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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미셸 Michelle Nov 16. 2021

어느 겨울밤, 일상 속 깨달음들

21.11.15 - 일주일에 에세이/자기 계발 글 하나 발행 - 36편

안녕하세요, 미셸입니다.

겨울밤은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


오늘은 일상(+깨달음) 에세이입니다.






1. 생각의 틀을 넓힐 때, (내 생각을 밖으로 내어 놓고, 타인의 이야기들에도 귀 기울일 때) 우리 안의 이야기들은 무르익어 갑니다.


작은 독서 소모임에 들어가 매주 책을 읽고 발제에 따라 의견을 주고받은 지 2주가 되었어요. 혼자서 책을 읽을 때에도 '책과의 대화'를 즐기는 편인데, 코로나 이후 저의 관계에 대한 정의가 많이 바뀌었거든요. 요즘은 책을 중심으로 나누는 덜 농도 있고, 느슨한 관계 속 대화의 달콤함도 즐길 줄 알게 되었습니다. (대신 비문학 좋아한다고, 데이터 공부한다고 주야장천 비문학만 읽으니 영혼이 퍽퍽해지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문학도 섞어 읽는 소모임에 들어갔습니다.)


혼자서도 뭐 이리 할 게 많은지 오밀조밀 곧잘 지내는 편 같지만, 그래도 일요일 점심이 기다려지는 건, 저는 아직 인간적인 교류가 너무나도 좋은 천상 외향형 인간이라는 뜻인가 봅니다. 또 다양한 배경이지만 비슷한 나이대 분들의 의견을 듣는 게 참 풍요로운 일이라는 것도 깨닫습니다. 유튜브도, 웹서핑도, 소셜 서비스들도 내 취향을 찾아준다며 내 시각만을 강화시켜주는 건 아닌지 조심스러운 시대에 조금 다르고, 그래서 조금은 부대끼더라도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은 질문하며 제 시야를 넓히는 일이 참 소중하고 감사합니다.


지난주에는 '회색 인간'이라는 책을 읽었고, 어제는 '어른의 문답법'이었어요.


워낙 비문학은 잡다하게 읽기를 좋아하는 편이라, 또 한창 세일즈에 빠져 있을 때는 각종 세일즈 고전들이나 대화법 책들을 읽었던 지라 '어른의 문답법'이라는 책은 기대만큼 엄청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좋았던 점은 진짜 대화가 뭘까? 마음을 찡하게 하는, 큰 울림과 깨달음을 주는 대화다운 대화를 언제 가장 마지막으로 했지?라고 생각되기도 하는 때, '진짜 대화'의 의미를 되새기고, '진짜 대화'를 위해 한 발 나아가는 지점을 돌이켜 볼 수 있었다는 점이 무척 좋았습니다.


아래는 배운 점들을 종합, 요약한 세 가지입니다.


1) 모든 대화에는 '목표'가 있다. 친해지는 것이든, 상대방을 이해시키는 것이든, 의견을 관철시키는 것이든. 둘 이상의 목표가 있을 수도 있고, 대화하다 보면 하나도 없어질 수도 있지만, 어떤 경우든 목표를 의식하고 나면 대화를 풀어가기가 한결 더 쉬워진다.


2) '협력 관계를 조성하는 것.' 어떤 목표든 결국 대화의 가장 큰 골격에서 하나로 관통되는 목적은 '배우기'다. 이 책은 아무리 정치적, 종교적 신념이 다른 사람과의 대화도 개싸움(!)이 되거나 회피하게 되지 않고 노력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리고 이때, '협력 관계 조성'을 위해서 대체로 의견이 다른 양자가 취하면 좋을 방식 중 하나는 '기여 요인'을 찾는 방식이 있다. 어떤 문제 혹은 생각이 서로 머릿속에 있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오히려 반문하는 방법이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나요? 어떤 요인들이 그런 이해로 이어지게 만든 것 같나요?"와 같이 "함께" 요인을 찾아나가는 방법이다.


3) '어떤 대화에서든 배울 수 있다'는 우리가 가진 비장의 카드다. 그 카드를 활용하면 거의 실패 없이, 주제가 무엇이건 훈훈하고 유익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대체로 많은 사람들의 일반적인 의도는 '선하다' 혹은 '그렇게까지 악하지 않다'라고 가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회색 인간'이라는 단편 소설집은 책도 책이지만 작가님 이야기가 무척 뜻깊었습니다.


정말 이 분의 인터뷰는 여기저기 단톡에 추천했을 정도로 좋았기에. 브런치 구독자님들도 꼭 시간 내어 한 번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2년째 아주 가끔씩만 손대고 있는 제 중장 편 소설 원고를 보며 깊은 반성도 하게 되었고요)


https://blog.naver.com/bookbybook/221781432014



2. '힘들다'는 생각이나 감정은 그 생각이나 감정을 떠올리기 시작할 때 우리 안으로 스멀스멀 헤엄쳐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럴 때는 '그냥' 합니다.


사실 절대 외면해선  되는 감정  하나가 부정적인 감정이라고도 생각하는데요, 때로는 몸이 힘들더라도 '해야 하기 때문에' 혹은 '견뎌내야 하기 때문에' 하는 일들도 있습니다. 그때마다 그런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고도 해나가는  역시 멋진 용기라고 생각하는데,  측면에서 지난여름에 살짝 슬럼프를 겪었을 때와 요즘이 많이 다르다고 느낍니다.  스스로가 그래도 조금은 그때보다  대견하다고 느끼는 , '그냥 한다'라는 마법의 치트키를 발견해서인  같습니다.


연느님 덕일까요..!


요새 저는 '힘들다'라고 생각조차 할 여지를 스스로에게 주지 않는 법을 터득했습니다. 비법이라면 비법일까요. 어차피 힘들어도 주말은 돌아오니까요. '힘들다'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기운이 빠질 때가 있더라고요. 그러느니 그 생각할 시간에 눈앞에 닥친 것들을 작은 단위로 쪼개서 해치우는 것부터 하니 그나마 기분이 좋고 뿌듯했습니다. 저는 어려운 시기에도 결국 해냈던 결과들에서 의미를 찾는 사람이더라고요. 그러면서 배운 건, 스스로 단단해지는 연습하기를 또 하고, 또 하는 나날들이 그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생각보다 값지다는 것이었습니다.


"남 탓하지 마라. 같은 이유로 상황 탓도 하지 마라. 남이 어떤 잘못을 했건 그 이후 반응은 네 선택이다. 상황이 잘못되었어도 그 이후 주도권은 네게 있다. 어려운 상황은 있어도 '절대' 불가능은 없다. 네 선택, 네 주도권으로 가져와서 헤쳐나가라. 네게는 그럴 힘, 능력, 마음 모두 있다."


(그렇게 위처럼 혼자 스스로에게 북 치고 장구 치고, 단호하지만 격려해주는 글귀 같은 것들도 써주고 하는데.. ㅎㅎㅎ 오글 거리나요~? 나중에 잔뜩 모아두었다가 요긴하게 활용할 계획도 있네요....)




3. '고독'을 마주하면 어른이 되고, '고통'을 받아들이면 성장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원래 진짜 말이 많은 사람입니다. (아.. 이번 주 글감 바닥인데..? 하면서도 이렇게 매주 컴퓨터 앞에 앉아 써 내려가는 걸 보면 말 다했죠..) 그러다 보니 누구와도 쉽게 친해지는 편인 것 같고, 반대급부로 혼자 있는 시간을 잘 못 견뎌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요새는 혼자 사색하고, 혼자 마음속에 일어나는 오색빛깔 감정들도 멀찍이 들여다 보기도 하면서, 감정도 절제하고, 생각도 절제하고, '어떤 행위'를 하면서 무언가를 굳이 굳이 증명하지 않는 스스로의 모습도 멀찍이 떨어져 나와 지켜보고 인정해주고 있습니다. 어떤 열매가 없이도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고 사랑해주는 연습을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다른 이야기지만 재테크도 작게 시작하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오롯한 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것도 걸음마 시기가 있나 봅니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사실 내면적 성장도, 재테크도 모두 잘하고 싶은 욕심쟁이이긴 합니다 ^^;.


아무튼. 성큼성큼 우리 품으로 들어오는 겨울밤, 오롯이 혼자 보내며 꾸려가는 시간들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은 순간들이라고 생각하니 무척 소중해집니다. 때로 우다다 친구들과의 수다로 에너지를 충전하기도 했었고, 고민 상담으로 기운과 해결책을 찾기도 했었고,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그룹에도 곧잘 출몰(?)했지만, 요즘은 혼자 있는 시간이 주는 선물도 가만가만 들여다봅니다.


인생에서 조용히, 소음이나 강요, 휩쓸림 없이 온전히 스스로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때로 불안할 수도, 어지러울 수도, 헷갈릴 수도 있는 많은 시기들에서 조용한 요즘의 나날들은 조금 더 아껴주려 합니다.


한동안은 이 진-한 다크 초콜릿 같은 '고독'을 오독오독 씹고, '고통(?)'에는 두 눈 부릅뜨고 버티면서 담금질을 해보는 시간들을 가지렵니다.








오늘도 읽어 주셔서 무척 감사드립니다. :)


오늘 글은 다소 귀찮아하며(?) 시작했지만, 그간 마음속에 꾹꾹 담아둔 말들과 감정들을 훌훌 글 덕분에 풀어둔 것 같아 후련하기도 해서 썩 애정이 가는 글이네요.


운동도, 독서도, 음악 감상도.. 많은 스트레스 푸는 방법들이 있지만, 저는 이래서 글쓰기를 가장 최고의 취미로 생각하나 봅니다. 어디에서 시작했는지 모르고, 어떻게 끝날지는 모르지만 끝내고 나면 뿌듯하고 색다른 여행 같기도 해요.


단연코 추천드리는 활동 글쓰기!

공개적인 곳이 조금 어렵다면 일기 쓰기라도 함께 하자고 또 오지라핑 해봅니다.


독자님들도 내일 하루도, 이번 한 주도 멋지게 열어 가시길 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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