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마음을 빌렸습니다
기한을 두지는 않았지만 오래 머물기를 바랐습니다
하나둘씩 채워갔습니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몰라
이것저것 꾸몄습니다
양지바른 자리는 추억이 쌓여갔고
구석진 자리는 눈물로 바래갔습니다
좁았던 공간도 조금씩 넓어져 갔습니다
물론 쫓겨날 뻔도 했었죠
그냥 짐 싸서 나가겠다고 한 적도 있습니다
근데 집 나가면 개고생이잖아요
그리고 30년
가끔은 비도 샜고
불도 날 뻔했습니다
옥상 수리도 하고
페인트도 다시 칠했습니다.
많은 것이 변했고
지금도 변해가고 있습니다.
계절이 바뀌고 해가 더해질수록
여전히 이곳에 머물러 있음에 감사합니다
그래서 말인데요
쥔장
올해도 동결하고 계약 연장 갑시다
쿨하게. 허허.
- 미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