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 문항만 문제일까?

학벌 위주의 사회가 문제

by 사각사각

수능에서 킬러 문항을 출제하지 말라는 대통령님의 지시로 뉴스가 온통 떠들썩하다. 수능 오 개월을 남겨둔 상황이니 그동안 킬러 문항을 대비해 온 학생들이 혼란스러운 건 당연한 일일 것이다.


킬러 문항이 무엇인가 봤더니 국어 문제에서 물리를 접목하여 풀어야 하는 '물리 같은 국어'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변별력을 주기 위해서 국어나 수학에 현직교사도 풀 수 없는 문제들이 있다고 전해진다.

영어교사라서 국어, 수학에는 신경을 쓰지 않아서 킬러 문항에 관해 이번에 알게 되었다. 영어는 절대평가로 바뀌어 점수가 아니라 1, 2..등급으로 표시되기 때문에 변별력을 주는 과목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하지만 영어 문제도 교과서에서만 나온다고 볼 수가 없다. 이미 학습한 지문에서만 출제될 수 없는 특성도 있고 대학 수준의 원서에서 심리학, 사회학, 철학, 과학 등의 다양한 주제로 출제되기 때문에 절대 쉽지 않은 수준이다.


킬러 문항이란 1등급, 상위 1~4%의 성적을 가려내기 위한 문제인 것 같다. 정답률이 5% 이하밖에 안 되니 대다수 학생은 다른 문제를 풀 시간도 충분하지 않으므로 포기한다고 봐야 한다. 이 문제가 제외된다고 해서 사교육이 현저하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사교육을 줄이는 방법은 무엇일까? 교사로서 이 문제를 늘 고민해 봤다. 입시 제도를 바꾸는 게 아니라 공부 말고 다른 기술직이 사회에서 대접받고 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학생들이 다양한 직업군에 관해서 인식하고 자기만의 재능을 키워서 직업으로 이어지는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교육 과정이 필요하다.


독일처럼 초등과정 이후부터 학업이나 기술 둘 중의 교육과정을 선택할 수 있는 제도가 있어야 할 것 같다 .모든 사람이 다 학자가 될 필요가 있는가?실제 학업 관심이 없는 학생들이 힉교에 3분에 1일은 넘는다. 하지만 모두 대학을 목표로 하니 정원도 남고 입학을 하고 보는 거다.


결국에는 학력으로 인한 차별이 없는 사회가 만들어져야 사교육이 줄어들 것이다.


우리나라 학생의 70~80%가 대학에 진학하고 있다는 통계를 봤다. 대학 졸업장이 취업의 기본 자격이 된 현실이다. 게다가 대학의 등급이 분명히 나뉘어 있어서 사교육을 받고 다른 학생보다 1점이라도 더 받아서 상위권 대학에 입학하려고 하는 것이 사교육이 계속 승승장구하는 이유다.


이러니 킬러 문제를 제외한다고 사교육이 완전히 없어지는 게 아니다. 킬러 문제를 따로 월 수백만 원씩 수강비를 받는 특수화된 학원에서 학습하는 학생들이 극히 일부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킬러 문제가 없다고 해도 상위권 학생들의 변별력을 줄 '준 킬러 문제'가 문제가 있어야만 한다.


영어를 기준으로는 교과서는 지극히 기본 수준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항상 EBS 등의 부교재를 채택하고 있으므로 교과서의 범위를 넘어설 수밖에 없다.


대학마다 점수만이 아닌 다른 평가 기준을 만들어서 수능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나라의 사교육비가 연 5조 원 이른다니 저출산 문제 해결에도 일조할 사교육비 대책이 필요한 시점인 것은 확실하다.


한 아이를 기르고 가르치고 대학을 보내는 데 수억 원이 드는 현실이니 출산도 망설여지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 위 글은 헤드라잇에도 기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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