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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뇽 Jun 11. 2017

9. 발리에서 생긴 일 - 범죄 편

 Feat. 야이씨XX아아아아아아아 

9-1. 발리에서 매일 범죄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누가? 경찰이? 아니, 내가. 경찰도 범죄의 일부니까 경찰과도 전쟁을 벌이고 있다. 어떤 식으로든 삥을 뜯어내려는 그들의 노력은 가끔 눈물이 날 정도니까.

9-2. 발리에 온 사람들이 가장 먼저 찾아갈 쿠타 비치엔, 당연히 범죄자들도 많다. 경찰도 많은데, 당신을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의 주머니를 털어먹기 위해서다. 안심하지 말자. 스쿠터를 타고 쿠타 비치를 따라 있는 일방통행 도로에 접어들면 1-2분도 안되어 당신은 스쿠터를 세워야 한다. 경찰이 당신에게 이리 와, 어서 와, 발리는 처음이지, 살랑살랑 손짓을 하니까. 그럴 땐 군말 않고 스쿠터를 세우고, 국제운전면허증을 보이라. 물론 그들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머리 색깔이 다른데, 머리가 긴데, 눈 색깔이 더 어두운데, 뭐 이런 말과 함께 돈을 갈구하는 눈빛을 쏘아대지만 무시해라. 돈은 보이지 마라. 보이는 순간, 보내지 않을 지도..



9-3. 소매치기는 물론, 가방 들고 튀는 사람도 많으니 당연히 이건 어디서나 조심할 것. 테라스 자리에 앉을 때도 우리나라처럼 옆자리에 물건 놓고 하하 호호 정신 팔면 없어져도 난 모른다. 길 쪽으로 가방을 들고 가는 사람도 조심할 것. 스쿠터 타고 가는 사람이 당신의 어깨 위에서 가방을 들어주는 척 잡아 슝 사라지면 못 잡는다. 


9-4. 관광객 대상으로 기성인 범죄는 스쿠터 위에서도 벌어진다. 나도 당할 뻔했으니 주의할 것. 보통 렌트한 스쿠터는 뒷바퀴 뒤나, 빌려준 헬멧 뒤에 렌트업체 이름이 적혀있다. 


옷차림 또한 현지인과 다르니 관광객을 구분하기는 쉽다. 관광객은 길을 모른다. 자동차처럼 내비게이션이 있는 것도 아니니, 오토바이 위에서 핸드폰으로 길을 보며 가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런 관광객들을 위해 스쿠터 날치기들이 대기 중이다. 운전하는 사람에게 서서히 다가와 손에서 핸드폰을 낚아챈 후, 부아아아아앙 빠른 속도로 사라지는 것이다. 실패해도 성공해도 이미 사라졌으니 잡을 수는 없다. 다행히 방수용 핸드폰 목걸이로 핸드폰을 넣어서 스쿠터를 운전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만약 그냥 핸드폰을 손에 들고 있었다면, 그대로 발리에 핸드폰을 기증할 뻔. 스쿠터를 운전할 계획을 가진 사람들은 조심 또 조심할 것. 핸드폰뿐만 아니라, 스쿠터가 정말 바짝 붙기 때문에 자칫하면 사고가 날 위험도 있으니 길은 멈춰 서 확인하고 가자.


9-5. 돈 바꾸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환전소 사기꾼이 직업으로 존재하는 게 발리다. 보통 환전소는 1달러에 13150, 13170, 13200으로 끝난다. 그런데 간혹 13199, 13299, 13499 등말도 안 되게 환율이 좋고 끝이 지저분하게 끝나는 환전소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곳은 돈을 바꾼 후 헷갈리게 만드는 작전을 쓰는 사기꾼들이 많다. 다들 마음 편하게, 비치워크 지하에 있는 BNI에서 바꾸던데, 나도 가끔 그런 곳을 이용하고 있다. 시설 좋은 환전소는 웬만하면 사기꾼이 없지만 그래도 조심할 것. 돈은 바꾸고 그 자리에서 세어보자.

9-6. 택시도 우리나라처럼 손 흔들고 바로 타면 큰일 난다. 어딜 가든 흥정인 게 발리. 블루 버드 택시가 유명해서 블루 버로, 블루 택시 등 짝퉁도 많으니 보고 타고, 블루 버드 택시를 타도 미터기를 켜는지 확인할 것. 급한 일이 있는데 블루 버드 택시는 없고, 우버도 못 잡는 상황이면 택시 아저씨랑 흥정해서 타자. 기본 거리는 웬만하면 10,000루피아다. 우리나라 돈으로 천 원.

9-7. 마음 놓고 타는 우버도 조심해야 할 게 있다. 이건 내가 짐바란에 해산물 먹으러 갈 때 당한 것. 보통 목적지를 설정해놓고 우버를 불러 타는데 우버 기사가 다른 곳이 더 맛있다거나 더 좋다거나 하면서 다른 데를 추천할 때 절대 듣지 마라. 우버는 핸드폰 GPS로 당신이 목적지에 내리는지까지 계산하고, 걸리는 시간 같은 걸 추가로 계산해 요금을 청구한다. 당연히 그 요금 기사한테 가겠지. 나도 추천해준 식당 갔다가, 우버가 안 꺼져서 뭐지? 이러다가 취소했는데 취소수수료를 물었다. 거의 우리나라 돈 만 원. 요금은 별로 크지 않는데, 사기당한 기분이 너무 찝찝하고 화가 나서, 우버 본사에 항의 메일과 메시지를 엄청 보냈다. 이유는 기사가 우리를 목적지에 내려주지 않았다는 것. 우버는 바로 나의 컴플레인을 해결해주었다. 무조건 우버 기사를 믿진 말 것. 발리는 조심해야 한다.

9-8. 당신에게 아무 이유 없이 짐을 들어준다거나, 사진을 찍어준다거나, 호의를 베푸는 사람들을 조심하라. 이렇게 말하는 나도 기분이 좋진 않다. 자동차든, 스쿠터든, 행인이든, 시비를 되도록 피하는 게 좋다. 어디서든, 싸움이 붙으면, 관광객 빼고 모두가 현지인 편이다. 객관적이고 뭐고 없다. 관광객이 죄인인 셈이다. 

9-9. 경계하라고 쓴 글이지만, 사실 이 글을 통해서 덜 경계하라고 말하고 싶다. 몇 가지 유형을 알아놓으면, 그저 노 땡스, 싱켄켄(괜찮아요) 두 마디로 당신은 사기의 피해자가 되지 않을 수 있다. 


모르면 모든 게 두렵지만, 
알고 나면 나머지를 즐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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