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수상한 멀티 라이프

by Mie Kim


꽤 오랫동안, 자유롭게 살 수 있는 방식에 대해 고민해왔다. 그것은 한때 집, 물건 따위를 욕망하지 않는 생활 방식으로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았다가, 이어 장소에 얽매이지 않는 즐거운 직업을 찾기 위한 기나긴 여정으로 이어졌다.


나는 언제라도 일상을 놓고 떠날 수 있는 유연하고 장소 고정적이지 않은 직업을 원했지만, 또 동시에 그것을 통해 완벽한 안정을 갖고 싶어 했다. 나는 내 일의 주인이고 싶었고, 하지만 설사 그렇더라도 하루에 4시간 정도만 일하고 나머지 시간엔 다른 자아의 나를 훈련하고 싶었다. 틀 없이, 무규칙적으로 살고 싶었다. 한 가지 '것'이 되는 대신 즐겁고 재미있는 일들을 쫓아 산책하듯 걷고 싶었다.


그것은 즐거운 모험인 동시에, 상상하지 못한 곳에서 나를 쫄게 만드는 하는 내 무거운 화두이기도 했다. 나는 무얼 하는 사람인가. 나는 이것이기도 했고 저것이기도 했기에 또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았다. 하던 방송일을 그만두고 캐나다로 올 때, 내 예전 사수 피디는 농담 섞인 저주를 퍼부었다.


"인생은 후딱 간다고. 그렇게 이것 조금 저것 조금씩 건드리다 보면 결국 어떤 것에도 탁월해질 수 없어. 아, 그래... 어쩌면 그런 인생이 너에게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네."


한 우물을 파서 그 분야에 정통해지고 전문가가 되는 것.

한국 사회의 엄숙주의 속에서 업을 선택하는 일은 내겐 늘 어려운 일이었다. 나는 일과 삶이 통합되기를 원했고, 내 우주는 한 가지 직업으로 묶어내기 어려운, 지나친 다양성을 가진 것 같았다.



삶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뿌려놓은 점들을 연결해준다

언제부턴가 여행길에서 만난 친구들에게는 허풍 섞인 농담을 던졌다.

"캐나다는 내가 아직 가보지 못한 미대륙을 천천히 둘러보기에 적당한 기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그렇게 나는 캐나다에 왔고, 눌러앉아, 이제 어쩌면 세상 어디든 마음먹은 곳에서 할 수 있는 일도 찾았다.

스무살 여행을 시작했을 때부터 그토록 바라던, 나만큼이나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도 생겼다.



나는 다시 풀타임 직장인이 되어 캐나다에 돌아가지만, 나는 이제야 어쩌면 내가 그토록 원하던 다양한 내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가진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적정히 균형 잡는 일을 조금씩 해내고 있다는 느낌이 얼핏 든다. 어쩌면 멀지 않은 언젠가에는 작은 내 가게의 주인 같은 게 될 수 있지 않을까 흐뭇한 상상도 해본다. 그러니까 나는 왠지 내가 좇던 그 방향으로 노를 저어나가고 있다는 확신이 든다.


2015년 09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