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한지는 꽤나 되었지만 일기를 쓰기 위해 다시 날짜를 적는다
회사일을 다시 시작한 지 약 4개월 정도 경과한 시점이 되었다. 그간 느낀 점을 적고, 이제 좀 더 일기식으로 글을 써보려 한다. 그래야 완벽하지는 않아도 하나의 스토리를 완성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큰 조직을 왜 가야 하는지는 그곳을 가고 나서야 알게 되는 것 같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게 회사복지냐?" 라며 욕하기도 한다. 그러나 배 좀 곯아보면 그런 말을 할 수 없다. 바깥세상의 대다수 회사는 이게 도대체 복지라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꽤나 있다. 여러 복지 시스템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월급 외에도 충분히 플러스가 되는 요인이다.
게임 세이브포인트가 존재한다. 이게 무슨 말일까. 작은 회사를 다니면 마음에 안 들 때 할 수 있는 선택지가 두 개밖에 없다. 퇴사 아님 이직. 그래서 잘못 가면 울며 겨자 먹기라는 말이 옛말이 아니라 현대말이구나라고 느낄 수 있게 된다. 반면, 큰 조직은 그래도 한 번은 팀을 바꾸거나 하는 등 그래도 하나의 선택지가 추가로 존재한다.
이직할 때 몰랐던 것이라면, 회사입장에선 내 경력을 어떻게든 깎으려 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작은 조직에서 큰 조직으로 갈 때 줄다리기조차 할 수 없이 경력이 할인되곤 한다. 더군다나 나의 실력 보단 경력을 보기 때문에 머 하여튼 깎이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반대로 큰 조직에서 다른 곳으로 갈 때는 그런 일이 적으리라고 생각한다. 이 분야로 한정 짓는다면 말이다. 거기다가 나를 설명하는 일이 그렇게 어렵지 않아 진다. 우리를 설명할 때 내가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사람보다는 어디 소속을 더 중시하는 문화상 큰 조직일수록 유리하다. 그러다가 발등 찍히는 경우를 종종 보기는 하지만... 어쨌든 그런 것들이 있다.
이 부분에 와서 매우 조심스러워진다. 음... 내가 여기저기 주워들은 말을 종합해 보면 우리나라에서 진짜로 기술력을 가진 회사는 10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는 것 같다. 여기까지만 얘기할 테니 나머지는 알아서...
소크라테스 책인가 이런 말이 나왔던 것 같다. 아테네는 커다란 말과 같아서 자기가 등에가 되어 침좀 놔줘야 정신 차린다나 뭐 그런 이야기였다. 나의 작은 회사, 연구실, 큰 회사까지 경험을 버무려 보면 이런 결론이 나온다. 요즘 젊은이들이 원하는 방향과 회사를 비추어보면, 젊은이들이 원하는 회사의 모습을 위해서는 거의 하루에 180도씩 바꾸지 않는 이상 이룰 수가 없다. 하지만 기존 관성을 유지하려는 회사들은 그런 바람을 호락호락 들어주지 않는다. 만약 큰 회사에 와서 좌절하고 있다면 하루에 1도라도 바뀌는 것을 감사해야 할지도 모른다. 난 여기서 단순히 조직문화뿐만 아니라 기술력을 쌓아가는 방법에 대한 부분도 포함한다고 얘기하고 싶다. 기술을 정착시키는 일은 굉장히 고되다.
내가 대화를 주로 나누는 부류의 사람들은 본인 손으로 직접 훌륭한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다. AI논문을 보고 해당 방법론을 직접 적용해 보고, 자신의 지적 자산으로 만들어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직접 적용은 하기 싫은데 자신의 지적 자산 비슷한 것으로 가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다. 시대가 누군가를 구원했는지 Chat-GPT라는 게 나온 덕에 그들이 바뀌지 않아야 할 이유는 조금 커진 것 같다. 나는 개인적으로 Chat-GPT가 이 도메인 문제를 해결해 줄거라 믿진 않지만 그거라도 써야 하는 이유들이 나름 있어 보인다. 아무튼. 훌륭한 일을 하지 않으려 한다면 꽤나 만족스러울지도 모른다.
지역은 틀릴 수 있는데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기술력이 급속도로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각종 성 정체성을 이해해 주는 그런 지역사회 문화가 뒷받침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떤 회사는 경영, 회계 등등 대다수의 일을 특정 전공 출신이 독점하고 있다. 그들의 공감대를 통해 으쌰으쌰 하는 것도 좋은 일이다. 그러나 일류기업의 전제조건은 다양성 아닐까. 난 좀 더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모여서 우리가 열심히가 아니라 올바른 방향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그 올바른 방향을 위해 열심히 가는 그런 조직이었으면 좋겠다.
쓰다 보니 스멀스멀 불만이 나오지만... 아무튼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