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태어난 것 같은 기분에 대하여

나를 좋아하는 법을 알려줘 #1

by 김진혁

나는 나 자신의 존재를 이루는 몇 가지 항목을 부정한다. 예를 들어 생일이나 이름, 성별 같은 것. 생일(탄생일)이 있기에 내 존재가 세상에 비춰지고, 이름이 있어 다른 사람과의 차별성을 가질 수 있다. 사회가 지정해 준 주민등록번호 2번이 나를 대한민국 국민으로 인정한다.


따라서 나의 부정은 정말 중요한 사항이다. 생일이 너무 싫은 나머지 이상한 단어를 만들어 부르거나, 이름이 싫어 필명·가명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시작부터 나를 거절해 왔는데, 지금의 나를 사랑할 수 있을까. 아무래도 무리인 거 같다.


눈을 감으면 자신의 부정이 크게 닿아온다. 우선 불안이 엄습해 온다. 나에게 있어 불안은 죽음의 형태를 띠고 있을 때가 많다. 가상의 죽음이 다가온다. 감은 눈을 뜨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런 생각을 한다는 생각조차 떠올리지 못한다고 한다. 자신의 존재를 이루는 요소들이 어떻게 나에게 다가오고 나를 만들어내는지 생각을 하지 않는다니, 나도 상상하지 못할 삶이다. 그렇다고 딱히 부럽지는 않다.


날 것의 잘못된 껍데기에 뒤 쌓인 채 살 방법 밖에 나에게 주어지지 않았다. 이 자리에 서 있는 건 내가 아닌듯하다. 나에게 꼭 맞는 껍데기는 무엇일까. 살아서 삶을 살고 있지만 언제나 죽음이 문턱에서 날 기다리고 있다. 거짓 껍질만 아니었더라면 죽음이 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나를 부정한다는 건 반쯤 삶을 포기하는 것과 닮아있다. 너무 오랜 시간 자신을 경멸하고 거부해 온 나다. 이런 내가 스스로에게 호감을 표할 수 있게 될까? 언젠가는 그리 되리라 믿으며 글을 써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