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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브리엘의오보에 Apr 08. 2021

집밥 트렌드, 어떻게 형성되고 있나

*커버 이미지: Photo by Timothy Meinberg on Unsplash     


집밥의 트렌드는 어떻게 형성될까? 과연 형성될까? COVID-19 장기화에 따라 집단생활을 하던 우리는 재택을 통해 개별 생활 혹은 가족 중심 생활로 전환 됐다. 서로 이격된 환경에서 트렌드는 어떻게 형성될까? 친우의 SNS나 Talk 방을 통해서? 아니면 개별 검색 결과가 누적되고, 이를 다른 사람들이 확인하면서 트렌드가 형성되는 것일까? 아니면 인플루언서(Influencer)를 중심으로 공동체가 형성되는 것일까? 사실 COVID-19 이전의 트렌드 형성이 많은 사람이 한 장소에 모여 이것저것을 논하고 앞으로 이것으로 하자고 해서 형성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장보기가 전자상거래로 전환된 후 매장에서 남이 무엇을 사는지, 어느 매대 앞에 줄을 서는지를 볼 수 없을 뿐이다. 그렇다고 전자상거래에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항목을 별도 메뉴로 보여주지 않는다. 다만 검색 후 '판매량', '인기순' 같은 옵션이 있을 경우 어느 정도 살펴볼 수 있다. 과연 COVID-19 장기화 및 변종 발생 시기, 사람들이 개별 생활하는 이때 집밥 트렌드는 어떻게 형성되고 있을까?     


집밥은 집에서 조리한 식사다. 장을 보고, 식자재 전처리를 하고, 신선 식품과 가공식품을 개별적으로 혹은 섞어서 끓이고, 굽고, 볶고, 찐다. 이것이 흔히 보아 온 '엄마의 조리 방식'이다. 하지만 관련 선도 기업의 시장 조사에 따르면 2019년~2021년을 넘어 COVID-19가 일상의 모든 부분에 침투하면서 집밥의 양상에 변화가 있다고 한다.     


HMR(Home Meal Replacement: 가정식 대체품 혹은 가정간편식)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COVID-19 이전에는 1인 가구, 맞벌이 가정을 중심으로 활용되던 상황이 COVID-19 이후 가정 전반에 걸쳐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완전 조리 식품인 HMR의 증가는 단연코 시간이 이슈다. 데우기만 하면 되는 HMR은 데우고 차리는데 30분 전후면 된다. HMR 선택 기준은 적당 수준 이상의 맛이다. 예전 3분 조리 식품이라는 레토르트 식품이 나왔을 때 전자레인지 활용과 맞물려 트렌드를 이룬 적이 있다. 이것이 사발면, 햇반, 간편조리밥(혹은 컵밥)으로 이어졌다. 가스레인지에서 시작된 가열 기구의 간편성은 가스레인지, 전자레인지, 전기레인지(인버터)로 이어졌다. 여기에 오븐 활용의 증가, 에어프라이어의 생활화가 HMR의 다양화와 조리의 즐거움을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Photo by Hermes Rivera on Unsplash


집밥의 조리는 주로 쌀, 빵을 중심으로 형성됐지만, 집에서 다양한 빵류를 굽는 홈베이킹이 늘고 있다. 증가 요인은 베이킹 레시피의 공유 증가 외에도 쿠킹 믹스를 들 수 있다. 핫케이크, 호떡, 브라우니, 케이크가 차례로 출시되며 제품 폭을 넓혔다. 최근 생지 냉동식품이 출시되어, 오븐이나 에어프라이어에 넣고 굽기만 하면 된다. 빵에서 페이스트리까지 집에서 구워낼 수 있다. 맛은 화자 기준 괜찮은 편이다. 최근 라면보다는 냉동 생지로 전환하여 즐거움을 더하는 것이 화자의 일상이다.      


밀키트는 어떤가? 관련 기업 조사에 따르면 HMR의 단점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엽채류 활용도가 낮다는 것이다. 밀키트는 신선 식자재와 가공 식자재, 거기에 소스로 구성된 조리용 키트다. 각 식자재의 전처리가 되어 있어 약간의 도공(먹기 좋게 자르기) 후 바로 조리로 들어가면 된다. 가격대는 최저가가 10,000~15,000원 사이다. 이 가격으로 1~2인분 조리가 가능하다. HMR 중에는 4인분 정도의 양도 있다. 부대찌개 밀키트의 경우 4인분 정도의 양을 가진 제품도 있다. 밀키트 공급 증가에 따라 소규모 가정용에서 대규모 가정용까지 다양화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밀키트와 HMR 사이에 마트 조리 식품이 있다. 이는 미국 식료품점에서 취급하는 샌드위치, 베이글 샌드 등과 유사하다. 대형 마트에서는 회류, 초밥류, 통닭, 새우튀김 등 품목을 늘리고 있다. 이 역시 HMR의 분류에 넣어야 할 것이다. 밀키트와 HMR을 합쳐 RMR(Restaurant Meal Replacement)가 등장했다. 상황에 따라 집밥을 해야 하지만, 레스토랑의 맛과 데코레이션을 잊을 수 없다. 대신 RMR은 데코레이션은 포기하고 그들의 맛은 최대한 집에서 구현해 즐길 수 있다. 관련 공급 기업은 수십 개 레스토랑과 협력망을 구축했다. 이들의 공급망 구축 방식은 인기도가 중심이 아니라 미식가 사이의 구전에 기반한다고 한다.      


     

Photo by Baiq Daling on Unsplash


화자의 생각은 이렇다. 집밥에는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과 '경험'이 요구된다. 혼자 먹는 것이라면 모를까, 그런데도 맛은 보장되어야 한다. 문제는 집밥이 2인 이상이 먹는 음식으로, 복수의 식수 인원이 모이면 서로 입맛이 다르다는 것에 문제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과 '경험'이 필요하다. 조미료에 대한 나쁜 소식은 정정되었다고 해도, 화학 합성제로 감칠맛을 내는 것은 아직 기피되고 있다. 건강, 신선이 식사의 주요 키워드인 요즘, 가능한 합성 조미료는 적게 사용하고 싶어 한다. 이럴수록 조리 기술 및 경험이 일정 수준 이상이 되어야 한다. 또한 도공(칼질) 중에 상처를 입을 수 있다. 이를 해결해 준 상품이 HMR, RMR, 밀키트다. 모두가 인정할 맛을 내고, 도공이나 화공의 위험을 상당히 줄였다. COVID-19가 아니라도, 밀키트 류의 식자재는 예정된 수순인지도 모른다. 자식 사랑이 '손에 찬물 묻히지 않는 것'이 되어 버린 지금, 예전 엄마의 손맛은 소수에게만 가능한 일이 됐다. 대신, 전자레인지, 에어프라이어, 오븐만 능숙해도 수준 이상의 맛이 나는 식사를 할 수 있다. 과연 2021년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일까? 생명 유지를 위한 '제대로 먹기'는 아닌 걸까? 밀키트, HMR, RMR이 제대로 먹기가 아니라는 의미가 아니다. 신선한 식자재를 고를 줄 알고, 이를 제대로 조리할 수 있는 손의 힘은 이미 공장과 자동화 기기로 대체되고 있다. 이젠 이편의 도구 및 식자재가 없으면 먹기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마트뿐만 아니라 전자상거래/물류마저 마비되면 라면으로 연명하는 사람들이 급속히 늘어날지도 모른다. 우리는 손의 기술을 잊으면 안 된다. 조리, 바느질, 응급처치 말이다.     


집밥의 동향은 이렇게 표본 조사 됐다. 또 하나의 먹거리인 스낵류는 어떨까? 

    


디저트 동향은 어떨까?

   


밀키트 시장의 성장과 다양화가 가정 내 스낵 및 디저트 조리 시대를 열 것인가? MZ세대라고 한다. 밀레니얼(Millennials)과 세대(Generation)의 합성어다. 밀레니얼은 1980년 초반~2000년 초반에 태어난 세대이고, Z 세대는 1990년 중반 ~2000년 초반에 태어난 세대다. 이 두 용어를 합해 MZ세대라고 한다. MZ 세대의 특성은 디지털에 익숙하고 모바일을 우선으로 하며, 남과 다른 이색 경험을 추구한다고 한다. 유통에 강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고, 집단보다 개인의 행복을 우선한다. 소유보다 공유를, 상품보다 경험을 중시한다. 사회적 가치나 메시지가 든 물건을 구입하는 Meaning-out 경향을 보인다. 또한 플렉스 문화도 엿보인다. 이 MZ 세대가 조리에서 즐거움을 찾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블로그나 SNS에 올라온 음식이 직접 조리와 밀키트 조리, HMR과 RMR이 뒤섞여 있나 보다.     


이제까지의 이야기는 관련 기업 및 기관의 조사 결과를 정리한 것이다. 실제 소비자들의 관심사는 무엇일까? 그래서 최근 1년간의 검색 트렌드를 살펴봤다.     


구글 트렌드에서 '레시피', '황금레시피', '간편식'을 키워드로 2020. 4. 12~2021. 4. 11의 검색 트렌드를 조사했다.     


대한민국, 지난 12개월, 모든 연령대, 웹 검색 결과

  

왜 '레시피'보다 '황금레시피'의 검색량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일까? 그리고 간편식의 검색량은 왜 레시피 검색량보다 적을까? 위 기업 및 기관 조사 결과와 전망과는 다르다. 가정은 아직도 '직접 조리'에 더 관심이 높은 걸까?     


 

대한민국, 지난 12개월, 모든 연령대, 이미지 검색 결과


여전히 '레시피'가 높지만, 간편식 검색이 '황금 레시피'를 상회하고 있다. 화자의 경험으로는 '레시피' 검색의 경우보다 '황금레시피' 검색 후 조리 결과가 더 나았다. 물론 첨부된 이미지가 먹음직스러운 레시피를 고르긴 하지만 말이다. 이미지 검색은 레시피 검색에서 화자가 자주 사용하는 영역이다. 통합 검색 결과보다 빠르게 더 나은 결과를 얻는 빈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지난 12개월, 모든 연령대, YouTube 검색 결과


YouTube 검색 결과에서 황금레시피의 상대 검색량이 올랐다. YouTube 등 SNS에서 검색하는 사용자가 최근 증가 추세라고 한다. 각종 강좌나 전문가 방송의 이용률이 늘어나는 추세도 이런 검색 결과에 한몫하지 않았을까? 온라인에서 전문가를 만날 수 있으니.          



이제 네이버 데이터 랩의 검색 동향 조사 결과를 이야기해 보자. '레시피', '황금레시피', '간편식'을 키워드로 조사했다.     


   

지난 12개월, 모든 연령대, 모바일 검색 결과


레시피의 상대적 검색량이 놓고 선 끝이 하향이지만, '간편식'의 상대적 검색량이 '황금레시피'보다 높다. 이는 기업 및 기관 조사 결과와 상통한다. '간편식' 검색량의 선 끝은 올라가 있다. 지난해 9월 초 황금 레시피 검색량이 상대적으로 치솟긴 했지만, 여전히 낮다.     


지난 12개월, 모든 연령대, PC 검색 결과


모바일보다 훨씬 다이나믹한 모습이 PC 검색 결과에 나타났다. '황금레시피' 검색량의 진폭도 다르다. '간편식'의 상대적 검색량이 모바일 검색보다 높아 보인다. 이 두 가지 네이버 검색 트렌드에서 추론하자면, 집밥은 아직 '직접 조리'의 양상을 띠고 있다고 유추해 본다. '레시피'는 '간편식'과 '밀키트'의 정반대에 있는 키워드이기 때문이다.     


다음에 소개되는 검색 결과는 실제 조사한 화자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는 '한식', '일식', '서양식'을 키워드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레시피 외의 결과를 원하는 사용자도 이 키워드를 사용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구글의 경우 '한식레시피', '일식레시피', '서양식레시피'에는 결과가 표시되지 못했다. 검색량이 적어서 일 것이다.      


대한민국, 지난 12개월, 모든 카테고리, 웹 검색


상대적 검색량의 차이가 크지 않다. 지난해 6~7월경 일식 검색량이 급격히 치솟은 것을 제외하고는 진폭의 모양과 높이가 거의 비슷하다. 단지 최근 '한식' 선 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대한민국, 지난 12개월, 모든 카테고리, 이미지 검색


각 상대적 검색량의 진폭이 다이나믹하다. '한식'은 상향 전망이고 '일식'은 하양 전망이며, '서양식'은 간헐적 상승 양상이다.     


대한민국, 지난 12개월, 모든 카테고리, YouTube 검색


웹 검색과 거의 유사한 검색량과 추세를 보인다.     



이제 네이버로 넘어가 보자. 우선 모바일 검색 트렌드다.     


지난 12개월, 모든 연령대, 모바일 검색


네이버는 '한식레시피', '일식레시피', '양식레시피'에 결과를 내놓았다. '한식레시피'의 상대적 검색량이 가장 높고, '일식레시피'와 '양식레시피'는 유사한 수준이다. 진폭이 급격하고 빈번하게 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12개월, 모든 연령대, PC 검색


PC 검색에서는 높이의 차이는 있지만, 검색 양상은 3가지 키워드가 유사해진다고 보인다. 하지만 모바일 검색과 유사한 점은 검색 양상이 '삐죽삐죽' 하다는 것이다. 아마도 검색 시기가 일관되지 않고 이유가 있을 때 검색하는 것 같다. 단지 진폭이 낮다고 검색량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구글과 네이버 모두 절대 검색량이 아니라 상대적 검색량을 표시하기 때문이다.     


관련 기업 및 기관의 조사 결과, 그리고 검색 트렌드 조사 결과를 살펴봤다. 키워드의 선정은 미미하다. 전체 집밥 사용자를 살펴봤다고 할 수 없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레시피 검색은 대상 음식명이나 주 재료명으로 검색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련 기업 및 기관의 표본 조사가 전망하는 것보다, '전통적인' 조리 방식의 집밥이 아직 많은 것 같다. 사회적 평균 연령이 높아지고 노년층의 수가 많아지는 것도 이유가 될 것이다. 눈을 30대 이하로 돌리더라도 익숙함에서 빠르게 전환하진 않을 것이다. 매체에서 전달되는 소식은 항상 이런 맹점이 있다. 아직도 김장하고 있고, 시골에서 받은 집된장으로 끓인 두부 송송 된장찌개가 달다. 김치냉장고 한 켠에 둔 묵은지가 익으면 두터운 돼지고기를 넣고 김치찜을 해 먹을 생각이다.      

   

Photo by Brooke Lark on Unsplash


2021년 현재 집밥의 트렌드는 '아직은 엄마 방식의 조리'라고 생각된다.     


https://youtu.be/Lj7ywsnLytA


  

여러분의 집밥은 어떤가?     


https://post.naver.com/gegmagazine2021          



*참고

https://cjnews.cj.net/2021-%ec%8b%9d%eb%ac%b8%ed%99%94-%ed%8a%b8%eb%a0%8c%eb%93%9c-%ec%a0%84%eb%a7%9d-2021%eb%85%84-%ec%a7%91%eb%b0%a5-%ec%83%9d%ed%99%9c-a-b-c%ea%b0%80-%ec%9d%b4%eb%81%88%eb%8b%a4/

https://hoteltrend.tistory.com/1862

https://chloeday.tistory.com/895

https://eiec.kdi.re.kr/policy/materialView.do?num=137300

https://atfis.or.kr/article/M001010000/view.do?articleId=3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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