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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미 Oct 13. 2017

서울에서 취준 하는 옥시기의 일기 #2

취업준비생에게 취업준비기간이란.

 취업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고 한다.

점점 우울해지고 걱정이 많은 내 또래 사람들을 마주하면 공감이 되기도 하지만, 상대에 따라서는 열등감이 들기도 하고 질투가 나기도 한다. 저런 사람도 떨어지는 마당에, 나는 가당키나 한가 하는 못난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하는 것 같다. 나는 묵묵히 내길을 가면 된다고 수없이 되뇌어도, 사람이라는 게 마음대로 쉽게 감정 컨트롤이 될 리 없다. 


 얼마 전에 모두투어에서 공개채용 공지가 떴다. 솔직히 망설였다. 이미 같이 아르바이트하는 사람들 중 두 명이 이 공개채용에 지원을 할 건데, 이 못난 나는 지원해 봤자 경쟁률만 높이는 게 아닐까.


 그렇지만 지원을 했다. 자소서를 쓰는데, 이상하게 강단이 생기고, 자신감이 넘쳤다. 간절함을 보여줘야 한다는, 모두투어 취업설명회에서의 팁도 버무렸고 또 솔직하지만 당당하게 나 자신을 표현하려고 했던 것 같다. 이번 시즌이 내게는 첫 취업준비 시즌이기 때문에, 다음번에 또 지원을 해 볼 심산으로 쓴 거 긴 하지만, 그래도 되도록이면 이번엔 서류만 붙자, 다음번은 1차 면접 붙고, 그 다음번은 2차 면접 붙으면 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썼다.


 이상하게 자소서를 쓰는데 그전에 했던 못난 생각들이 지워지고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 아마 내가 자신에게서 어떤 가능성을 확인하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자소서의 문항을 보면서 이것저것 내 과거와 현재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되니 이만한 자아성찰도 없는 거다. 역시 나는 이상한 부분에서 깨달음을 얻는다.


 아마 함께 취업준비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계실 것 같다. 나는 위로를 건넬 수 있는 위치도 아니고, 그건 누구나가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아무도 우리를 위로해 줄 수는 없다. 하지만 긴 취업준비기간을 너무 부정적으로 보진 않으셨으면 좋겠다. 이건 지금 취업준비생들 뿐 아니라, 주변분들에게도 당부하는 것이기도 하다. 취업준비를 하면서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을 졸업하고 좀 뒤늦게 자신을 알아가고 있는 과정에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이걸 시간낭비라고 생각하지 말고 차근히 준비해 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다들 인정하는 분위기라면, 조금 더 편한 마음으로 준비를 하고, 신중하게 선택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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