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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드나잍호텔 Mar 09. 2023

내가 나의 좋은 친구가 되어 주는 법



늘 관계에서 헛헛하고 여전히 외롭다고 느끼며, 타고난 나의 외로움을 받아들이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렸다. 스스로를 하염없이 이상적으로 부풀려 착각하거나, 때때로 바닥까지 내려가 처참히 망가진 나를 발견하기도 하면서- 열심히 널뛰며 살아오고 나니, ‘나는 사실 이런 사람이구나.’ 하고 객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가 되는데도 한참이 걸린 것이다.  

다른 챕터로 넘어가자면, 이제는 내가 나의 좋은 친구가 되어 주는 데에도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있다.

무수히 많은 방법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테지만 최근에 나는 외로움과 공허함은 제대로 ‘몰두하고 있지 않아서’라는 단순한 해법을 찾아냈다.


무엇이든 좋으니 제대로 몰두해 본 적이 있었던가? 아니면 적어도 매일 꾸준히 무엇인가를 공들여 차근차근히 지속시켜 나간 적이 있었던가?


그것들이 수년 동안 지속되어 낙숫물 효과를 본적이나 있었나?

수많은 책들이 나에게 지속하라고 조언해 주었지만 정작 실행하기란 너무 어려운 일이다.

일단 매일 정해진 시간만큼이라도 글을 써라.라는 약속도 일주일에 두어 번, 일주일에 한번, 최근에는 열흘에 한번 정도로 띄어 띄어 해졌다.

돌이켜 보니, 애초에 당시 나에게는  무리한 목표를 설정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너무 무리하지 말 것,이라는 목표로 재 설정하고 재부팅해 본다.

​지난달은 그 어느 때보다 편하고 안정적인 마음 상태를 잘 유지할 수 있었다. 새롭게 시작한 좋은 습관이 하루를 거르지 않고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으며, 나쁜 습관은 거의 완전하게 지워냈기 때문이다.


마치 틀린 글씨를 깨끗하게 지우고, 그 위로 깨끗하고 반듯한 새 글씨를 올려 쓴 듯 수정되어 개선된 내 모습을 보니 많이 무너졌던 자신감, 자존감 세트가 동반 상승.


뭐 대단하지 않아도, 대단해진다는 보장이 없어도, 또 대단해지지 않아도 그저 내게 좋은 습관과 매일 공부하는 태도가 함께 한다면 그동안 내 삶을 흩트려 놓았던 공허함과 외로움이 스며들 틈이 많이 메꾸어지게 된다. 단순하고 재미없어 보일지라도 충동적이고 자유롭던(자유로와 보였던) 삶이 나를


편하고 행복하게 만들어 준 것은 아니라는 경험을 했으니, 지금의 일상은 나쁘지 않다.

마음이 이끄는 대로만 했던 시간들이 충분히 내게는  있었으니 내가 생각하는 수준의 건실함이 루틴으로 깃든 삶을 살아 보는 것도 새로운 챕터를 맞이한 내게 잘 어울리는 일이다.


남의 삶을 들여다보고, 남의 얘기만 하다가 완전히 공허한 상태로 푹 주저앉고는 싶지 않으니까

한 자 한 자 내 삶을 써나가는 연습을 해본다.  

내가 나랑 제일 잘 놀아 주는 것은 내 마음이 인정할 만한 좋은 루틴과 성장의 시도를 매일 하는 것이라고- 일단 오늘의 결론.

여기서 그 방법들을 더 찾아 나가는 것으로 - 이번 봄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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