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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브리엘의오보에 Mar 22. 2021

삶이라는 이야기 책

Gabriel's Playlist

*커버 이미지: Photo by Ethan Wong on Unsplash


https://music.bugs.co.kr/musicpd/albumview/9450


누군가가 있었습니다. '있었습니다'이니 지금은 없습니다.


언젠가 나도 없을 겁니다. 시간의 차이일 뿐, 나는 없을 겁니다.


주마등은 아니더라도 떠오릅니다. 아픈 기억은 닻이라도 있는 모양입니다.


Photo by Wolfgang Hasselmann on Unsplash


좋은 기억은 땀이 납니다. 사실과 다른 것 같아 땀이 납니다.


당시엔 시간이 멈췄습니다. 화를 내고 있었습니다. 결국 이렇게 되려고 화를 냈을까요? 화를 낼 정도로 잡고 싶었습니다.


저는 해방된 지 25년째 되는 해에 태어났습니다. 태어났을 때 구한말의 그것은 없었습니다. 25년 만에 우리는 서양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서양의 맛이 섞인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우리의 모습이라 생각했습니다.


사랑도 했고 짝사랑도 했습니다. 우정을 나눴고 대가없이 우정을 줬습니다.


Photo by Richard Iwaki on Unsplash / Photo by wii Lau on Unsplash


삶에는 사랑만 있지 않습니다. 이웃과의 다툼도, 동료와의 주먹질도 있습니다. 남의 연인에 눈길이 갔고 내 연인에게 오는 눈길에 욕을 했습니다.


사랑 없이 몇 년을 살았습니다. 그런데 음악을 들으니 세상은 사랑 말고는 존재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삶을 잘라 단면이 들어나면 어디서든 사랑이 튀어 나오나 봅니다.


하루 중 12시간 넘게 일을 했습니다. 대중가요에서는 24시간 사랑만 한 듯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진실은 하루 대부분을 일을 하며 보냈습니다.


몇 년을 그렇게 보내면서 24시간에서 15시간을 뺀 나머지 시간에 잠을 자고 식사를 하고 씻고 출퇴근을 하며 힘들어 넋을 놓고 철야 택시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 사이 사랑도 했습니다. 그런데 사랑 기억이 가장 오래 갑니다. 짧고 진했던 모양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이해가 안 갑니다. 제 삶이었는데. 제가 선택해서 행한 삶이었는데.


Photo by Mourad Saadi on Unsplash


술을 잔뜩 마신 날이면, 내 삶이 대하드라마 같습니다. 장편 소설 같습니다. 하지만 알고 있습니다. 아무도 읽지 않을 것임을. 그들의 대하드라마와 장편 소설 쓰기에도 바쁘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이렇게 한 페이지를 적습니다. 이 기억이 나중에 기억날까요? 다시 읽는다면 아마도.


*출처: magazine G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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