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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ckey Sep 19. 2024

[추천브랜드]  과감한 포멀, SUITSUPPLY



 브랜드를 추천해 달라고 요청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포멀한 슈트, 재킷을 주로 입는 저에게 그분들이 원하는 건 옷 하나만 입어도 멋지게 보일 근사한 포멀 브랜드입니다. 과거에는 추천의 대상이 꽤 광범위했습니다.

어떤 핏을 입고 싶은지, 어떤 목적으로 입는지 혹은 구매할 수 있는 금액 크기에 따라 브랜드의 추천은 달랐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로지 이 한 브랜드로만 추천드리는데요, 적절한 메이킹 수준과 높은 수준의 소재 퀄리티 그리고 과감하고 화려한 컬러와 실루엣까지. 현재 전 세계적으로 많은 남성들에게 인정받고 있는 브랜드 'SUITSUPPLY'(슈트서플라이)입니다.


 네덜란드에서 2000년에 시작한 슈트서플라이의 본사는 암스테르담에 위치해 있고 현재는 전 세계에 매장이 위치해 있습니다. 당시 법대생이었던 만 26살의 포크 드 용 (Fokke de Jong)이 기숙사 방에서 처음 설립한 것이 지금의 전 세계적인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그의 브랜드 전략은 높은 퀄리티의 소재, 합리적인 가격, 과감한 마케팅, 그리고 친밀한 고객 접근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슈트서플라이를 추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래 3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높은 퀄리티의 소재 구성입니다. 수프서플라이 제품에 사용되는 원단은 비탈레 바베리스 까노니코(Vitale Barberis Canonico), 칼로 바베라(Carlo Barbera), 안젤리코(Angelico), 구아벨로(Guabello), 레다(Reda), 라루스미아니(Larusminai), 쎄루띠(Cerruti)등이 있는데, 이는 유럽 메이드 소재입니다. 높은 퀄리티의 소재가 가지는 슈트와 포멀 아이템의 중요 요소를 잘 파악하고 이를 근간으로 잡은 것입니다.

출처 : SUITSUPPLY 홈페이지 / 높은 퀄리티의 유럽 소재를 전면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홍보하는 모습

 열거된 소재 중 특히 '까노니코'의 원단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데, 이탈리아 메이드인 까노니코는 드레이프성이 훌륭하고 발색력이 좋으며 화려한 컬러 컬렉션이 장점입니다. 국내 브랜드에서도 많이 사용하는 까노니코의 소재를 슈트서플라이가 가장 많은 물량으로 발주를 하여 안정적인 가격대를 구성했다는 점에서 그들의 소재 선택이 단순히 소재의 높은 퀄리티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대량 발주를 통해 경쟁력 높은 가격대를 구성하기 위한 전략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매장에서의 높은 수준의 제안력과 완성도입니다. 슈트서플라이를 방문하면 일정 기간 교육을 받은 매장 스태프가 여러분을 맞이할 것입니다. 이들은 본사에서의 테일러 관련 교육을 받아 슈트서플라이를 대표하는 브랜드 매니저로서 상품을 제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슈트 하나에 어떻게 옷을 다양하게 스타일링할 수 있는 지를 제안합니다. 때문에 슈트 한벌이 가지는 다양한 활용을 제안해 주면서 단순히 옷을 판매하는 판매자 역할을 넘어서서 스타일리스트로서 상품을 가치를 제안합니다.

 또한 만약 매장에서 상품을 구매한다면 수선은 매장 안에서 가능합니다. 일부 매장에는 슈트서플라이가 고용한 재단사들이 매장에 상주하면서 고객들의 옷을 바로 수선해 줍니다. 앞선 칼럼에서 말씀드렸듯 수선은 또 하나의 옷을 구매하는 과정입니다. 수선을 통해 옷이 나를 더 빛나게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슈트서플라이의  재단사들은 오랜 경험을 통해 고객들의 체형과 옷의 실루엣의 적절한 접점을 찾아 이를 조율해줍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어떤 핏으로 입고 싶은지, 언제 입을 것인지 등등을 수다스럽게 이야기하면 재단사들은 용도에 맞게 잘 수선해줄 것입니다.

출처 : Google / 매장에 상주한 매니저와 재단사는 고객의 구매부터 스타일링까지 모든 것을 책임집니다.



 마지막 세 번째로는 과감한 마케팅을 통한 흥미로운 브랜드 가치입니다. 포멀 제품, 슈트의 경우 다소 연령대가 높게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톰 포드 같은 과감한 마케팅이 아닌 이상 대부분의 명품 브랜드가 가진 브랜드의 이미지가 약간 올드한 것은 아이템이 가진 일종의 고정관념일 것입니다. 현재 슈트 포멀 아이템을 구매하는 고객층이 대부분 40대 이상이라는 점이 이유이기도 하겠습니다.

 슈트서플라이의 마케팅은 과감합니다. 어떤 화보는 슈트를 차려입은 남성의 주위에는 과감하게 노출한 여성들이 즐비하고, 또 어떤 화보는 남성 두 명이 입맞춤을 하는 것이 있습니다. 과감함, 화려함, 도발적인 이미지 등은 포멀 브랜드가 가진 고루하고 지루한 느낌을 깨부수고도 남을 정도로 강렬합니다. 덕분에 슈트서플라이를 입는 것은 고루하고 지루한 브랜드를 입는 것이 아니라 화려하고 젊은 브랜드를 입는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게끔 만듭니다.

출처 : Google / 과감한 화보는 슈트서플라이의 마케팅 전략 중 하나입니다.



 그렇다면 제가 슈트서플라이에서 경험한 장점과 단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 장점 : 다양한 핏과 컬러, 슈트서플라이의 풍부한 컬렉션

 제가 슈트서플라이를 구매하는 대부분은 화려하고 담대한 컬러의 슈트와 재킷 제품입니다. 지금까지 구매한 것이 아이보리 리넨 슈트, 베이지 글랜체크 방모 재킷, 그레이 스트라이프 피크드 라펠 슈트 등 국내 브랜드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컬러와 핏, 디자인입니다.  다양한 인종와 국가를 상대로 상품을 생산, 판매하기에 다양한 스펙트럼의 컬러와 핏이 구성되어있고, 또한 브랜드 자체가 가진 과감한 성향이 있기에 즐거운 구성이 가득합니다. 특히 아이보리 컬러의 리넨 슈트는 영화 '위대한 개츠비'에서 개츠비 역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입었던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아 구매했습니다. 우아한 컬러에 더블 브레스티드 디자인은 그 화려함이 남다릅니다. 이런 스타일은 슈트서플라이에서 만나기 가장 좋습니다.

 또한 단품 재킷은 캐주얼과 포멀 모두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아이템입니다. 슈트서플라이에서 제안하는 단품 재킷 아이템은 화려한 패턴이면서 안정적인 컬러, 그리고 편안하게 감싸는 패턴이 아이템 하나만으로도 스타일링을 완성시킬만큼 훌륭합니다. 봄과 가을에 단품 재킷 하나면 니트, 셔츠 어디에 입어도 스타일링이 완성될만큼 정점을 만들어주는 아이템입니다.

출처 : SUITSUPPLY 홈페이지 / 화려하고 담대한 컬러의 슈트. 브랜드가 가진 화려한 컬렉션입니다.


출처 : SUITSUPPLY 홈페이지 / 단품 재킷은 슈트서플라이가 제안하는 포멀과 캐주얼 중간에 위치한 가장 멋진 아이템입니다.




 슈트서플라이에는 핏 라인이 다양하게 존재하는데 대부분 이탈리아 스타일의 핏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중 '밀라노' 핏은 유일하게 영국식 스타일입니다. 영화 '킹스맨'에 나왔던 슈트를 생각하시면 되는데, 최근 들어 영국식 슈트가 유행하면서 밀라노 핏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습니다. 자신의 체형에 맞게 핏을 고르되 최근에 많이 유행하는 스타일의 핏도 바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입니다.

출처 : Google, SUITSUPPLY 홈페이지 / 단단한 어깨 구조가 매력적인 영국식 슈트를 보여주는 핏. 재밌게도 이름은 '밀라노'핏입니다.




 - 단점 : 수입브랜드의 한계, 퀄리티 중심의 대체 브랜드 존재

 슈트서플라이는 현재 삼성물산에서 수입하여 매장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삼성물산 슈트서플라이 담당 직원들이 시즌이 되면 일정 금액으로 스타일과 사이즈를 바잉해옵니다. 여기서 한계가 발생합니다.

 바잉을 하기 위해서는 국내 고객들의 구매 성향과 평균 구매 사이즈, 컬러, 핏을 분석하고 이를 대입합니다. 즉 평균에 가까운 수치 위주로 바잉을 진행합니다. 예를 들면 과감한 컬러와 핏 보다는 네이비와 그레이, 베이지와 브라운 계열의 컬러 위주로 바잉을 진행하고, 사이즈는 100~105 위주로 바잉 합니다. 저처럼 화려한 아이보리 컬러에 97 사이즈 정도는 거의 없습니다. 있어도 위에서 말한 것처럼 기장이 S는 잘 없습니다. 즉 평균에 맞지 않으면 구매하기 어렵습니다. 문제는 삼성물산이 국내에서 판매할 수 있는 유일한 판매처이기에 직구는 어렵습니다. 만약 외국에 나갈 일이 있다면 국내에 없는 것을 구매 가능합니다만, 온라인으로 직구는 어렵습니다. 온라인으로 구매가 편하고, 또 커스텀 메이드가 가능한 것이 큰 장점인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그 장점을 모두 없애버린 정책은 아쉽기만 합니다.


 슈트서플라이의 가장 큰 장점을 화려하고 남다른 컬러와 핏을 들었다면, 그만큼 여기에 가격을 맞추기 위해 선택한 중국 생산이 단점으로 돌아옵니다. 더 수준 높은 봉제 퀄리티와 패턴의 브랜드 제품이 대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일본 오사카에서 시작된 '링자켓'이라는 브랜드는 슈트 한 벌이 200만 원이 넘는 가격으로 수준 높은 클래식 브랜드입니다. 국내에서는 클래식 샵을 통해서 OEM 형태로 별주 모델을 생산하여 판매합니다. 여기서 만들어진 링자켓의 OEM제품의 생산지는 일본입니다. 높은 수준의 만듦새가 가능한 이유입니다. 또한 샵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패턴을 링재킷의 것을 근간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아시아인에게 가장 잘 맞는 핏을 자랑합니다. 슈트서플라이보다는 우리에게 더 잘 맞는 패턴과 만듦새라는 뜻입니다. 이런 장점의 제품들이 보통 120~150만 원대 가격으로 슈트서플라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즉 상품의 봉제 퀄리티와 패턴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이 제품들이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출처 : RINGJACKET SNS / 해당 제품은 링자켓 오리지널입니다. 안정적인 패턴을 근간으로 별주 제품으로 제안되는 국내 링자켓은 경쟁력 높은 가격대가 특징입니다.




 슈트서플라이는 분명 매력적인 브랜드입니다. 클래식, 포멀이라는 분야를 화려하고 대담하게 보여주면서 다양한 핏과 컬러로 고객들의 다양한 취향을 적절하게 맞춰 줍니다. 침체된 남성복 시장에서 슈트서플라이가 가진 매력은 분명 다른 브랜드가 찾아야 할 좋은 기획력입니다. 다만 어느 브랜드도 마찬가지인 것처럼 분명 단점도 존재합니다. 모든 것이 완벽할 수 없는 것처럼, 슈트서플라이가 가진 단점은 장점을 가지기 위한 선택에 따른 결과물입니다.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는 고객의 결정이지만, 분명 슈트서플라이가 가진 매력은 한 번쯤은 경험해 볼 만합니다. 이 매력적인 슈트 한 벌, 가을에 입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출처 : 필자 사진 / 슈트서플라이에서 구매한 제품들. 화려하고 존재감 넘치는 컬러와 핏이 매력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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