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모임에 한 주에 한번씩 꼭꼭 나가고 있다. 성실 근면함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그저 심심하고 무료해서일지도 모르나 일단 시작한 모임은 관심이 유지될 때까지는 출석을 잘하는 편. 월급이라도 받고 출근하는 것처럼 시간도 딱딱 맞춰서 간다.
이 모임에서 느끼는 바는 사람들이 경쟁적으로 대화를 한다는 것이다. 저마다 자기 목소리를 올려서 의견을 내세운다. 그렇다고 대단한 토론이 벌어지는 것도 아니요 주제가 심각한 것도 아닌데 각자 주장하는 목소리가 드높다. 마치 백 미터 달리기를 시작하여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겨루는 것 같은 아무말 대잔치. 혹은 제 갈길을 가면서 불필요한 경적을 울려대는 자동차 소음같은. 가만히 들어보면 주제와 관련없이 각자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하, 보통 한 시간 반 정도 이어지는 모임이 끝나면 집에 가고 싶을 만큼 심히 지치기도 한다. 머리가 아프다 라고중얼거리며 혼잣말이 나올 정도로. 두통의 이유는 그 사람들의 말을 열심히 다 듣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용량초과로 과부하가 걸린다.
이렇게 마치 연예 토크 프로그램처럼 치고 들어가서 발언을 해야 하는 상황에 약하다. 정신을 놓고 한참 듣다 보면 한마디도 거들지 못할 때도 있다. 신나게 떠들던 사람들 사이에 일순간 정적이 찾아오면 그들은 내게 고개를 돌려불평하듯이 묻는다 "왜 그렇게 말을 안하세요? 저희 얘기만 듣고 분석하는 중이신가."
갑작스러운 질문을 받은 심정은 그렇게 신경이 쓰일 말이었으면 조금 더 아꼈으면 싶다. 너무함부로 쏟아내놓는 건 아닌지 생각을 해보고 말을 해야 한다는 거다. 이렇게 관심이 집중되는 걸 못 견디기 때문에 예전에는 얼굴이 붉어지고 더 버벅거리곤 했다. 화제를 약간 떠나서 멍을 때리는 상태여서 적절한 답을 못하기도 하고.
당황해서 "아무 생각이 없는데요." 이런 바보스러운 답을 할 때도 있다.
"원래 말이 없는 편이예요. 둘이 있을 때는 그렇지 않습니다." 집단으로 떠드는 상황에서 말이 없다는 지적을 종종 받기 때문에 평가를 받았던 그대로 답을 해준다. 일부러 무례하게 입을 닫고 있는 건 아니라는 거다. 어쩌면 하고 싶은 말의 대부분을 브런치에 쏟아놓는지도 모른다. 하하. 그래서인지 지인에게는 알리기 부끄럽다.
하지만 발언권이 차분하게 주어지고 마음이 편안하고 의견이 분명하면 말을 잘한다. 말보다는 글을 쓰는 게 더 편하기는 하지만. 말은 참 중요한 소통의 도구이고 오해가 생기기도 쉬우므로 자중해야 겠다. 나부터. 오늘도 좋은 하루가 주어졌으니 고운 말 바른 말을 사용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