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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ckey Aug 28. 2024

아직 끝나지 않은 여름을 위한  '프레스코 원단'



 서서히 날씨가 선선해지고 있음이 느껴집니다. 아침과 밤에는 살짝 낮아진 온도가 느껴지고, 낮에는 습하기까지 했던 느낌이 덜해졌습니다. 습하기까지 했던 한창의 여름이 지나 가을을 맞이할 때라고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하지만 아직 여름이 끝나진 않았습니다. 9월 말까지는 이 더위가 이어질 겁니다. 반바지를 입지 않더라도 긴 바지가 아직은 두께가 얇아야 할 테고, 재킷도 얇은 소재로 된 것이 좋을 것입니다. 그만큼 더위는 쉽게 가시지 않을 것이고 아마 10월이 넘어서야 진짜 가을을 맞이할 수 있을 테니까요.


 길어진 여름에 맞춰, 그리고 가을이 조금씩 느껴지는 지금 이 시기를 위해서는 여름과 가을에 이어서 입을 수 있는 소재이어야 합니다. 여기에 아주 적절한 소재가 있습니다. 통기성이 좋으면서 습도에 강하며, 탱글한 표면이 매력적인 소재, '프레스코' 소재로 만들어진 아이템입니다.


 프레스코 원단의 '프레스코(Fresco)'는 이탈리아어로 '시원하다' 혹은 '신선하다'라는 뜻입니다. 원단에서 프레스코를 말한다면 다합사의 평직 원단을 뜻합니다. 즉 실 자체가 많은 합사로 꼬여져 있어 두께가 두껍습니다. 실 자체가 두꺼우면 원단이 견고하고 복원력이 강하고 통기성이 탁월합니다. 통기성이 탁월하니 습기에도 강합니다. 매트한 질감이 특징인 이 소재는 여름의 신사를 위한 소재로 유명합니다.

출처 : Gentleman's Gazette / 프레스코 원단의 질감. 거칠고 성근 느낌이 매력적입니다.


 비스포크 (맞춤 정장)에서 여름에 자주 선보이는 소재로 소재 브랜드마다 다양한 스타일과 컬러, 중량으로 매 시즌 매력적인 컬렉션을 선보입니다. 5월 즈음이면 많은 비스포크 샵에서 다양한 프레스코 원단으로 프로모션을 합니다. 과거 여름을 위한 리넨, 시어서커 원단보다 관리가 쉽고 정말 '시원'하며 포멀함을 잃지 않는 멋이 있기에 많은 신사분들이 찾는 원단이 되었습니다.

4 ply까지 한가닥을 더 꼬아 실 한올을 두껍게 만드는 프레스코 원단


 저 또한 이 프레스코 원단으로 만들어진 여름 슈트가 한 벌 있습니다. 살짝 거친 소재 표면감과 통통한 탄성, 그리고 습기에 강한 성근 구성은 입었을 때 가장 큰 매력을 느끼게끔 합니다. 물론 이 슈트, 여름에는 못 입습니다. 여름에는 뭘 입어도 더우니, 초여름과 초가을이 가장 잘 어울리는 아이템입니다. 그때 같은 컬러의 폴로 니트, 혹은 리넨 셔츠와 함께 합니다. 뜨거운 햇살 아래 보여주는 스타일로는 최고입니다.


출처 : Google / 프레스코 원단은 시즌에 특성상 밝은 그레이 컬러로 제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프레스코 원단을 경험하는데 가장 좋은 아이템은 팬츠입니다. 슈트까지 구매하는 건 아무래도 부담스럽습니다. 다양하게 활용하기에는 팬츠만 한 아이템이 없습니다. 또한 9월 말까지 더운 날씨를 생각한다면 팬츠는 꽤 오래 입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울 100%의 소재이기에 고급스러운 느낌으로 비즈니스 캐주얼에 맞춰 입을 수 있습니다. 팬츠 하나만 입었을 때 보이는 느낌이 드레시한 느낌이 크지 않기에 비즈니스 캐주얼 스타일에 맞춰 스타일링하기에 좋습니다.


 최근에는 다양한 비스포크 샵 혹은 클래식 브랜드에서 프레스코 원단으로 여름 팬츠를 출시합니다. 다양한 컬러로 구성되어 나의 취향 혹은 옷장에 있는 상의 컬러를 고려하여 구매를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클래식한 디자인의 팬츠이니 몇 년간 입어도 문제없을 정도로 무난하고 깔끔합니다. 관리만 잘한다면야 5년 정도는 너끈히 입을 수 있을 프레스코 원단의 내구성이 돋보이이는 제품입니다.


출처 : 수뜰리에 블로그 / 최근 구매한 수뜰리에 RTW 빈티지 프레스코 팬츠. 디자인은 왼쪽, 컬러는 오른쪽 다크 브라운을 선택했습니다.

 최근 저는 '수뜰리에' 라는 비스포크 샵에서 판매하는 RTW(Ready-To-Wear) 라인의 '빈티지 프레스코 팬츠'를 구매했습니다. 다른 프레스코 원단보다 조금 더 빈티지한 색감이 매력적인 제품으로 다양한 컬러 계열을 선택할 수 있는데, 다크 브라운 컬러를 선택했습니다. 한 여름에는 크림 컬러 폴로 니트와 입고 초가을이 되면 리넨 셔츠에 아이보리 리넨 재킷과 함께 입을 예정입니다. 다크 브라운 컬러 팬츠는 지난 칼럼 (https://brunch.co.kr/@mickeyna/301) 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블랙과 그레이 못지않게 다양한 스타일과 연결해서 입기 좋습니다. 난색 계열의 고급스러운 컬러 스타일링은 가장 큰 매력이기도 합니다.


출처 : articlesofstyle / 프레스코 원단 슈트로 초여름과 초가을까지의 입을 수 있는 스타일 제안. 저는 맨 왼쪽과 오른쪽 스타일링을 즐겨합니다.


 아직 다 지나지 않은 여름을 위해 어떤 옷이 필요한가요. 벌써부터 가을을 생각하며 구매할 생각에 두꺼운 ㅅ웨터와 방모 소재의 재킷을 고민 중이시라면 조금 더 현실적인 제안을 드려봅니다. 프레스코 원단으로 만들어진 아이템이 꽤 오랫동안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 선택에 가장 매력적인 원단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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