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간의 지겨운 공방을 마치고
요즘의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야말로 '화'에 가득차 있는 것 같다. 게다가 몇몇 학부모님들은 선생님에게 그 가득 차오른 화를 분출한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지만 교육청에 민원을 넣으신다고 서슴없이 면전에서 말하시니 꾹꾹 참아낼 수밖에 없다.
올해의 황당했던 사건들. 학생 한명이 체육수업 중에 핸드폰을 잃어버렸다. 사실 여러 학생들이 핸드폰을 수시로 잃어버리므로 나는 그닥 주의를 기울이진 않았다. 핸드폰을 관리하고 챙겨야 하는 것은 본인이니까.
그 아이도 얼마간 찾아보더니 다음날은 찾을 수 있겠지 하며 돌아갔다. 하지만 다음 날에도 핸드폰은 찾지 못했고 학부모님은 대뜸 담임에게 노발대발한다. 적절한 시기에 담임이 핸드폰을 찾아내지 못했다고 질책하며 경찰서에 분실 신고까지 냈다.
경찰서에 담임의 핸드폰 번호를 떡하니 제출하시고 말이다. 다음 날 경찰은 담임에게 전화를 하며 어이없어 한다. "담임 선생님이 찾아주실 이유가 없죠. 하지만 조사는 해야 하니까요." 하며 미안해하며 어색하게 웃는다.
또 한명의 기가 막힌 학부모님은 담임의 언행을 일일히 적어 여러 페이지의 탄원서를 제출하셨다. 본인 자녀에게 담임이 소홀하다며 모든 걸 담임의 책임으로 돌린다. 본인이 자녀에게 죽으라 하여 약을 먹은 것도 담임이 알아서는 안되고 괜찮냐고 물었을 뿐인데 약을 먹은 아이를 훈계하여 울렸다 노하시니 참 기가 막힌다. 본인의 아이가 상처를 입었으니 담임을 교체해야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신다.
대체 어디에서 뺨 맞고 학교 와서 눈 흘기시는지. 아무리 교육 서비스라지만 감정 노동자 대우에 정말 정신력에 한계가 온다.
교사는 당신의 자녀를 맡아 교육하는 자이다. 당신이 고용하고 월급을 지불하는 노동자로 여기는가?
아무리 노동자라 해도 인격무시 하고 마음대로 화풀이 할 대상이 아니다.
어쩌다가 학부모님과 교사의 관계가 이렇게 되었는지 서글픈 현실이다. 서로 존중하고 한마디라도 조심해야 하는 관계인 데 막말이 난무하니 어찌해야 하는지.
커피 한잔 안 사오셔도 되니 막무가내 학교에 뛰어와 다른 곳에서 쌓인 감정 분출이나 하지 않으셨으면 한다. 언제 동방예의지국인 우리나라가 이리도 예의가 없는 사람들이 되었는지.
어느 누구도 갑이 되거나 을이 되어서는 안된다. 하늘 아래 모든 인간은 동등해야 한다. 내가 월급 준다고 그 고용인들에게 함부로 대할 권리는 없다.
요즈음의 막 나가는 교육 현실에 개탄을 금치 못하며 모두가 서로를 존중하는 아름다운 우리나라가 되길 간절히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