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하는 건축가 : 4일

세렝게티 건설업

by 코드아키택트

우리가 사는 곳은 자본주의 시대다. 그 말인 즉 자본이 권력과 비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권력이 자본을 부르기도 하며 자본이 권력을 부르기도 한다. 오늘은 다소 민감한 주제일 수 있으나 철근누락 사태에 대한 나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적어본다.


건축의 4 주체. 시행사, 건설사, 건축가, 건축주.

건축은 많은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얽힌 곳이다. 자본을 공급하는 시행사, 건물을 마지막에 인도받게 되는 건축주, 디자인(설계)을 하는 건축가 그리고 최종 시공 책임이 있는 건설사. 이렇게 나눌 수 있다. 또 세부로 들어가면 많지만 이 정도 선에서 이야기를 진행해 보려고 한다.

이 4가지 주체는 어쩔 때는 완전히 분리되고 어쩔 때는 몇몇이 통합되기도 한다. 가령 시행사와 건축주가 동일할 지도 모른다. 사실 지금 쓰고 있는 나도 좀 헷갈린다. 대략적으로 알기로는 시행사가 특정 대지를 선정하고 사업을 진행시키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해당 사업이 정해지면 입찰 등을 통해 그 규모에 맞는 건물을 설계하는 일을 건축가가 하게 된다. 이때 건물이 안전한지 구조 검토등도 받게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어느 정도 건물의 형태가 나오면 다시 시공사를 선정해서 최종적으로 건물을 짓기 시작한다. 건축 의도를 밝히는 도면과 실제 시공용 도면은 표현해야 하는 수준이 차원이 다르기 때문에 시공용 도면을 다시 그리게 된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건설사와 건축가

한 5초간 유명 건설사의 이름을 불러보라 한다면 3~4개 정도는 일반인들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유명한 건축사무소를 말해보라 한다면 딱히 떠오르는 게 없을 것이다. 유명세와 자본의 크기가 비례한다고 가정하면 그만큼 건축사 사무소라는 것은 규모도 힘도 크지 않은 게 전체적인 추세다. 그런 힘과 비례하는지 몰라도 이번에 GS는 영업정지 10개월 요청, 설계 업체는 자경 등록 취소 내지 영업정지 2년을 요청했다 한다. 설계 자체에 결함이 있었다면 해당 처분은 충분히 합리적인 일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힘의 논리이지 않을까 싶다.


문제의 해결은 의지와 제도의 문제

이와 같은 시공 부실 이야기는 꽤나 많이 나오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주변인이 건설 관련주를 사려고 할 때마다 나는 절대 사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적인 방안들은 분명히 많이 존재한다. 그러나 여러 유관 인물들과 이야기해봤을 때 그런 기술들을 기업들은 도입하고 싶어 하지 않는 눈치다. 더군다나 건설 현장에서 굴러온 분들을 책상에서 앉아먹던 분들이 이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결국엔 자본의 논리인데 건설이 고부가 가치가 될 수 있도록 만드는 방법과 기술 이해를 토대로 명확한 제도를 만드는 게 해결책이지 않을까 싶다. 가령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의무 도입이 되었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제대로 BIM 모델을 만들 수 있는 업체도 별로 없고 그렇다 보니 현장에서는 BIM 모델을 제대로 보지 않는 일도 꽤나 많은 것으로 알 고 있다. 더군다나 BIM은 건설산업을 효율화하는 전반의 과정을 뜻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Revit모델이 BIM이라고 믿고 있는 듯하다. 이런 이해도의 차이와 현장과 동떨어진 모델 작성등이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을 갖게 만든다. 제대로 만들어도 안 따를 가능성도 있지만.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는 있지만 내 능력 밖의 이야기인 것 같기도 하며 다소 길어지는 듯하여 여기서 마무리해야겠다. 건설업이라는 게 더 이상 80년대 방식이 아닌 2023년에 맞는 수준으로 올라와야 하지 않을까. 다소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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