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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브리엘의오보에 Mar 10. 2021

집에서 독서, 해리 포터 마법사의 돌

Gabriel's Playlist

Photo by Andrew Coop on Unsplash


해리포터 원작을 읽기 시작했다. 1편인 마법사의 돌부터 이슈가 표면화 된다. 이는 현대 사회 중 고교에서도 볼 수 있는 '편 가르기'와 아주 유사하다. '순수혈통주의'.



헤르미온느(최근 이 이름의 발음에 대해 원작자의 결론이 있었다고 들었다. 이 이야기에서는 필자가 읽은 책의 발음을 반영한다)는 머글 출신의 마법소녀다. 아직 학생이니 마법사라고 말하지 않겠다. 헤르미온느는 순수혈통주의의 대명사 말포이에게 출신으로 놀림을 당한다. 말포이의 손길은 론에게도 향한다. 머글들과 친하게 지내는 그들 역시 공격 대상이다. 대신 초반에 말포이는 해리 포터를 자신의 파벌에 끌어 들이려 했다. 그러나 해리 포터에게 미운 털이 박힌 말포이는 거절당한다. 말포이는 해리 포터에게 평생 이모와 이모부, 그리고 사촌에게 괴롭힘을 당했기 때문에 그런 류의 인간을 싫어한다. 그 후 해리 포터와 말포이는 사사건건 부딪힌다.


우리는 사내 정치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 소위 '파벌'로 불리는 사내 집단이 파벌의 리더나 파벌 이익을 위해 저지르는 '합법적(?)' 작당에 치를 떤 기억이 있을 것이다. 옆에서 보기에도 화가 나는데 실제로 그 힘에 피해를 본 사람은 불구대천의 원수로 상기할 것이다. 정말 억울하고 아픈 기억이다.


순혈주의와 기업 내 파벌 간에는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그들은 순수함(?)을 지키려 하고 파벌은 영향력을 지키려 한다. 즉, 지킬 것이 있는 사람들이다. 이를 위해 집단을 형성하고 '같은 파'를 끌어 들인다. 순혈주의 마법사 집단 역시 파벌을 이루고 있다. 반대파인 불사조 기사단 역시 파벌이다. 두 번째는 원하는 바를 위해 집단행동을 한다는 점이다. 집단행동은, 순혈 유지를 위해 영향력을 갖고, 그 영향력을 지속하거나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는데 효과적이다.


사실, 주의(-ism) 자체만으로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민주주의, 공산주의, 사회주의, 집단주의, 민족주위 자체는 '모임'이다. 그러나 주의가 문제가 되기 시작하는 시점은, 서로 다른 주의가 하나의 가치를 먼저 획득하려 경쟁하기 시작하면서 부터다. 아래 사례를 보자.


Photo by Patrick Hendry on Unsplash


인재 확보와 낙하산.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기업을 포함한 '조직'에 필요한 두 가지는 인재와 자원이다. 모두 유한하고 적절한 것을 구하기 힘든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리더의 입장에서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몇 가지 인재를 필요로 한다. 


1) 다재다능한 문제 해결자

2) 흔들리지 않는 지킴이

3) 정해준 라인 위를 달리는 저돌적 기관차

4) 땅 위아래, 하늘 속까지 닿는 귀


이 외에도 상황에 따라 다양한 인재가 필요하다. 리더는 내부에서 발굴하거나 외부에서 영입한다. 리더와 구성원의 차이는 목표 의식의 농도다. 필요한 인재가 외부에 있다면 당연히 확보해야 하고, 내부에 인재가 있다면 발굴해 써야 한다. 중요도가 높아질수록 직급도 높아진다. 제왕학까지 갈 것도 없이, 다양한 지침에서 리더는 유연성과 포용성을 가지고 인재를 확보해 유지하라고 말한다. 


나머지는 병졸이다. 수립한 전략에 따라 핵심 인재들이 움직이고, 이들을 보조하거나 이들의 지시대로 실무를 해낼 인력이 병졸이다. 병졸을 부리기 위해서는 사기 진작이 필요하고, 승진과 보상이 필요하다. 승진과 보상은 병졸이 지속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자 유도 방편이다. 


외부 인재가 반드시 팀장이나 이사 자리로 오는 것은 아니다. 경력 사원이란 이름으로 대리 이상의 직급을 달고 기존 구성원 사이에 앉기도 한다. 팀장이나 리더의 경우, '낙하산'이란 꼬리표가 붙는다. 병졸에서 팀장이나 리더에 이르기 어려움을 표현하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낙하산'은 기존 구성원에게는 조직의 죄악이다. 그 이유는 '그가 오지 않았다면 다음이 내 차례인 그 자리'에 앉아 있기 때문이다.


Photo by Marco Neri on Unsplash


조직 내 자원의 유한성에는 직급도 포함된다. 대리, 과장, 차장, 부장, 이사, 대표에 이르는 직급, 혹은 최근 직급 파괴의 경향으로 보면, 팀장, 이사, 대표의 직급은 조직의 방침에 따라 자리 수가 제한되어 있다. 이는 조직 편성 계획에 따른 유한성이다. 


현대의 욕망은 3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금전욕, 명예욕, 권력욕이 그것이다. 금전욕은 금전적 결립을 겪었거나 겪고 있거나 겪기 싫어 발생된 결핍이다. 명예욕은 보다 화려한 자신에 대한 결핍이다. 권력욕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직접 손에 물을 묻히지 않고, 타인을 움직여 얻으려는 결핍이다. 


이 3 가지를 만족시키는 자리는 '이사'이상이다. 팀장이나 과장, 부장은 그 과정에 있다. 따라서 외부에서 그 자리를 채우게 되면, 리더는 유연성 있는 인재 확보의 덕목을 지킨 꼴이지만, 구성원에게는 시기와 경쟁 가속화의 불씨가 된다. 가뜩이나 병졸의 역할은 머리보다 몸을 쓰는 위치다. 힘들고, 더러운 자리다. 그러나 누구나 이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순수혈통주의자나 병졸은 이럴 경우 어떻게 할까? 그들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질문은 "누가 절대 권력을 얻을까?"이다. 줄을 서거나 파벌에 들어가는 것을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 생각한다. 기업 전체에 영향력을 줄 공을 세우는 것보다, 파벌 내 바로 윗사람의 욕구를 충족해 주는 것이 더 쉬워 보인다. 하지만 냉엄한 현실이 주는 진실은, 역사를 살펴보면 알겠지만, 병졸에서 이사에 이르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소위 '줄 마음이 있으면 진작 줬을 것'이라는 의미다. 어떤 때 줄 마음이 들까? 줄 만한 사람이다. 이는 조직 단위의 기여든, 파벌 내 기여든 마찬가지다. 그러나 상승 욕구로 발생되는 활동은, 유한한 같은 자리를 목표로 하는 사람들의 주의를 끌고 그들의 방해를 야기한다. 같은 파벌이라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조직 내에서 지위가 상승하든 파벌 내에서 상승하든 병졸입장에서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Photo by Parvana Praveen on Unsplash


우리의 해리 포터를 보자.


해리 포터는 부모의 원수인 볼드모트에 대한 분노를 가지고 있다. 해리 포터는 신생아 시절, 이미 볼드모트를 물리쳐 낸, 볼드모트 반대파나 희생자들의 영웅이다. 해리 포터는 분노가 이끄는 대로 앞으로 나가면서 볼드모트 반대파와 선이 닿는다. 누구는 대부이며, 누구는 해리 포터가 볼드모트를 물리친 재능에 주목한 사람이고, 누구는 부모의 동창생이거나 협력자들이다. 불사조 기사단이 대표적인 반 볼드모트 파벌이다. 


해리 포터는 자신과 길이 같고 생각이 조화되는 2명과 절친이 된다. 그들은 해리 포터를 돕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나중 일이지만, 해리 포터는 어둠의 마법에 대항하는 스터디 그룹을 결성한다. 이런 과정이 '파벌'로 비춰지지 않는 이유는, 그가 정의의 편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의도에 따라 휘둘리는 삶이 아니라, 평화롭게 자신의 삶을 영위하고자 하는 이들을 대변하는 정의를 내세우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법은 같다.


여기서 생각해 보자.


우선 낙하산. 낙하산이 조직에 섞이기 위해서는 조직 전체, 그리고 주위 동료가 좋게 하는데 기여하는 방법이 있다. 누구도 그를 경쟁자나 인터셉터가 아니라, 나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이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외부인'의 딱지를 때고 '동료'는 아니더라도 구성원으로 대우를 받는 방법 중 가장 좋은 방법이다. 여기서 타인을 좋게 한다는 것이 잘 보이려는 행위가 아님을 알 것이다.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서 고려 말 권력자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을 조정하기 위해서는 그의 꿈과 공포를 알아야 한다고. 위 문단은 바로 꿈, 바람을 충족하는 일이다. 내 꿈이나 바람도 충족할 수 없는데 타인의 것은 더욱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필자의 말을 잘 이해해야 한다. 이유 없는 친절, 즉 지금 필요로 하지 않는데 제공된 친절은 오해를 낳는다. 하지만 누군가 도움을 필요로 하고 내가 100%는 충족하지 못해도 도울 수 있다면 돕는다는 의미다. 


Photo by Karsten Winegeart on Unsplash


이렇게 도움이 되는 낙하산은 어떤 존재가 될까? 보다 쉽게 말을 걸어온다. 회식에서 앞, 옆 자리에 앉은 이와 즐겁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같이 할래?'라는 제안도 받는다. 그러나 다른 점도 있다. 새로 들어온 공채 후배가 '누구예요?'라고 했을 때, "응? 아! 경력사원"이라고 한다. '아! 낙하산"이라고 하지 않는다. 대단히 미묘하지만 '손해를 끼치지 않는 자'라는 의미다.


필자는 파벌이나 집단 구성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다. 이는 조직 내 2개 이상의 목표가 발생되게 하고, 2명 이상의 리더를 태어나게 하여, 조직 역량을 분산시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조직은 목표를 세워 앞으로 나아간다. 외부의 경쟁자를 물리치거나 시장 우위를 차지하거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집중해야 한다. 이 목표만으로도 구성원은 야근과 철야의 반복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 그런데 대단한 것은, 이 와중에 파벌에 대항하고 차별에 대항하며 반대파와 싸운다. 조직의 목표는 이미 눈앞에 없다. 조직에 충성하지 않고 파벌 내 개인에게 충성을 한다. 또 조직의 장에게 고개를 숙이고 파벌의 장에서 엎드린다. 정말 병졸은 대단하다. 이는 목표 의식이 아니라 생존 경쟁이다.


이는 한 사람의 마음이 바뀐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지만, 해리 포터를 읽으면서 순수혈통주의와 마주친 후 생각하게 됐다. 


영화는 권선징악이다.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서 이방원은 "정의롭고 자 한다. 정의는 악을 방벌한다"라고 말한다. 필자가 우려하는 것은 이 부분이다.


악을 방벌하는 과정, 상대 파벌을 물리치는 과정, 내 생각이 조직을 나아지게 하니 나의 파벌이 권력을 잡아야 한다는 생각과 과정, 너는 아니니 없어져야 한다는 생각과 과정. 


이 과정 속에서 '누구의 의도에도 휘둘리지 않고 평화롭게 자신의 삶을 영위하려는 자'는 희생되거나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 


Photo by Jeffery Erhunse on Unsplash


이로 인해 세상은 정의롭지 않아 보인다. 사고만 치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이 든다. 나서면 정 맞는다고 입을 앙 다문다. 


소위 악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은 동조하는 자, 묵인하는 자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악이 아니라도 묵인 자일 수 있다. 나는 악이 아니라도 동조자일 수 있다. '이익은 보지 못해도 손해까지 볼 수는 없지 않나? 이런 내 생각이 잘못 된 것인가? 더구나 나는 히어로가 아니다!'라는 외침이 들린다.


결국 반복된다. 희생되지 않기 위해, 묵인 자나 동조자로 취급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뭉친다. 또 우리의 활동과 생각과 이익이 부딪히는 집단을 만나면 자신의 주의를 관철하기 위해 또 싸운다. 세상은 살기 힘들어진다.


Photo by Clay Banks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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