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마고할미 9딸

산이의 보호

by 루담

8화: 산이의 보호

� 든든한 삼신봉의 아침

삼신봉 정상에서 여덟째 산이가 갈색과 진한 초록색이 어우러진 옷을 입고 웅장한 바위에 앉아 있었다. 그녀의 주위로는 각종 동물들이 평화롭게 지내고 있었다. 다람쥐들이 그녀의 어깨에서 뛰어놀고, 새들이 그녀의 머리 위에 둥지를 틀고, 사슴들이 그녀의 발치에서 쉬고 있었다.

"오늘도 모두 건강하구나."

산이는 든든한 미소를 지으며 동물들을 바라봤다. 지리산의 모든 동식물들의 터전을 지키는 것이 그녀의 소중한 임무였다.

하지만 그때, 산 아래에서 굉음이 들려왔다.

"어? 저 소리는..."

산이는 즉시 일어서서 소리가 나는 방향을 살폈다. 산 중턱에서 거대한 굴삭기들이 나무를 베어내고 있었다. 동물들도 그 소리에 놀라 산이에게 달려왔다.

"끼익! 끼익!" (무서워요, 산이!)

다람쥐가 떨며 말했다.

"우리 집이 없어져요!"

새들이 슬프게 지저귔다.

산이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 무분별한 개발

산이는 즉시 현장으로 향했다. 가면 갈수록 참혹한 광경이 펼쳐졌다. 수백 년 된 거대한 나무들이 뿌리째 뽑혀 쓰러져 있었고, 동물들의 서식지가 파괴되고 있었다.

"스톱! 스톱!"

현장 감독이 소리치며 작업을 지시하고 있었다.

"더 빨리 해! 환경청에서 단속 나오기 전에 다 밀어버려!"

산이는 가까이 다가가 간판을 읽어봤다. '대한 리조트 개발'이라는 회사에서 리조트를 짓기 위해 산림을 벌채하고 있는 것이었다.

"허가증이 있나요?"

산이가 작업복을 입은 여자 직원으로 변신해서 물었다.

"허가증? 그런 거 신경 쓸 거 없어. 어차피 나중에 처리하면 돼."

현장 감독이 무책임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동물들이..."

"동물이 뭐가 중요해? 리조트 하나 지으면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오는데!"

� 터전을 잃은 동물들

그때 숲 속에서 사슴 가족이 나타났다. 새끼 사슴을 데리고 있는 어미 사슴이 자신들의 집이 파괴되는 것을 보고 슬퍼하고 있었다.

"어머니, 우리 집이 왜 없어졌어요?"

새끼 사슴이 어미에게 물었다.

"몰라, 얘야... 어디로 가야 할지..."

어미 사슴도 막막한 표정이었다.

산이는 가슴이 아팠다. 동물들에게 숲은 단순한 거주지가 아니라 삶의 터전이자 모든 것이었다. 그런데 인간들의 욕심 때문에 그 터전이 하루아침에 사라지고 있었다.

"안돼!"

산이는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다. 자신의 진짜 모습을 드러내고 굴삭기 앞을 막아섰다.

"여기서 멈춰주세요!"

�️ 산의 분노

"누구야, 저 아가씨? 위험하니까 비켜!"

현장 감독이 소리쳤지만, 산이는 꿈쩍하지 않았다.

"이 숲은 수많은 생명들의 터전이에요. 함부로 파괴할 수 없어요!"

"무슨 소리야? 우리는 정당한 사업을 하는 거야!"

"정당하다고요? 허가도 없이 불법으로 벌채하는 게 정당한가요?"

산이의 말에 현장 감독이 당황했다.

"그, 그건..."

그때 산이의 몸에서 강력한 기운이 나오기 시작했다. 땅이 살짝 흔들리고, 주변의 나무들이 웅성거렸다.

"더 이상 이 숲을 해치지 마세요!"

산이가 손을 들자 굴삭기들이 모두 멈춰버렸다. 기계들이 마치 산의 힘에 눌려 움직일 수 없는 것 같았다.

"이, 이게 뭐야?"

작업자들이 당황했다.

� 자연의 반격

산이는 숲의 모든 생명들과 소통했다. 나무들, 풀들, 동물들 모두가 산이의 편이 되어 개발업자들을 막기 시작했다.

두꺼운 덩굴들이 굴삭기를 감싸고, 나무 가지들이 길을 막았다. 동물들도 하나둘 나타나 개발업자들을 압박했다.

"으악! 곰이다!"

"멧돼지들이 몰려온다!"

"뱀이다!"

개발업자들이 겁에 질려 도망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산이는 동물들에게 말했다.

"다치게 하지는 마. 단지 겁만 주는 거야."

동물들은 산이의 말을 알아듣고, 사람들을 다치게 하지 않으면서도 더 이상 작업할 수 없게 막았다.

� 탐욕스러운 사장

며칠 후, 대한 리조트 개발 회사의 사장 박 회장이 직접 현장에 나타났다.

"뭐야, 이게? 나무 몇 그루 때문에 작업이 중단됐다고?"

"사장님, 이상한 일이 계속 일어나요. 기계도 고장 나고, 동물들도 자꾸 나타나고..."

현장 감독이 떨며 보고했다.

"말도 안 돼! 기계 좀 더 가져와서 한 번에 밀어버려!"

박 회장은 더 큰 굴삭기들을 투입하라고 지시했다.

산이는 이번에는 지혜이를 찾아가기로 했다. 이런 복잡한 상황에는 지혜가 필요했다.

� 지혜이의 조언

반야봉에서 산이는 지혜이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무력으로만 막는 건 한계가 있어, 산이야."

지혜이가 신중하게 말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해?"

"그 사장이 스스로 깨달을 수 있게 해야 해. 자연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자연을 파괴하면 결국 자신에게도 해가 된다는 걸 말이야."

지혜이는 계획을 설명했다.

"사장을 산에서 며칠 지내게 해. 자연과 함께 살아보면서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는 거야."

�️ 산에서의 며칠

다음 날, 박 회장이 현장을 시찰하러 왔을 때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갑자기 짙은 안개가 끼면서 길을 잃게 된 것이었다.

"어? 차가 어디 갔지?"

박 회장은 산속에서 혼자 헤매게 되었다. 핸드폰도 안 터지고, 길도 찾을 수 없었다.

"도와주세요!"

박 회장이 소리쳤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해가 지기 시작했고, 산속은 점점 어두워졌다.

그때 한 소녀가 나타났다. 갈색 옷을 입은 산이였다.

"괜찮으세요?"

"아, 다행이다! 길을 잃었어요. 빨리 나갈 수 있게 도와주세요!"

하지만 산이는 고개를 저었다.

"지금은 안 돼요. 너무 위험해요. 하룻밤 여기서 지내고 내일 아침에 나가세요."

� 첫 번째 밤

산이는 박 회장을 위해 간단한 피난처를 만들어주었다. 나뭇가지로 만든 작은 움막이었지만, 비바람을 막기에는 충분했다.

"이런 곳에서 어떻게 자라고..."

박 회장이 불평했지만, 다른 선택이 없었다.

밤이 되자 산속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되었다. 온갖 소리들이 들려왔다. 부엉이 소리, 벌레 소리, 바람 소리...

"무서워... 집에 가고 싶어..."

박 회장이 떨고 있을 때, 산이가 작은 모닥불을 피워주었다.

"괜찮아요. 제가 지켜드릴게요."

"당신은 누구세요?"

"산을 지키는 사람이에요."

그날 밤 박 회장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연 속에서 밤을 보냈다. 처음에는 무서웠지만, 점차 자연의 소리들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을 느꼈다.

� 깨달음의 시작

다음 날 아침, 박 회장은 일찍 일어났다. 산이가 산딸기와 맑은 샘물을 가져다주었다.

"이게 아침식사예요."

"이런 걸로 어떻게..."

하지만 먹어보니 생각보다 달고 맛있었다. 특히 샘물은 지금까지 마셔본 물 중에서 가장 시원하고 깨끗했다.

"이 물 정말 맛있네요."

"이 산의 물이에요. 수백 년 된 나무들이 정화해서 만든 물이죠."

산이가 설명했다.

"그 나무들을 베면 이런 물도 마실 수 없게 돼요."

박 회장은 처음으로 나무의 소중함을 생각해봤다.

�️ 동물들과의 만남

둘째 날, 산이는 박 회장을 동물들에게 소개했다.

"이분이 리조트를 지으려는 사장님이에요. 인사해보세요."

다람쥐들이 다가와 박 회장을 살펴봤다. 처음에는 무서워했지만, 산이가 안전하다고 하니까 가까이 왔다.

"귀엽네요."

박 회장이 다람쥐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끼익끼익!" (우리 집을 지켜주세요!)

다람쁘이가 애절하게 울었다.

"뭐라고 하는 거예요?"

"자신들의 집을 지켜달라고 부탁하는 거예요."

박 회장은 갑자기 마음이 아팠다. 이 작은 동물들에게도 소중한 집이 있었는데, 자신이 그것을 빼앗으려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 나무들의 이야기

셋째 날, 산이는 박 회장을 아주 오래된 거대한 나무 앞으로 데려갔다.

"이 나무는 500년 넘게 여기 있었어요."

"500년이요?"

"네. 조선시대부터 여기 있었어요. 얼마나 많은 생명들을 보살펴왔을까요?"

산이가 나무를 만지자, 나무에서 따뜻한 기운이 느껴졌다.

"신기해... 나무에서 이런 기운이..."

"나무도 살아있어요. 숨을 쉬고, 느끼고, 사랑하죠."

박 회장은 처음으로 나무를 생명체로 바라봤다. 지금까지는 그냥 베어낼 대상으로만 생각했는데...

"제가... 제가 정말 무서운 일을 하려고 했네요."

박 회장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 진심어린 참회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박 회장이 나무를 껴안으며 울었다.

"저는 돈만 생각했어요. 이런 소중한 생명들이 있다는 걸 몰랐어요."

산이가 따뜻하게 말했다.

"아직 늦지 않았어요.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하시면 돼요."

"어떻게 하면 될까요?"

"리조트를 포기하세요. 대신 자연을 보호하는 일을 해보세요."

"하지만 이미 투자한 돈이..."

"돈보다 소중한 게 있어요. 이 모든 생명들의 터전이요."

박 회장은 깊이 생각했다. 며칠간 산에서 지내면서 자연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꼈다. 돈보다 더 값진 것들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 새로운 결심

"알겠습니다. 리조트 계획을 취소하겠습니다."

박 회장이 결심을 밝혔다.

"그리고 앞으로는 자연을 보호하는 일을 하겠습니다."

산이가 기뻐하며 말했다.

"정말요?"

"네. 그동안 자연에게 미안했어요. 이제라도 보상하고 싶어요."

그날부터 박 회장은 완전히 달라졌다. 리조트 개발을 중단하고, 대신 자연 보호 센터를 만들기로 했다.

�️ 자연 보호 센터

몇 달 후, 원래 리조트가 들어설 예정이었던 자리에 '지리산 자연 보호 센터'가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동물들을 보호하고, 나무를 심고, 자연 교육을 하는 일을 했다. 박 회장은 센터의 이사장이 되어 직접 자연 보호 활동에 참여했다.

"어린이 여러분, 나무는 우리에게 산소를 주고, 동물들에게는 집을 줘요."

박 회장이 아이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가르치고 있었다.

"그래서 나무를 보호해야 해요. 동물들도 보호하고요."

아이들이 진지하게 듣고 있었다.

� 동물들의 기쁨

자연 보호 센터가 생기자 동물들이 더욱 안전해졌다. 다친 동물들을 치료해주고, 서식지를 보호해주고, 불법 포획을 막아주었다.

"정말 고마워요, 산이!"

다람쁘이들이 기뻐하며 말했다.

"이제 안전하게 살 수 있어요!"

새들도 노래하며 기뻐했다.

산이는 뿌듯한 마음으로 동물들을 바라봤다. 정말 다행이었다. 강제로 막는 대신 마음을 바꾸게 해서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 산이의 새로운 역할

그날 이후 산이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단순히 산을 지키는 것을 넘어, 사람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알리는 일도 하게 되었다.

산이는 자연 보호 센터에서 정기적으로 강의를 했다. 사람들에게 자연과 조화롭게 사는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자연은 우리의 집이에요. 우리가 자연을 지켜야 자연도 우리를 지켜줘요."

산이의 말에 많은 사람들이 감동받았다.

�️ 자매들의 축하

어느 날 저녁, 모든 자매들이 삼신봉에 모였다. 산이의 성공을 축하하러 온 것이었다.

"산이, 정말 잘했어!"

구름이가 든든한 동생을 자랑스러워하며 말했다.

"박 회장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바람이가 궁금해하며 물었다.

"응. 이제는 자연 보호에 앞장서고 있어."

"어떻게 그렇게 마음을 바꿀 수 있었어?"

물결이가 감탄하며 물었다.

산이가 대답했다.

"강제로 바꾼 게 아니야. 자연과 함께 살아보게 해서 스스로 깨달을 수 있게 한 거야."

지혜이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정말 지혜로운 방법이었어. 때로는 힘보다 사랑이 더 강하지."

� 전국적 확산

산이의 이야기는 전국적으로 퍼졌다. 자연을 파괴하려던 개발업자가 자연 보호자로 변신한 감동적인 이야기였다.

다른 지역의 개발업자들도 산이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들의 계획을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정말 자연을 파괴해서까지 개발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되었다.

"자연과 개발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겠어."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다.

산이는 '자연 친화적 개발'에 대한 조언도 해주었다. 자연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필요한 개발을 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 영원한 수호자

그날 이후 삼신봉은 더욱 평화로워졌다. 동물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게 되었고, 나무들도 더욱 울창해졌다.

박 회장은 정기적으로 산이를 찾아와 자연 보호 활동에 대해 상의했다.

"산이 양, 이번에는 어떤 일을 하면 좋을까요?"

"멸종 위기 동물들을 보호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세요."

"좋은 아이디어네요!"

박 회장은 이제 돈 벌기보다 자연 보호에 더 열정을 보였다.

� 에필로그: 터전의 수호자

그날 이후 삼신봉에는 더 많은 생명들이 찾아왔다. 산이가 지키는 안전한 터전이라는 소문이 퍼져서 다른 지역에서도 동물들이 이주해왔다.

산이는 모든 생명들을 따뜻하게 맞이했다. 큰 곰부터 작은 개미까지, 모든 생명은 소중했다.

"여기는 모든 생명들의 터전이야. 서로 사이좋게 지내야 해."

산이의 말에 동물들은 서로 도우며 평화롭게 살았다.

때로는 갈등이 생기기도 했지만, 산이가 중재해서 항상 평화롭게 해결되었다.

"싸우지 말고 함께 살아가자. 이 산은 모두의 것이니까."

지리산 삼신봉은 오늘도 산이의 보호 아래 모든 생명들이 안전하게 살아가는 낙원이다. 그리고 그 평화로운 모습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사람들이 찾아온다.

산이는 오늘도 말한다.

"자연은 우리의 집이야. 우리가 자연을 사랑하면 자연도 우리를 사랑해줄 거야."

*진정한 보호는 힘으로 막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랑이 더 큰 보호의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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