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나고야 딸 투어 개요

교통/음식/관광

by 미뇽

여행과 패키지를 동의어로 사용하던 엄마를 자유여행의 세계로 이끌었던 게 작년 여름이었다. 이미 유럽에서 세 달 동안 방랑하고 있는 딸을 만나러 엄마가 비행기에 올라탄 것이다. 엄마는 살면서 처음으로 아무런 예정 없이 대한민국을 떠나왔다. 샤를 드골 공항에서 딸을 만나기까지 얼마나 많은 걱정을 품었을까. 게이트 앞에 서있던 나를 본 엄마는, 조금은 안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먼 타국에서 잘 있었구나 하는 안도감이거나, 먼 타국에서 잘 있겠구나 하는 안도감이 아니었을까.

나고야행 비행기표를 끊고, 부쩍 엄마는 지난 프랑스 여행 이야기를 많이 꺼냈다. '진짜 여행'이라고, 또다시 그런 여행을 가고 싶다고, 말하는 엄마의 눈에는 기대가 반짝였다. 나고야 여행이 다음 주로 다가오고 나서야, 딸이 여행 계획을 짜기 시작한 줄도 모르고.


교통편

크게 돈이 들어갈 교통편은 2가지. 다카야마, 시라카와고를 가야 하는 쇼류도 티켓과 이누야마 나고야 메이테츠 티켓이다. 다행히 엄마도 나도 걷는 걸 좋아해 웬만하면 나고야 시내에서는 걸어 다니려 한다. 항상 교통에 대해선 부가적으로 돈이 지출될 부분을 남겨둔다. 교통이란, 알다가도 모를 것.


음식 편

효율적인 여행을 추구하지만, 언제나 먹을 것에 대해선 후하다. 굶는 여행은 상상할 수 없고, 마시지 않는 여행은 꿈꾸지도 않는다. 나고야에서 유명한 장어덮밥, 히쯔마부시는 얼굴도 모르는 친절한 나고야 거주민의 추천으로 마루야에 갈 예정이다. 가격대가 1인당 3만 원이 넘는다. 숙소에서 아낀 돈, 소화기관에 양보하세요. 마지막 날엔 스시로 거나한 저녁을 그려보는 중.


관광 편

같은 도시가 취향에 따라 전혀 다른 도시가 된다. 그게 여행의 매력이고, 함께 여행하는 것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다행히 엄마와 난 여행 취향이 비슷하다. 뚜벅이인 것도, 자연을 좋아하는 것도, 쇼핑을 지양하는 점, 짧게 여러 곳보단 길게 한 곳 등이 그렇다. 누군가와 함께 여행을 간다고 할 때, 눈을 감고 그 사람이 되어본다. 공항에 도착해서, 숙소에 도착해서, 관광지에 도착해서, 그 사람은 무엇을 할까, 그려본다. 엄마는 첫날 숙소에 짐을 풀면 주변에 나가보자, 걸어보자 할 것이다. 아마 나는 지나가다 맥주 한 잔 하고 싶다 말할 테고, 엄마는 피곤하니까 맥주캔 사서 숙소 가서 먹자, 하겠지. 글을 쓰는 사람들이 대단한 건, 한 책 안에서 수없이 많은 캐릭터가 되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 한 인생을 연기하는 것도 벅찬데 작가는 오죽할까.

아무튼 그려지는 대로 코스를 짰다. 첫날은 정말 앞에서 말한 대로, 둘째 날은 일어나 일본 정취가 물씬 느껴지는 이누야마로 이동해, 산코 이나리 신사와 이누야마 성을 보려 한다. 돌아와 미소 가츠나 가락국수를 먹고 사카에 거리, 오스 시장을 둘러보면 둘째 날이 흘러가겠지. 셋째, 넷째 날은 내리는 곳이 여행지다. 다카야마, 시라카와고, 게로 온천. 그리고 다시 나고야.

여행 계획을 짜면서도 기대하는 건 딱히 없다. 마음대로 안 될 걸 다 아니까. 수없이 많은 여행을 다니면서, 여행을 계획한다는 것 자체가 무계획을 계획하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됐다. 그래도 뭐 어때, 이 마음 하나만 있다면 어떻든 참 좋은 여행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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