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그리는 것도 좋아하고 역사, 과학분야도 좋아하지만, 그래도 그에게 가장 좋은 것은 역시 게임이다!
친구네 부부 아들에게 공룡 그려주고 있는 중학생 아들
이 아들은 아직까지는 나에게는 모든 비밀을 말해준다. (물론 엄마 몰래 한 게임얘기는 패스)
"엄마, 난 자위를 너무 많이 하는 것 같아. 괜찮을까?"
"많이 하는 건 어떻게 구분해?"
"제이미는 일주일에 한두 번 한다는데 나는 더 많이 하거든"
"자위를 많이 한다고 건강이 나빠지는 건 아니잖아? 하고 싶은 만큼 하는 거지 뭐~"
"그런가? 가끔 죄책감이 들어.."
"왜 죄책감이 들어? 죄를 짓는 게 아니라 니 몸을 알아가는 건데~ 그런 생각 안 해도 돼~"
뭐 이 정도다..
이런 아들이 얼마 전에는 자기에게 crush가 생겼다며 이름을 말해주었다.
페넬로페, 페넬로페는 예쁘고, 마음씨는 더 예쁘고, 공부도 잘하고, 그림도 잘 그리고, 모든 게 완벽하다나..
이런 표현을 누군가에게 해 본 적이 없는 아이인데, 이 녀석 진짜로 그녀가 좋은가보다.
" 엄마, 요즘은 교실에서 나도 모르게 눈이 자꾸 페넬로페한테 가는데, 오늘은 걔 쳐다보고 있다가 페넬로페한테 들켰어. 그리곤 페넬로페가 날 보며 웃으더라고..
흐.... 나... 내일 학교 어떻게 가지?"
하하하
그게 고민이구나. 너무 귀엽다.
"널 보며 웃었다는 건, 비웃은 거 아니면 긍정의 뜻인 거 같은데.. 내일부터는 학교 가면 페넬로페에게 " Hi " 한 번 해주면 되는 거 아냐?"
" Hi? 걔 한데?? 아냐 아냐.. 난 내가 완벽해질 때까지 좀 기다릴 거야. 근육도 좀 만들어야 하고, 독일어도 완벽하게 해야 하고, 다른 과목들 성적들도 더 높여야 하고. 그런 다음에 친해져 보도록 할 거야."
"와!! 너에게 그런 상세한 계획이 있다니! 근데 그게 언제 될까?"
"흠... 50년 뒤??"
나는 웃고 말았다.
"아들, 넌 너네 나이 때에 사귀는 게 뭐라고 생각해?"
"통화 자주 하고, 같이 놀고, 가끔 영화관도 가고 그런 거?"
"맞아. 너 베프 '반아' 있지? 걔는 여자인데도 너랑 친하잖아. 아침에 교실에서 안녕! 인사하고, 걔네 집에서 놀기도 하고, 숙제 물어보고, 생파 초대하고. 그런 거야. 사귄다 하는 게 그렇게 특별한 건 아니라고 엄마는 생각해. 그 사람과 가장 친해지는 관계가 아닐까? 엄마의 베프는 하이코(님편) 거든 "
"맞아. 나도 페넬로페랑 약간 친해지고 싶긴 한데, 걔한테 피해를 끼치긴 싫어. 내가 걔한테 숙제를 물어보면 날 바보로 생각할 거고, 같이 프로젝트하게 되면 대부분 걔가 다 하게 될 거고, 그럼 난 페넬로페한테 미안해질 거고.. 그리고 엄마, 엄마는 알잖아. 나 영화관에서 계속 꼼지락꼼지락 움직이기는 거. 페넬로페가 그거 싫어할 거야.. 난 좀 더 커야 해. 그래서 지금은 이렇게 가끔 걔를 쳐다보는 것 만으로 만족스러워 "
아들은 생각보다 진지했고, 지금보다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나는 그런 아들의 마음이 사랑스럽다!
( 며칠 전 나 몰래 숙제 미뤄놓고 하루종일 게임 한 날, 우리 집은 한바탕 전쟁터 같았는데, 이런 날 저런 날이 있으니 이게 인생이지 싶다.)
출처 lapesoetan.com
Cruch에 대해 구글링 해보니 재밌는 게 많이 나온다.
역시 학교는 남녀공학을 다녔어야 해!!!
하긴, 남편은 남녀공학을 다녔는데도 여자에게 별로 관심이 없었다고 했지. 나라면 달랐을 텐데..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