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차가 심한 시기에 곧잘 스웨터를 어깨에 걸치고 다닙니다. 멋을 내면서 기온차에서 오는 변화를 적당히 대처할 수 있는 좋은 스타일입니다. 재킷과 컬러를 맞추거나, 이너와 컬러를 맞추면 컬러 스타일링이 되고, 폭신하게 올라간 스웨터가 러프하고 캐주얼한 매력으로 보이게끔 해주는 스타일링입니다.
스웨터를 좋아하는 저는 이 시기에 입는 어떤 옷이든 걸칩니다. 울 재킷이나 스웨터, 셔츠는 물론 가끔 반팔 티셔츠 위에도 올립니다. 낮이 더워지면 입고 있던 스웨터 혹은 카디건을 벗어 어깨에 둘러매는 것이죠. 손에 스웨터를 들고 다니는 것보다는 손이 자유로워 편하고, 스웨터가 부드럽게 일렁이는 모습 또한 꽤 매력적이죠. 물론 가끔은 유별나다는 생각도 합니다.
재킷을 어깨에 걸치고 다니는 것만큼 스웨터를 걸치고 다니는 건 사람들에게 유별하게 멋 부렸다는 인상을 줍니다. 들고 다니면 될 것을, 위에 입으면 될 것을 굳이 저렇게까지 어깨에 걸쳐야 하나?라는 사람들의 아니꼬운 시선을 몇 년간은 받았었습니다. 패션을 업으로 삼는 저이지만 이 시선에 늘 당당하긴 어려웠습니다. 특히 슈트 혹은 재킷 위에 스웨터를 걸치는 건 더 눈에 띄는 스타일링이었기 때문입니다. 말끔하게 완성되는 슈트, 재킷 위에 스웨터라니 세상 혼자 멋은 다 부린 느낌이죠.
하지만 스웨터를 어깨에 걸치는 것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저의 주요 스타일인 포멀 웨어의 딱딱한 단점을 해소하고 착장의 부드러움을 불어넣어 줄 아이템은 스웨터가 유일무이하기 때문입니다. 셔츠의 부드러운 칼라와 실크 행거치프의 부드러운 곡선은 어디까지나 디테일에 지나지 않습니다. 스웨터는 그 존재만으로도 부드럽고 우아한 매력을 가집니다. 그 매력을 한가득 올려놓는 것이죠.
오늘도 많은 시선을 받고 거리를 거닙니다. 부드럽게 일렁이는 어깨 위 스웨터를 살짝 한 손으로 잡고 맞이하는 아침의 찬 바람이 마냥 좋습니다. 이 스타일링은 딱 1년에 한 달도 채 즐길 수 없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