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방을 창업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일단 열정이 생기면 열심히 한다. 대체로 기력이 없는 편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내가 열정을 발휘하기 시작하면 놀란다. 다들 관심이 있고 꼭 해야 겠다고 결심하면 불굴의 의지로 뛰어들지 않나? 다만 기력이 약하고 내향성향의 사람은 열정이 있고 없을 때의 편차가 클 뿐이다.
그래서 공부방에 관심이 있다고 한 프랜차이즈 교육회사 홈페이지에 글을 남겼고 곧 연락이 왔다. 그 지점장이란 분은 매우 반색을 하셨다. 음, 나름 경력이 있는 편이고 중등 영어교사 자격증도 있으니 교육계에서는 선호한다. 굴곡진 교사의 삶이었지만 이럴 때 뿌듯하다. 인생은 버티는 것이라더니.
해프닝 위주로 소개를 해보자면 지점장이란 분이 전화 통화를 하면서 본사에 가서 면접을 보라고 했다. 하지만 이 회사의 시스템을 잘 알지 못해서 도무지 무슨 소린지 잘 못 알아들었다. 왜 다시 취업을 하란 건지?
그래서 본사에 가서 담당자 분께 이 회사의 시스템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을 들었다. 이 회사에는 직접 운영하는 교육센터가 있다. 거기에 채용이 되면 직원처럼 일하고 센터에 오는 학생들을 교육하는 것이었다. 한 곳은 자리를 잡아서 100명의 학생들이 있고 (인당 십만원으로 계산하면 수업료가 천만원이다) 다른 곳은 이제 준비 중이지만 초등학교 앞에 접근성이 좋은 곳이라고 했다.
잠시 고민을 했지만 다시 취업을 할 마음이 없다. 누군가의 지시를 받고 동료와 협력하여 일하고 싶지 않다. 혼자 일하는 것이 편하고 최적인 사람이란 걸 사십이 넘어서야 알게 되었다. 굳이 인간관계의 복잡함에 밀려 들어가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다. 월 천만원의 수익에서 급여를 얼마나 받는지 궁금하긴 했으나 고이 마음을 접었다.
공부방의 수익도 천차만별인것 같다. 다른 곳에서도 상담을 받아봤는데 대체로 높은 수익부터 낮은 수익까지 엑셀로 만들어진 파일을 보여준다. 놀랍게도 월 수익이 700~800인 분들도 있다. 학생이 70~80명이 되어야 하니 혼자서는 힘들수도 있다. 대부분 집에서 수업을 하니 다른 비용이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꽤나 고소득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런 설명을 들으면 "저는 이렇게 돈을 많이 벌 필요가 없습니다."고 대답한다. 무슨 여유인지 모르겠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수익에 놀라고 혹시라도 회사에 다니는 것보다 더 시달릴까 걱정이기 때문에.
하지만 이건 그 회사에서 수익이 일,이등을 다투는 분들의 경우이고 처음에는 학생 모집부터 시작을 해야 하니 어떤 회사에서는 보증금이나 육개월 월세를 지원한다는 걸 보면 어느 정도 수익이 발생할 때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년 정도 후에 평균 수익률은 2백 선일 것이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이 회사는 수학, 국어를 기본으로 하고 영어, 한자, 사회, 과학 등을 선택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등학교 때 수학을 포기한 자로서 수학에 트라우마가 있다. 수학이라면 숫자도 싫어한다며 수십년간 들여다 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굳이 기억을 되살려보니 중학교 때까지는 무서운 수학샘에게 손바닥을 맞아가면서 눈물로 공부해서인지 수학을 잘했었다.
이 공부방의 주 대상자는 초등학생 저학년 1~4학년이라니 커버가 가능할 것 같다. 먹고 살려면 뭔들 못하랴. 그 외 과목도 공부를 해야 겠지만 요즘 세상에 해설지가 잘 나와있을테고 나름 교사 짬밥이라는 게 있지 않은가. 이렇게 자기 합리화를 하면서 무모한 도전은 시작된다.
어찌되었든 본사의 면접과 교육과 등등 준비가 착착 되어가고 있다. 이미 주사위가 던져진 것이다. 두번째 창업인 데 이번에는 말아먹지 않을 수 있을까? 흥미진진하다.
차근차근 준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