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달고나

박범신, 소금

by 새벽뜰
아, 달고 시고 짠 눈물이여
어디에서 와 어디로 흐르는가
당신이 떠나고 나는 혼자 걸었네
먼 강 흰 물소리 가슴에 사무치고 나는 깨닫네
사는 건 먼 눈물이 오가는 길
그리움을 눈물로 씻어 하얗게 될 때까지
눈물을 그리움으로 씻어 푸르게 될 때까지
사는 건 저문 강 나직나직 흘러가는 일
아, 달고 시고 짠 눈물이여

<박범신, 소금 中>


아마도 나는 이별이란 걸 하기 훨씬 전부터 예고편처럼 그 시간들을 미리 들여다봤던 것 같다. 좋을 땐 그 좋은 것을 오롯이 감상하며 즐겨도 되는 것을 굳이 오지 않은 시간을 앞당겨 와 불안의 시간을 보냈던 것이다. 다 된 밥에 코 빠뜨리는 소리처럼 너에게 이런 내 불안을 운운하며 위로의 말을 듣고 싶지는 않았다. 그것이야말로 이기적인 생각이란 걸 잘 알고 있었으므로.

너와 하는 사랑의 맛은 가지각색이어서 오감을 자극했다. 구미가 당겨서 하루 종일 먹을 수도 있을 것 같았고 어떤 날은 약처럼 쓴탓에 혀에 닿자마자 뱉어냈고 아주 달아 이온음료가 절실하다 싶은 때도 있었다. 사랑은 자극적이지도 말고 너무 맵지도 말고 끊임없이 먹을 수 있는 적당한 맛이 가장 좋은 것 같았지만 늘 그렇듯 적당히 란게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법이니까.





한 번도 울어본 적 없었다. 너의 앞에선 한 번도. 울지 못해서가 아니라 너와 함께 있을 땐 울고 싶었던 적이 없었다. 눈물도 뭣도 모두 혼자만의 시간이 오면 터져 나오곤 했다. 나의 눈물은 달거나 시지는 않았지만 너무 짜서 목이 마를 지경이었다. 난 아직도 모르겠다. 왜 나는, 그리도 짠 눈물을 곧 잘 흘리곤 했던 걸까. 나에게 너는 늘 따뜻하고 맛있는 달고나 맛이 나는 사람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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