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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레저 Aug 23. 2023

[파리여행] 후다닥 다녀오기 좋은 파리여행코스


나의 첫 Paris


처음 파리를 방문했던 이유는 영국에서 학생비자를 연장하기 위해서였다. 파리하면 떠오르는, 엽서나 TV 방송에서만 보았던 에펠탑 모습과 개선문을 볼 수 있는 기회였고, 첫 비자를 연장하기 위해 나는 파리여행도 할 겸 비자도 받을 수 있는 일석이조라 생각하고 파리여행을 준비했다.


이렇게 시작된 나의 파리 여행은, 첫해는 정말 머릿속에 온통 비자 걱정 때문에 아름다운 파리의 모습이 눈에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다.(은근 소심녀)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중 하나로 뽑히는 파리의 매력을 제대로 보지 못했던 것이다. 이후로 그다음 해, 두 번째 다시 방문하면서 나는 그곳의 매력을 제대로 눈에 담을 수 있었다.


그렇게 파리로 몇 번의 여행 아닌 여행을 하다가, 어쩌다 보니 지금은 이곳 파리에 살고 있지만 그때는 그냥 비자를 받기 위해 잠깐 스치듯 여행하는 도시라 생각했었고, 오늘의 내 모습을 상상도 못했었는데, 사람의 앞날은 정말 예측할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유럽여행을 계획하시거나 또는 파리를 아주 짧은 일정으로 잠깐 방문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파업이나 교통문제가 많은 파리에서 도보로 다닐 수 있는 이번 파리여행코스를 참고하신다면 웬만한 유명 랜드마크를 거의 보실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파리여행 1박 2일 코스


파리 in 첫날 하루 코스

▶노트르담 대성당 - 퐁 데 자르 - 루브르 박물관 - 튈르리 정원 - 콩코드 광장 - 샹젤리제 거리 - 개선문 - 트로카데로 - 에펠탑(샹 드 마르스 공원) - 바또 무슈


노트르담 대성당 - 여행루트는 에펠탑에서 시작해도 괜찮지만 나는 저녁에 바또 무슈를 예약해 놓았기 때문에 노트르담 대성당부터 시작했다. 런던에서 유로스타 타면 파리 북역 Gare du nord에 도착하는데 숙소를 북역과 멀지 않은 곳에 잡아서 아침 일찍 도착한 나는 숙소에 짐을 맡기고 바로 노트르담 대성당으로 향했다. 예전 사진은 없어서 얼마 전 방문한 불에 탄 후 공사가 한창인 노트르담 성당 사진을 올려본다.


지금은 성당 외관과 뒤편 보수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공사에 관한 히스토리를 둘러보고, 사진만 찍고 나와도 15분 정도면 충분히 볼 수 있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내년 파리 올림픽 때는 오픈을 할 것이라 하지만 인터넷 기사들을 보면 거의 내년 12월이나 되어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들도 있다.


퐁 데 자르 Pont des arts -  퐁네프다리와 루브르 박물관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사랑의 자물쇠로 유명했던 다리 퐁 데 자르. 여행객들이 하도 자물쇠들을 채워놔 다리가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질 위험에 처한 후 다시 공사를 한 퐁 데 자르, 예술의 다리이다. 센강을 배경으로 파리 도시의 주요 다리들과 함께 포토 스폿으로 유명한 보행자 전용다리로 걸어서 루브르 박물관으로 이동하기 좋은 코스이다.


루브르 박물관과 튈르리 정원 - 사실 루브르 박물관을 다 돌아보려면 반나절에서 하루종일도 걸릴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주요 작품만 둘러본다면 1시간에서 1시간 반정도면 볼 수 있다. 일정이 짧아 시간이 촉박하거나 박물관에 크게 관심이 없다면 그냥 피라미드 앞에서 사진만 찍고 가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흐린 날이나 비 오는 날은 튈르리 정원을 방문해도 크게 감흥이 없기는 하다. 하지만 날씨 좋은 날이나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릴 때는 꼭 가봐야 할 곳이다. 루브르 박물관과 가까이 있으니 박물관에서 나오면서 들리면 좋다. 아니면 루브르 보고 근처 히볼리에 있는 안젤리나 카페에서 몽블랑을 사들고 여기 공원 벤치에 앉아 먹어도 좋다.


콩코드 광장 - 콩코드 광장에서는 오벨리스크와 바다의 분수를 볼 수 있다. 여름에는 시원한 분수가 내뿜는 물줄기와 뭉게구름꽃이 핀 푸른 하늘의 파리 모습을 볼 수 있는 멋진 포토 스폿이기도 하다. 특히 겨울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이 주위로 예쁜 크리스마스 조명 장식을 해 놓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이다. 콩코드 광장을 둘러보는 데는 15분에서 20분 정도면 충분하다.


샹젤리제 거리 - 콩코드 광장을 지나 샹젤리제 거리 가기 전에 그렁 빨레와 쁘띠 빨레를 볼 수 있는데 일정에 여유가 있다면 들려 보시는 것도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바로 샹젤리제 거리로 올라간다.


사실 파리 와서 제일 실망스러웠던 곳이 샹젤리제 거리였다. 내가 처음에 방문했을 때는 여름이었고 그 당시의 샹젤리제 거리에는 지금처럼 상점이 많지 않았고 개선문 부근을 제외하면 오히려 한적? 해 보이기까지 했던 곳이었다.

물론 겨울이 되면 완전히 화려한 불빛으로 탈바꿈되는 거리였지만 겨울이 아닌 여름에 보는 샹젤리제 거리는 그냥 평범한 거리였을 뿐이었다.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라파예트백화점도 들어서고, 많은 유명 매장들과 루이비통, 디올이 우뚝 자리 잡고 있어 사람들이 일 년 내내 많이 몰리고 있다. 그래서 볼거리도 많고 맛집들이 많이 생기긴 했는데, 워낙 비싼 동네라 학생때의 난 여기서 맨날 맥도널드만 사 먹었던 것 같다. ㅋ


지금은 파이브가이즈가 들어와서 다행히 여러분은 선택의 폭이 더 넓어지신듯하다. 참고로 프랑스 맥도널드는 정말 맛이 없다.


이렇게 샹젤리제 거리를 구경하면서 길을 따라 올라오면 드디어 개선문이 여러분의 눈앞에 보일 것이다.


개선문 - 개선문 주위에는 늘 사람들로 붐빈다. 사진 찍으려는 사람들이 몰려 있어 관광시즌에는 혼잡하다. 전망대를 올라가지 않는다면 여기서는 사진만 찍고 바로 트로카데로로 이동할 수 있다.


파리 1박 2일 일정이라면 전망대는 한 곳만 올라가는 게 좋다. 시간상 다 올라갈 수 없다. 에펠탑, 개선문, 몽파르나스가 대표적인 파리 전망대인데 요즘은 무료로 볼 수 있는 라파예트나 쁘랭땅 백화점 테라스, 몽마르트르 언덕에서도 파리 시내 모습을 조망할 수 있다. 물론 뷰 차이가 상당히 많이 나는 건 사실이지만 시간이 없다면 백화점 전망대나 몽마르트르를 이용하는 것도 시간과 돈을 절약하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트로카데로 - 개선문에서 트로카데로까지 도보로는 23분에서 25분 정도 걸린다. 메트로 6호선을 이용하면 10분 정도 걸리는데 만약 지하철 파업등의 교통문제가 있다면 걸어서도 충분히 이동할 수 있는 거리이다.


트로카데로에는 은근히 볼거리가 많다. 파리에서 손꼽히는 포토 스폿으로 웨딩촬영이나 신혼여행온 커플들이 사진 찍기 위해 꼭 들리는 코스이기도 하다. 에펠탑의 정면 모습을 볼 수 있고 주위에는 샤이오궁, 국립 해양 박물관, 뮤제 드 옴므등을 방문할 수 있다.


에펠탑과 샹 드 마르스 공원 -  드디어 파리의 최고 랜드마크 중 하나인 에펠탑에 도착했다. 이때쯤 되면 거의 피곤해서 기진맥진할 수도 있다. 근처에서 뉴텔라가 듬뿍 발라진 크레이프와 음료수를 사 먹으며 잠시 휴식타임을 갖는 것도 좋다.


보통 트로카데로에서 이에나 다리로 넘어오면서 에펠탑을 배경으로 사진 찍고, 에펠탑 전망대 올라가고, 다음에 샹 드 마르스 공원으로 빠지는 게 대부분 루트인데, 만약 에펠탑 전망대를 올라가지 않는다면, 바로 샹 드 마르스 공원으로 가도 좋다. 에펠탑 모습을 이런저런 각도에서 찍을 수 있고, 사람들이 에펠탑 사진을 찍기 위해 모두들 핸드폰을 들고 하늘을 쳐다보는 모습들이 재밌게 느껴졌다.


바또 무슈를 타기 전에 식사를 마쳐야 하는 경우면 근처 식당에서 프랑스식 요리를 맛보는 것도 괜찮다.


바또무슈 타기 - 바또 무슈를 타고 파리의 노을 지는 모습과 주위에 하나둘씩 불이 꺼지고 에펠탑의 조명이 더 빛나는 순간을 담을 수 있는 시간이 되면, 내가 있는 곳이 이 세상인지 저 세상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파리의 야경은 너무나 아름답다. 파리를 갈 때마다 바또 무슈를 탔던 건 아니고 바또 파리지앵도 타본 적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바또 파리지앵이 더 나았던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바또 무슈건 파리지앵이건 바또를 타고 저녁 식사를 하면서 파리 센강을 누비는 디너코스를 이용해 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되리라 생각한다.



바또무슈까지 다 타고 계획했던 첫날 파리여행 일정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면,,,,

그날 밤은 그냥 기절 꽥이다. :D





파리 out 반나절 코스

▶몽마르트르 언덕 - 오페라 - 라파예트 백화점 - 아웃


떠나야 하는 날이기 때문에 아침부터 서둘러야 한다. 아웃하는 날은 오전에 반나절 코스로 루트를 짜고 숙소 떠나기 전 체크아웃을 미리 해놓고 짐은 맡겨 놓고 다녔다. 이럴 때는 호텔보다는 민박집이 괜찮았다. 친절한 민박집 사장님들이 짐을 맡아 주셨기 때문이다. 요즘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몽마르트르 언덕 - 몽마르트르 언덕을 가장 빨리 올라갈 수 있는 방법은 꼬마기차와 푸니 콜라를 이용하는 것이다. 걸어서 올라가는 것보다는 비용이 나가지만 훨씬 빠르게 도착할 수 있기 때문에 일정이 여유롭지 않을 때는 이 방법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낫다.


몽마르트르 언덕에서 꼭 가야 할 곳은 바로 사랑해 벽과 사크레 쾨르 대성당이다. 그리고 언덕에서 내려다 보이는 파리 시내 전경은 매우 아름답다. 물론 흐린 날은 멀리 까지 잘 안 보이기는 하지만, 이곳에서 석양에 물드는 파리의 모습을 보는 것도 꽤 낭만적이다.


내려오면서 Place du Tertre 화가 거리라 불리는 곳에 들려 그림들도 보고 다양한 파리 기념품들을 구경할 수 있다.

오페라 - 몽마르트르에서 오페라까지 걸어서는 대략 30분 정도 걸린다. 지하철을 이용하면 20분 좀 더 걸린다. 오페라 가르니에 앞에서 사진 찍고 근처에서 브런치를 먹으면 좋다. 카페 드 라 뻬 cafe de la paix라는 곳이 있는데 이곳 브런치도 괜찮다.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 오스만 - 쇼핑을 원하지 않으면 건너뛰어도 좋지만 그래도 파리에서 제일 유명한 백화점 중 하나이니 한번 들려서 아이쇼핑 하는 재미도 느껴보시길. 라파예트 백화점의 압도적인 아름답고 화려한 실내 인테리어가 탄성을 자아냈다.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그 화려함이 극에 달하는 것 같다. 특별히 살게 없다면 길 건너 식품관(구르메)에 가셔서 트러플 소금이나 오일, 쇼콜라등 선물용이나 간식거리를 사면 좋다.




프랑스 파리의 주요 명소들을 하루에 모두 돌아보기는 쉽지 않지만 이 코스 정도면 짧은 시간 동안 파리를 충분히 경험할 수 있고, 감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때 당시 파리에서 1박 2일 여행을 마치며 영국으로 돌아가면서 나는 내년에 또 올 수 있을까? 늘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내년에 다시 오고 싶을 만큼 파리라는 도시는 그때의 나에게는 참 매력적인 곳이었다.

이십 년 넘게 살다 보니 이제는 무덤덤해졌지만 말이다.:D


글을 쓰다 보니 첫 파리여행 때 배낭 하나 짊어지고 영국으로 다시 돌아가면서 비자 연장 걱정을 했던 학생적 나의 모습이 떠오른다.

아~ 옛날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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