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네가 부른 나의 이름
F. 스콧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
그러므로 우리는 물결을 거스르는 배처럼, 쉴 새 없이 과거 속으로 밀려나면서도 끝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F. 스콧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 中>
유난히 이름 부르는 것을 좋아했다. 특별한 호칭 같은 건 필요하지 않았다. 세상에 같은 이름은 있을 수 있지만 같은 사람은 없을 것이고 그것은 고유하기 때문이다. 의미부여가 되는 이유는 그냥 그이기 때문이고 그녀이기 때문일 것이다. 비슷한 이름을 들어도 그인 것처럼 그녀인 것처럼 자동 반사되어 기억하게 되는 것은 그만큼 비중을 많이 차지한다는 뜻일 것이다.
기억한다는 말은 과거를 들추어 봤다는 말과 같다. 지나간 것은 어쩔 수 없이 시간에 묻혀 버리니 꺼내 보려면 어쨌든 헤집어야 하는 것이다.
너의 목소리로 듣던 내 이름보다 너의 메시지에 적힌 내 이름에 더 설렜던 적이 있다. 특별할게 전혀 없는 두세 줄의 안부였다. 틈틈이 꺼내 몇 번이고 되뇌어 읽었던 건 그만큼 나에게 큰 의미였기 때문이겠지. 내가 너의 이름을 불렀을 때, 너의 기분은 어땠을까.
테이블 위에 올려진 꽃다발이었다. 지인의 것이었는데 문득 그 자리에 멈춰 가만히 내려다봤다. 꽃다발에 끼워진 명함엔 너와 같은 이름이 인쇄되어 있었다. 참 오랜만에 되뇌는 너의 이름이 나는 참 반가웠다. 너의 이름이 이렇게나 흔한 것이었나 싶으면서도 남자 이름치고 참 예뻤지 하면서 , 싱긋 , 웃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