀면 30초 단위로 이야기가 나온다. YouTube는 보려는 동영상 전에 혹은 중간에 남의 이야기를 집어넣는다. 물론 자신의 이야기를 집어넣는 경우도 있다. Twitter는 트윗 사이에, Facebook도, Instagram도 포스트 사이에 남의 이야기를 집어넣는다.


요즘 지상파 라디오를 가끔 듣는다. 스트리밍 음원 서비스는 광고 없이 원하는 음악만 골라서 들을 수 있어서 수년간 애용했다. 하지만 아무리 달콤한 과실이라도 계속 먹으면 질린다. 사람의 목소리가, 아니 누군가 나에게 하는 목소리가 그리운 점도 이유가 될 수 있다. 라디오는 프로그램 사이에 남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프로그램 중간에도 이야기를 삽입한다.


우리는 어쩌면 원하는 컨텐츠를 connected world에서 잔뜩 듣는 것 같지만, 시작과 끝, 그리고 중간 삽입된 이야기를 더 많이 보고 듣는 지도 모른다. 아니 ‘많이’가 아니라 ‘자주’일 것이다.


고급지지 않다. 들을 만 하지도 않다. 대부분 원치 않는 이야기들이다. 재미도 없다. 


이 재미없는 남의 이야기 중 자사 제품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경우에 한해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자사 제품이 품고 있는 기능은 무엇이다. 이것이 이번에 이야기하려는 대상이다.


이들은 자사 제품을 이렇게 이야기한다. Why 왜 이 제품을 써야 하나, What 무슨 기능을 가지고 있나, When 언제 사용하나, Where 어디서 사용하나, Who 누가 사용하나, 그리고 How 어떻게 사용하나? 소위 육하원칙으로 이야기는 구성되고, 육하의 순서와 구성은 건마다 다르다.


이렇게 답답한 이야기들 속에 이체를 띄고,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가 있다.


이 육하원칙(5W 1H)은 제품 전신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면 된다. 그리고 나머지 25초 이상을 이 제품을 쓰면 내 삶이 어떤 모습으로 개선되는지, 내가 가진 문제가 해결되는지 나를 통해 보여준다.


자사가 무엇을 목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지, 자사가 무엇을 향해 나가가고 있는지를 소개하는 이야기도 있다. 물론 메시지는 이렇지만 이체를 띄는 이야기들은 언제나 주인공은 고객이다. 자사의 사업 목적과 전개 방향이 ‘당신’에게 어떤 이익(개선 혹은 해결)을 주는지 보고 듣는 사람의 언어(시청자가 이해할 방식)로 이야기한다.


시각적 이미지도 멋지다. 최신 컴퓨터 그래픽 기법을 사용하지 않고도, 적절히 연출된 기술이 효과를 배가한다. 한 마디로 디스플레이 기술 구성이 뛰어나다.


나이키 Nike, 애플 Apple로 대표되는 이체를 띄는 이야기들은 매번 다른 이야기를 한다. 질리지 않는다. 표현이 달라도 전하려는 메시지, ‘우리가 당신을 개선합니다’, ‘우리가 당신의 문제를 해결합니다’는 일관된다. 따라서 동일한 내용과 표현의 커뮤니케이션을 반복하지 않아도 소비자 머릿속에 그 메시지는 각인된다. 연출이 멋지니 채널을 돌리지 않는다. 때로는 ‘아~’ 자극을 받는 경우도 있다. 그 ‘아~’ 뒤에 따라하려고 엉덩이가 들썩이는 나도 있다. 나도 그런 멋진 사진을 찍으려 한다. 아침 걷기라도 하려고 눈을 비빈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에 넘어가 버린 것이라 볼 수 있는 이야기지만, 내가 전달하려는 바는 그것이 아니다.


- 기존 시장에 신제품을 넣든 신규 시장을 개척하든, 이야기는 일관된 메시지를 담지만 항상 새롭게 표현한다.


- 멋지고 흥미롭게 연출되어야 한다. 혼자 예술 해서는 안 된다.


- 제품의 기능을 나열하지 않는다. 기업의 역사를 읊지 않는다 제품을 사용하면 개선되는 결과, 해결되는 결과를 소비자의 모습으로 보여준다.


이런 광고라면 언제든 환영이다. 그것만으로 훌륭한 컨텐츠가 되고 들을만한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다.


스토리텔링 결재가 나지 않는 이유는 새롭지만 뻔하기 때문이다. 하품이 실실 나오기 때문이다. 매력적이지 않아 금세 시선이 다른 대상을 찾기 때문이다.


제작비 운운한다. 물론 연출력이 뛰어난 크리에이터들은 인건비가 싸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나 ‘절충’을 ‘지금 최선’이라 스스로를 설득하며 어중간한 이야기를 소비자 앞에 내놓는다. 이런 심리가 어중간한 이야기를 만든다.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인내가 필요하다. 예산을 모으고 이야기를 잘 연출할 에이전시를 찾는다. 절충은 없다. 우리만의 최선이 아니라 시장에서 최선을 추구한다.


이상론이라 회사원인 나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생각하지 말라. 누구나 최고의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인내하고 검토하고 시기, 시장 환경, 자원의 3 요소가 맞아 떨어질 때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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