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개발자의 사이드 프로젝트 도전기
요즘 주식 시장이 참 뜨겁습니다. 코스피가 연일 미친 듯이 오르면서, 주변에서는 너도나도 큰 수익을 냈다는 소식이 들려오더군요. 아쉽게도 제 계좌에는 국내 주식이 거의 없었습니다. 남들 다 축제를 벌이는데 저만 초대받지 못한 기분이랄까요.
진한 '현타'가 밀려왔습니다. 정직하게 월급만 모아서는 평생 제자리걸음일 수밖에 없겠다는 뼈저린 깨달음. 그 서늘한 위기감은 오히려 저를 책상 앞으로 이끌었습니다. 남들 계좌가 붉게 물들 때, 저는 제 가치를 직접 높이는 일에 온전히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주식을 못 샀다면 내 서비스를 빨리 론칭하자고 말이죠.
지난 글에서 색깔 하나 고르지 못해 디자인의 늪에 빠졌다고 고백했었죠. 영영 시작도 못 할 것 같아 과감히 디자인은 나중으로 미루고, 본업인 코딩에 집중하기로 선언했습니다.
퇴근 후 저녁을 먹고 밤 9시, 노트북을 펼쳤습니다. 신기하게도 디자인에 대한 강박을 버리고 손을 움직이기 시작하니, 화면들이 차례로 태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구체적인 기능들을 나열하면 왠지 제 서비스 홍보글처럼 보일까 봐 생략하겠지만, 머릿속에만 있던 상상들이 하나씩 눈앞에 실체로 나타나는 과정은 생각보다 훨씬 짜릿했습니다. 몰입의 즐거움을 알게 된 기분이랄까요. 앞으로 제 취미는 '프로덕트 빌딩'이라고 말해야겠습니다.
물론 퇴근 후 혼자서 이 모든 걸 빠른 속도로 해낼 수 있었던 데에는 든든한 비밀 병기가 있었습니다. 요즘 핫한 AI 코딩 도구입니다.
기획부터 개발까지 혼자 북 치고 장구 쳐야 하는 1인 개발자에게 AI는 구원자 같았습니다. 처음엔 정말 마법인 줄 알았습니다. 화면을 그려달라고 하면 눈 깜짝할 사이에 뚝딱 만들어냈으니까요.
하지만 결과물을 직접 만져보니 이야기가 좀 달랐습니다. 겉보기엔 그럴싸한데 막상 버튼을 누르면 아무 작동도 하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었죠. 마치 할리우드 영화 세트장 같았달까요. 겉에서 보면 으리으리한 서부시대 술집인데, 문을 열고 들어가면 텅 빈 합판만 덩그러니 서 있는 기분 말입니다.
게다가 이 녀석은 열정만 넘치고 덜렁대는 신입사원 같았습니다. "여기 틀렸어, 고쳐줘"라고 하면 "네, 알겠습니다!" 하고 빛의 속도로 수정해 옵니다. 문제는 A를 고치면서 멀쩡히 잘 돌아가던 B기능을 망가뜨려 놓는다는 거였죠. 화면 안에서 끊임없이 두더지 잡기 게임을 하는 기분이었습니다.
결국 엉킨 실타래를 푸는 건 제 몫이었습니다. 어디서 문제가 생겼는지 파악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수정하는 일 말이죠. AI는 훌륭하고 말 잘 듣는 조수일뿐, 방향을 잡고 끝까지 책임지는 건 여전히 사람의 일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덜렁대는 조수가 없었다면, 빈 도화지 앞에서 막막함에 짓눌렸을 겁니다. 비록 허술한 세트장일지라도 일단 뼈대를 세워주니, 저는 고치고 다듬는 데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렇게 이틀간의 몰입 끝에 제가 생각했던 기능들이 톱니바퀴 맞물리듯 돌아가는 걸 보았을 땐 정말 기뻤습니다.
다음 주에는 결제 테스트를 거쳐 진짜 배포에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여전히 투박하고 고칠 것 투성이지만, 일단 세상에 내놓고 하나씩 기능을 추가하며 발전시켜 보려 합니다.
투자는 못하지만, 적어도 제 손은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멈추지 않는 한, 저만의 우상향 그래프는 이미 시작된 거겠죠.
지금까지 개발된 화면 모습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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