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 로드트립 도중
타이어에 펑크가 난 적이 있다.
가장 가까운 마을은 100km 이상
매서운 칼바람에 체감온도는 0도 이하
희미하게 터지는 데이터 신호까지..
정말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에서
모든 일정이 틀어졌고, 패닉에 빠졌다.
차를 많이 타보긴 했지, 한 번도 수리해본 적은 없었다.
한국에선 어디든
30분이면 달려오는 보험사가 있었으니까.
한국에서는 알게 모르게
항상 무언가에 의지하며 살아왔다.
여긴 도와주는 사람이 전무했고,
선셋이 얼마 남지 않아 가만히 있을 수만 없었다.
마침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아는 형과 연락이 닿았고
형이 자기 일처럼 혼쾌히 도와주어 렌트사와 연락할 수 있었다.
형과는 아프리카에서 렌트 여행을 하며 수 번의 플랫 타이어를 함께 경험해서인지 대처가 빨랐다.
그리고 나도 직접 해본 적은 없지만,
눈으로 본 경험이 있어 뭔가 자신이 들었다.
견인을 하면 수천 달러가 든다고 하여 찾은 최선의 방법은 내가 직접 플랫 타이어를 갈고 가까운 마을까지 서행하며 가는 것이었다.
여자친구가 옆에서 당황하지 않고 스페어 타이어를 가는 영상을 찾아주었고 마침내 타이어를 갈 수 있었다.
타이어 가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한 번 해보니 자신감이 생겼다.
또다시 타이어에 펑크가 난다면
당황하지 않고 타이어를 갈 수 있을 것 같고
누군가 타이어가 터져 어려움에 처한다면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게 됐다.
두렵지만,
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는 건 참 특별한 일이다.
또 다른 이상에 도전할 수 있게 되고
또 다른 누군가를 도울 수 있게 된다.
두렵고 어렵겠지만,
2023년에는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더 많이 성장하고 그 경험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을 돕고 싶다.
2022년에도
저를 도와주신 모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 20대의 마지막 버킷리리스트였던
미국 여행을 마치며 2021.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