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 신청에 부쳐
7년 가까이 오랫동안 개인 홈페이지를 운영하다가 2008년부터 8년간 블로그를 운영해오고 있어서 어떤 생각이 떠오르면 기록하고 공유하는 것은 습관이 되었다.
모바일 시대를 맞아 새롭게 브런치를 알게되면서 과연 블로그와 브런치는 무슨 차이일까 하고 고민해 보았다.
블로그는 웬지 신변 잡기적이지 않고 지식 공유의 장이어야 한다는 나름의 부담이 있다. 어떤 사람은 일상을 기록하고 어떤 사람은 금기시된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어떤 사람은 사회 문화적 담론을 이야기하고 또 누군가는 자신의 일과 관련된 전문적인 수준의 아티클을 아무 조건없이 내놓기도 한다. 나는 블로그에서 주로 개인브랜딩, 온라인PR, 소셜미디어 등에 대해 소개해왔는데, 최근에는 개인적 관심사나, 영화, 사진, 책 읽기, 여행, 맛집 등 신변잡기적인 글이 늘어나고 있다.
브런치라는 공간에서 나는 문화적 제설작업을 하고 싶다.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나 기분, 영화, 책, 요리, 취미 생활을 노출하기 위해 글을 쓰고 의견을 개진하고 댓글을 달며 사람들과 취향을 가볍게 공유하고 싶다.
때로 문화적 제설작업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짧은 생각을 드러내기도 할 것이다.
그것은 어느 여성지를 위해 하코다테의 맛있는 음식점을 소개한다는 기획이었다.
나와 카메라맨 둘이서 몇몇 가게를 돌며, 내가 기사를 쓰고, 카메라맨이 그 사진을 찍는다.
모두 5페이지. 여성지란 그런 기사를 요구하고 있으며, 누군가 그런 기사를 써야 한다.
쓰레기 치우기나 눈 치우기와 다름없는 일이다. 누군가 해야 하는 것이다.
좋고 싫고와는 관계 없이. 나는 3년 반 동안, 이러한 식의 문화적 우수리 일을 계속하고 있었다.
문화적 제설작업이란 말이다.
- 무라카미 하루키의 '댄스 댄스 댄스' 중에서
하루키가 이런 걸두고 '쓰레기 치우기'에 비유한 것은 좀 심하긴 하지만,
나는 가끔씩 이렇게 쌓인 눈을 치우듯 글을 쓰고 나면 친구와 수다를 떤 것처럼 기분이 개운해지는 것을 느낀다.
마치 빗자루로 눈을 깨끗이 쓸어내는 제설작업을 하듯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