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일기] 사랑하는 제자여, 내가 그리운가?

페이스북에 좋아요를 눌러주는 걸 보니

by 사각사각

저는 평소 페이스북을 꾸준히 하고 있으나 친구가 그닥 많지 않아서인지 줄기차게 올려도 '좋아요'를 몇개 받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많아야 열몇개 정도이고 평균 대여섯개이지요. 그래도 꾸준히 셀카 사진도 올리고 제 글도 계속 공유시킵니다. 은근히 SNS라는 게 제 경우에도 심심하면 수시로 쭈욱 검색해보기 때문에 안보는 듯 해도 다들 보고 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훗~(이런 츤츤한 인간들)

남편님의 두번째 자랑스러운 건담!^^


저는 최근에 홀로 있는 교무실에서 수시로 찍은 셀카사진이 의외로 너무 마음에 들어서 대여섯개 연속적으로 올렸는 데 이전에 '내 사랑하는 제자'라는 제목으로 글을 쓴 아이가 계속 '좋아요'를 눌러줍니다. '아 무언가 심심한 게로군.' 그러더니 코멘트를 달아서 저를 만나고 싶다고 하였으나 저는 현재 무늬는 수험생이라 지금은 바쁘니 12월중에 만나자고 하였습니다.


그래도 왠지 아쉬워하는 것 같아서 제가 쓴 글을 너에게 보내는 편지라고 하면서 태그하여 카톡으로 보내주었습니다.


아이는 한(?)을 풀었다며 꽤 기뻐하네요. 상남자인 제가 사랑한다고 했으니 정말 최선을 다해서 제자에 대한 진심어린 마음을 표현한 거예요. 사실 올해 5월 스승의 날에 만났을 때 이 제자분이 고기를 사주셔서 저는 매우 감동하였습니다. 항상 얻어먹을 줄만 알았는 데 이제 어른이 되어 고기를 사주겠다고 하는 것이 부모님이 장성한 자식을 보는 것처럼 너무나 뿌듯하다고나 할까요?


그런데 이분께서 12월에 만나서 저에게 스시를 사달라고 하시네요. 헐~내가 안먹고 안쓰더라도 너에게 스시를 사주겠노라 하였습니다. 밥 한번을 시원하게 쏘기 힘든 이노무 강사라는 찢어지게 가난하고도 슬픈 직업!ㅎㅎ


제자들도 졸업을 하면 선생님께 얻어 먹을 생각만 하지 말고 가끔은 선생님께 밥을 사주었으면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선생님도 여러 명을 한꺼번에 만나는 것은 경제적으로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예전에 담당하였던 밴드부 동아리 남자아이들이 서울시 대회에서 상을 받아서(이들 덕분에 저는 동아리 지도교사로서 서울시 교육감상을 받은 자랑스런 이력이 있습니다) 세 명과 만나서 삼겹살을 사주었는 데 거의 십만원 정도를 먹어서 가슴이 콩닥콩닥 떨렸다는...더 먹기 전에 얼른 데리고 나와서 노래방으로 급히 마무리!ㅎㅎ


또 한번은 일전에 베트남에서 일하는 제자 하나가 제가 베트남 놀러가면서 중간지점에서 만나자고 하니 자기가 체류할 호텔비를 내달라 하여 무척 기분이 상한 일이 있습니다. 이 제자는 제가 처음으로 교직에 들어섰을 때 만난 아이었고 몇년에 한번씩은 꾸준히 만났고 타지에서 외로운지 카톡으로 긴 대화를 나누곤 하여 저는 다시 만날 날을 많이 기대 하고 있었습니다. 나이가 29살이나 먹고 무역회사에 다니며 돈을 버는 데 왜 저에게 당당하게 자기 호텔비를 요구하는 건지?


너무 어이가 없어서 나중에는 나는 원래 혼자서도 여행을 잘 다니니 만나지 말자라고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굳이 자기도 제가 가는 지역으로 주말에 휴가를 온다고 하길래 제가 예약한 저렴한 호텔을 함께 예약해주었더니 하루만 자고 마음에 들지 않는지 자기 돈으로 다른 곳으로 옮기더군요. 헐~ 나보다 훨씬 비싼 호텔비를 내면서 옮겨갈 수 있는 데 왜 그동안 계속 저에게 마음에 부담을 준것인지?

그 이후로는 이 제자의 연락을 받는 것이 꺼려졌습니다.


저는 이 제자도 상당히 아끼고 애틋한 마음이 있었으나 이 사건으로 상당히 실망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20대라 사회생활 경험이 별로 없어서 객기를 부리고 돈도 버는 대로 무분별하게 쓰는 때라 그런 걸까요?


아무리 제자라도 졸업하고 사회인이 되면 스승의 은혜에 조금이라도 보답을 해야한다고 생각 합니다.
그래야 그 스승님도 주변인들에게 자랑거리가 생기고 자식이 장성하여 부모님께 효도를 하는 것처럼 뿌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주 작은 선물이라도 상관없어요. 초코파이처럼 오고 가는 정이니까요.


ㅇㅇ아~ 스시는 내가 사줄께..어차피 다이어트 해야하니 내가 밥을 굶어서라도~(절대 굶을 일은 없겠지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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