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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llochen Feb 29. 2024

아들에게 드디어 좋아하는 여자가 생겼다.

흐뭇!

아들은 14살이다.

이제는 키도 나와 비슷하고, 목소리도 점점 굵어진다.

그림 그리는 것도 좋아하고 역사, 과학분야도 좋아하지만, 그래도 그에게 가장 좋은 것은 역시 게임이다!

친구네 부부 아들에게 공룡 그려주고 있는 중학생 아들

이 아들은 아직까지는 나에게는 모든 비밀을 말해준다. (물론 엄마 몰래 한 게임얘기는 패스)


"엄마, 난 자위를 너무 많이 하는 것 같아. 괜찮을까?"


"많이 하는 건 어떻게 구분해?"


"제이미는 일주일에 한두 번 한다는데 나는 더 많이 하거든"


"자위를 많이 한다고 건강이  나빠지는 건 아니잖아? 하고 싶은 만큼 하는 거지 뭐~"


"그런가? 가끔 죄책감이 들어.."


"왜 죄책감이 들어? 죄를 짓는 게 아니라 니 몸을 알아가는 건데~ 그런 생각 안 해도 돼~"


뭐 이 정도다..


이런 아들이 얼마 전에는  자기에게 crush가 생겼다며 이름을 말해주었다.

페넬로페, 페넬로페는  예쁘고, 마음씨는 더 예쁘고, 공부도 잘하고, 그림도 잘 그리고, 모든 게 완벽하다나..

이런 표현을 누군가에게 해 본 적이 없는 아이인데, 이 녀석 진짜로 그녀가 좋은가보다.


" 엄마,  요즘은 교실에서  나도 모르게 눈이 자꾸 페넬로페한테 가는데, 오늘은 걔 쳐다보고 있다가 페넬로페한테 들켰어. 그리곤 페넬로페가 날 보며 웃으더라고..

흐.... 나... 내일 학교 어떻게 가지?"


하하하

그게 고민이구나. 너무 귀엽다.


"널 보며 웃었다는 건, 비웃은 거 아니면 긍정의 뜻인 거 같은데.. 내일부터는 학교 가면 페넬로페에게 " Hi " 한 번 해주면 되는 거 아냐?"


" Hi? 걔 한데??  아냐 아냐.. 난 내가 완벽해질 때까지 좀 기다릴 거야. 근육도 좀 만들어야 하고, 독일어도 완벽하게 해야 하고, 다른 과목들 성적들도 더 높여야 하고. 그런 다음에 친해져 보도록 할 거야."


"와!! 너에게 그런 상세한 계획이 있다니! 근데 그게 언제 될까?"


"흠... 50년 뒤??"


나는 웃고 말았다.


"아들, 넌 너네 나이 때에 사귀는 게 뭐라고 생각해?"


"통화 자주 하고, 같이 놀고, 가끔 영화관도 가고 그런 거?"


"맞아. 너 베프 '반아' 있지? 걔는 여자인데도 너랑 친하잖아. 아침에 교실에서 안녕! 인사하고, 걔네 집에서 놀기도 하고, 숙제 물어보고, 생파 초대하고. 그런 거야. 사귄다 하는 게 그렇게 특별한 건 아니라고 엄마는 생각해. 그 사람과 가장 친해지는 관계가 아닐까? 엄마의 베프는 하이코(님편) 거든 "


"맞아. 나도 페넬로페랑 약간 친해지고 싶긴 한데, 걔한테 피해를 끼치긴 싫어. 내가 걔한테 숙제를 물어보면 날 바보로 생각할 거고,  같이 프로젝트하게 되면 대부분 걔가 다 하게 될 거고, 그럼 난 페넬로페한테 미안해질 거고.. 그리고 엄마, 엄마는 알잖아. 나 영화관에서 계속 꼼지락꼼지락 움직이기는 거. 페넬로페가 그거 싫어할 거야.. 난 좀 더 커야 해. 그래서 지금은 이렇게 가끔 걔를 쳐다보는 것 만으로 만족스러워 "


아들은 생각보다 진지했고, 지금보다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나는 그런 아들의 마음이 사랑스럽다!


( 며칠 전 나 몰래 숙제 미뤄놓고 하루종일 게임 한 날,  우리 집은 한바탕 전쟁터 같았는데, 이런 날 저런 날이 있으니 이게 인생이지 싶다.)

출처 lapesoetan.com


Cruch에 대해 구글링 해보니 재밌는 게 많이 나온다.

역시 학교는 남녀공학을 다녔어야 해!!!

하긴, 남편은 남녀공학을 다녔는데도 여자에게 별로 관심이 없었다고 했지. 나라면 달랐을 텐데..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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