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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ho Mar 07. 2021

2021 음악 산업을 이해하기 위한 12가지 이슈

[번역]  Rolling stone US 칼럼

저는 음악보다는 영화나 드라마를 더 좋아하고, 아이돌을 제외하고는 음악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음악에 대한 글을 자주 번역하는 이유는, 콘텐츠 분야에 있어 가장 먼저 디지털 전환에 성공했고 새로운 트렌드에 대한 수용도가 빠른 산업이라서 벤치마킹의 요소가 풍부하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포스팅은 온전히 저의 '스터디' 목적이긴 하지만, 팬데믹과 스트리밍 전환으로 큰 변화에 직면한 음악 산업의 흐름을 알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시간을 투자해도 좋은 글이 될 것 같습니다. Rollong stone US에서 2020년 음악 업계를 정리하는 12가지 이슈를 다룬 글인데, 약간의 각색과 편집을 곁들였습니다.


*영어-> 일본어-> 한국어 번역으로 온 글이라 다소 오역이 있을 수 있습니다. 관련 링크는 가급적 국내 기사로

 대체했습니다.


원문 제목 : 격변의 2020년 음악 비즈니스. 꼭 알아둬야 할 12가지 이슈



훗날 2020년의 음악 업계는 그야말로 '격변' '혁명' '천재지변'으로 기억될만하다. 수익으로 이어지는  투어 나 스케줄은 사라졌고, 레코드사나 아티스트, 똑똑한 창업자들까지 모두가 새로운 수입원과 팬과의 연결을 모색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유니버셜 뮤직의 수장인 Lucian Grainge는 전 직원들에게 보낸 연례 메일에서 이렇게 말했다 " 2020년은  많은 것을 잃어버린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들이 직면한 과제에 용기를 갖고 맞섰던 시기로써도 기억되어야 한다." 수백억 달러의 이익을 만드는 히트곡, 그리고 이를 뒷받침 해왔던 업계 구조가 완전히 마비되었던 지난 1년의 '기묘한 12가지 이슈' 들을 되돌아보았다.


1. 버추얼 (온라인) 콘서트의 대중화


코로나는 재미없고 싸구려로 취급받았던 라이브 스트리밍을 음악 업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이룬 생태계로 변화시켰다. 전 지구적인 스타부터 아마추어 뮤지션까지, 라이브가 불가능했던 모든 아티스트들이 일제히 팬과 연결되는 수단으로써 라이브 스트리밍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처음에는 집에서 캐주얼한 영상을 아이폰으로 촬영한 것이 대부분이었다가, 많은 돈과 시간이 투입되는 대규모 라이브까지 등장하게 되었다. 추수 감사절 주말에 공개되어 큰 반향을 일으킨 두아 리파의 STUDIO 2054에는 엘튼 존,  마일리 사이러스 등 호화 게스트를 섭외하는 등 총제작비만 약 150만 달러를 쏟아부었다. 두바이에서 진행된 KISS의 연말 공연 Goodbye 2020 에는 무려 1천만 달러가 투입되기도 했다.


KISS 2020 GOODBYE


포트나이트, 로블럭스 등 비디오 게임의 세계를 무대로 한 버추얼 콘서트도 화제였다. 문화적 '사건'으로 기록될만한 트래비스 스캇의 포트나이트 공연은 무려 2천만 달러의 수익을 안겼고, 릴 나스 엑스가 로블럭스에서 펼친 가상 콘서트는 3300만명이 시청했다. 콘텐츠 제작사 Wave에는 저스틴 비버, 더 위켄드, 제이 발빈 등 거물급 아티스트들이 앞다퉈 투자에 나섰다. 실제 콘서트의 부활을 원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 한편, 매니저나 부킹 에이전트, 그리고 많은 아티스트들은 비용과 리소스 면에서 효과적인 라이브 스트리밍이 팬데믹이 끝난 이후에도 하나의 옵션으로 정착할 것으로 내다봤다.   — Ethan Millman


ROBLOX PRESENTS THE LIL NAS X CONCERT EXPERIENCE
Travis Scott and Fortnite Present:


2. 마케팅이 필요 없는 릴리즈 전략


앨범 발매는 원래 수개월에 걸친 티저 노출, 잡지 표지, 토크쇼 출연 등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한 시장의 급격한 혼란으로 히트곡은 온라인 바이럴이나 서프라이즈 발매 (ex. 테일러 스위프트의 Folklore와 evermore. 두 곡 모두 발매와 동시에 차트 장악)의 형식으로 리스너들을 사로잡았다. 대규모 마케팅 예산을 쓰지 않고 순간적인 이슈화로 성과를 만들어내는 발매 전략의 트렌드는 포스트 코로나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Amy X. Wang


Taylor Swift - willow


3. 판권을 거래하는 아티스트


밥 딜런이 전곡을 유니버설 뮤직 그룹에 매각하겠다는 뉴스는 비트족 (1950년대에 미국에서 현대의 산업 사회를 부정하고 기존의 질서와 도덕을 거부하며 문학의 아카데미즘을 반대한 방랑자적인 문학 예술가 세대)를 술렁이게 만들만한 이슈였으나 음악업계 동향에 민감한 사람들에게는 당연한 흐름으로 받아들여졌다. 2020년에는 스티브 닉스, 마크 론슨, 이매진 드래곤즈, 칼빈 하리스, 페리 등 유명 스타들이 자신들의 곡을 대기업에 팔기 시작했다.


음악 저작권 펀드 Hipgnosis Songs Fund는 지금까지 약 10억 달러를 쏟아부어 곡을 사들였고 앞으로도 대규모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다. 송라이터들이 곡 매각에 적극적인 이유는 단순히 제시 금액이 매력적이기 때문만이 아니다. 2020년 공연 수익이 급격히 줄어든 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임 중에 자본 이득세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2021년 초에도 아마 이러한 움직임은 계속될 것이다.  — Tim Ingham




4. 공정한 레코드 계약이 어쩌면 가능해질지도..


본인이 동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티스트의 곡이 팔린다는 뉴스는 언제 들어도 불편하다. 2020년 Shamrock Capital이 스쿠터 브라운으로부터 테일러 스위프트의 레코드 마스터 소유권을 3억 달러에 사들이면서 그녀를 또 한번 충격에 빠뜨렸다. 하지만 2018년 유니버설 뮤직 그룹과 체결한 계약 내용은 음악 업계의 오랜 관행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유니버셜 뮤직과의 계약 이후 그녀는 발표한 전곡의 *마스터 권한을 소유하게 되었는데, 여기에는 2019년 발매된 <lover>와 2020년  <Folklore>, <evermore> 포함되었다. 유니버셜과 산하의 리퍼블릭 레코드는 마케팅 및 유통을 담당하고 작품의 부수적인 권리는 소유하지 않는다.


(*참고 :  테일러 스위프트 마스터 소유권 논란)


스위프트가 마스터 권한을 둘러싼 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그녀의 숙적이었던 카니예 웨스트는 트위터에서 유니버셜을 강력하게 비난하며 금전적인 것을 포함 자신의 레코드 계약을 둘러싼 기밀 조항 페이지를 공개했다.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메이저 레이블의 아티스트들은 앞으로  음반 취급 및 계약 내용에 대해 협상할 수 있을 것인가? 고군분투하는 카니예 웨스트와 테일러 스위프트를 진정시키지 못한다면,  앞으로 더욱 많은 아티스트들이 불공정 레코드 계약을 비판하고 나설 것이다 — T.I.



5.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는 모두의 친구가 될 수 없다


코로나로 촉발된 공연 비즈니스의 붕괴는 음악업계에서 오랫동안 이어진 대기업에 대한 반감을 다시금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팬데믹 상황에서 스트리밍 서비스와 이들의 파트너인 메이저 레이블들은 막대한 이익을 손에 넣었지만, 음악 생태계의 큰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중견 아티스트들의 상황은 어떠한가?

UMAW (Union of Musicians and Allied Workers: 뮤지션 조합 & 노동자 연합)는 이를 계기로 스포티파이에 스트리밍 수익 배분 인상을 비롯한 모든 계약 조항의 재검토를 촉구하는 대규모 캠페인을 벌였다. "스포티파이는 나날이 성장하고 있지만,  음악업계에 종사하는 수많은 아티스트들은 여전히 적은 수입에 허덕이고 있다."며 무려 2만 6천 명 이상의 뮤지션들이 서명에 나섰다.



한편  Bandcamp는 대형 스트리밍 기업에 맞서는 의미 있는 플랫폼으로써 존재감을 보였다. 특정일에 한해서 수수료를 포기하는 Bandcamp Friday를 통해 지금까지 약 4천만 달러 (420억 원)를 아티스트와 레이블에 되돌려 주었다.. (Bandcamp Friday는 20201년에도 계속된다.) 애플뮤직과 스포티파이는  올해 인디 레이블과 공연장을 지원하는 목적으로 큰 금액의 펀드를 조성하는 등 탐욕스러운 기업의 이미지를 개선하고자 했다. 이러한 캠페인이 성과를 보이기 시작한 징후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 Simon Vozick-Levinson


6. 바이럴 히트, 대세가 되다


2020년 히트를 꿈꾸는 아티스트가 해야 할 단 한 가지는 바이럴을 만드는 것이다. 팬데믹으로 사람들을 모으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음악 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곳이 바로 틱톡이다. 자유로운 영상 편집과 방대한 음악 라이브러리를 통해 누구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틱톡은 빠르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018년 여름에서야 글로벌 버전이 출시되었는데, 2019년에 모회사인 중국의 바이트 댄스가 립싱크 동영상 앱인 뮤지컬리를 사들여 틱톡으로 통합시키면서  점유율을 단숨에 끌어올릴 수 있었다. 2019년 액티브 유저수는 전년 대비 60% 이상 늘어난 데다가  (5억 명에서 8억 명으로 증가), 정부의 규제 압박이 오히려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성장에 박차를 가한 것이다. 틱톡의 발표에 따르면 2020년에는 Claire Rosinkranz 나 Dixie D’Amelio, Powfu、Priscilla Block、Tai Verdes 등 70팀 이상의 아티스트가 틱톡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메이저 레이블과의 계약에 성공했다.



또한 틱톡을 통해 과거의 곡들이 주목받고 역주행하는 사례들이 나오면서, 마케팅 및 프로모션 툴로써 영향력이 더욱 커졌다. RCA(Records Label UK)Tate Mcrae를 틱톡에서 강력하게 푸시한 결과, 첫 토크 프로그램 출연과 MTV의 VMA 노미네이트, 그리고 팝 전문 라디오 방송에서 큰 인기를 모으는 등의 성과를 냈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게임 체인저'는 틱톡을 활용한 마케팅에 특화된 소규모 기업들이다. Against the Grain (ATG)는 3월 한 달에만  여러 레이블과 아티스트로부터 의뢰받은 캠페인이 160건을 넘었다. Tate와 ATG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단순히 계정을 개설하는 것만으로는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 틱톡을 활용한 성공을 만들기 위해서는 독점 제휴 콘텐츠 및 메이킹 영상, 공들여서 만든 테마나 챌린지, 그리고 무엇보다 지속적인 포스팅이 필요하다 — Samantha Hissong


7. 수요가 있는 곳에 브랜드가 따른다


최대 수입원이었던 투어가 불가능 해지면서 수많은 메이저 아티스트들이 혼란에 빠지자, 넘칠 만큼 많은 자산을 보유한 세계적인 기업들이 너도나도 앞다퉈 이들에게 손을 내밀기 시작했다. 취재에 응한 몇몇 에이전시에 따르면 브랜드와 파트너십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았고,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이들은 매우 민첩하게  움직였다. 브랜드 계약에 있어 아이콘과 같은 존재가 되어버린 트래비스 스캇은 올해, 수많은 브랜드들과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맺었다


플레이 스테이션, 나이키, 앤 하이저 부시, 포트나이트와의 제휴는 물론, 많은 화제가 되었던 맥도널드와의 콜라보 '트래비스 스캇 밀' 은 일부 매장에서 재료 소진 사태를 빚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맥도널드와의 콜라보 굿즈로 출시했던 맥너겟 수면 베개는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그 밖에도 Bad Bunny와 Post Malone이 크록스와 콜라보로 진행한 슈즈, 레이디 가가의 신작 Chromatica 발매 기념으로 출시한 '오레오' 도 화제가 되었다. 또한 아이스크림 업체 Serendipity에 투자를 결정한 셀레나 고메즈는 블랙핑크와 함께 싱글을 발표하기도 했다. 2021년에는 부디 이런 시도보다는 투어 비즈니스가 부활할 수 있기를 고대해 본다. — E.M


The Travis Scott Meal | McDonald’s



Lady Gaga x OREO


8. 메이저 레이블을 압도한 DIY 레이블과 아티스트

팬데믹 상황에서 DIY 음악이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소식을 본지에서도  발 빠르게 전한 바 있다. TuneCore 나 UnitedMasters를 매개로 각 플랫폼에 업로드된 곡 수가 2019년부터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는 전 세계 레코드 업계에 미칠 파장이 작지 않다. 메이저 레이블의 스트리밍 시장 점유율을 일부 잠식하며 인디 섹터 전체에서 연간 약 20억 달러 (약 2.3조 원)  규모의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또한 Midia Research에 따르면 현재 음악 제작에 참여하는 인구수는 전 세계에서 약 1400만 명에 달하며, 이들  DIY씬의 영향력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흐름에  메이저 레이블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수십 년간 시장 점유에 집착하면서 돈을 쏟아붓는 방식의 A&R 전략으로 이어져 매주 발매되는 신보는 공급 과잉에 이르렀다. 워너 뮤직은 이미 상장을 마쳤고, 이어서  유니버셜 뮤직이 IPO를 준비하고 있는 요즘,  메이저 레이블 각사의 관심은 이제 시장 점유율보다 이익률로 넘어가고 있다. — T.I.



9. 그럼에도 여전히 시장을 독점하고 싶은 메이저 레이블


2015년, 음악 업계 전체가 신보 발매를 금요일로 통일시키는 결정을 내렸을 때, 인디 레이블에서는 다양성을 잃고 음악 신 전체가 미국산 팝 일색이 되어버리는 것을 우려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을 뒤엎는 반대 양상이 펼쳐졌다. 현재는 스웨덴이나 프랑스, 영국, 나이지리아, 필리핀 등의 아티스트들이 (대부분은 인디 힙합 계열 아티스트) 자국 내 스트리밍 (또는 차트)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메이저 레이블도 주목한다. 유니버셜은 지난 18개월간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그리고 영국에서 Def Jam Recording (힙합, R&B 전문 레이블)을 론칭함과 동시에 모로코, 이스라엘 등에 새로운 오피스를 여는 등 투자에 나섰다.


한편 소니 뮤직은 최근 동아프리카와 남아프리카의 A&R 활동에 많은 돈을 투자하고 프랑스에서도 에픽 레코드 (소니뮤직 엔터테인먼트 산하의 레이블)를 론칭했다. 다국적 기업의 메이저 레이블은 무수히 존재하는 로컬 신의 장악 없이는 글로벌한 음악 업계를 정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듯하다 — T.I.



10. 어느새 업계 중심으로 들어온 중국


이 토픽은 앞으로 본지의 음악 비즈니스를 정리하는 기사에 매년 등장하게 될 것이다. (적어도 중국의 거대 엔터테인먼트 기업 텐센트가 전 세계 음악업계를 손에 넣고 있는 한!). 텐센트를 중심으로 한 기업 연합은 2020년 유니버설 뮤직 그룹의 전체 10%의 주식을 사들였는데 최근 이 비중을 20%로 끌어올렸다. 또한 이들은  워너 뮤직 그룹의 주식 일부, 그리고 인도에서 스포티파이와 경쟁하는 Gaana의 주식 비중을 34%까지 늘렸다.  


10월에는 AI를 통해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가장 핫한 신인 아티스트를 분석하는 영국 거점의 스타트업  Instrumental에 투자하기도 했다. (목적은 텐센트가 라이벌보다 먼저 잠재력 있는 아티스트와 계약하기 위함이다). 뿐만 아니라 스포티파이 주식의 9%, 에픽 게임즈 주의 40%를 텐센트가 갖고 있다. 에픽 게임즈의 대표 서비스인 포트 나이트가 최근 트래비스 스캇을 비롯한 대형 아티스트들의 버츄얼 콘서트를 열게 된 것도 우연이 아니다.




11. 라이브 뮤직의 레벨업


흐릿한 음과 언밸런스한 믹스, 글리치(glitch)와 지연, 그리고 아이폰으로 촬영한 영화와 버추얼 콘서트를 진심으로 원하는 사람이 있을까? 팬데믹으로 인해 생겨난 초기의 라이브 스트리밍 콘서트는 음악 업계에 있어서 꼭 필요한 중요한 수입원 이라기보다는 기믹의, 어쩔 수 없는 상황의 고육지책으로 생겨난 마케팅 수단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은 180도 달라졌다.


Patreon이나 Maestro를 비롯한 라이브 스트리밍 기업은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2020년 초,  Maestro가 한 달 동안 열 수 있는  유료 버추얼 콘서트의 공연 횟수는 50회에 불과했지만 여름에는 무려 200회에 달했다. 고퀄리티의 콘텐츠 제작은 돈이 많이 들지만, 그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두아 리파의 버추얼 콘서트 제작 기간은 수개월이었고 총제작비는 150만 달러 (약 17억 원) 이상이었으나, 장당 10달러의 티켓이 약 28만 4천 장 팔렸다고 하니 단순 계산으로 약 36억 원 이상의 수입을 올린 셈이다. BTS는 더욱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Bang Bang Con이라는 단발성 온라인 콘서트를 통해 그들은 약 2천만 달러 (약 226억 원) 이상을 벌어들였다.


이러한 기회는 꼭 밀레니얼들에게 인기 있는 톱스타들에게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온라인 공연보다도 가혹한 투어 스케줄로 유명한 왕년의 컨트리 가수들도 최근에는 수혜를 입고 있다. 본지는 지난 8월,  주 5회씩 Maestro에서 라이브 스트리밍을 해온 Melissa Etheridges는 1년 동안 약 60만 달러의 이익을 플랫폼을 통해 얻었다고 전한 바 있다.


수개월 동안 영업조차 할 수 없었던 각 공연장들도 돌파구를 찾고 있다. 뉴욕의 Poisson Rouge는 9월에 독자적인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최근에는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수익을 얻고자 하는 시도를 지지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일렉트로닉 듀오 Bob Moses는 원래 온라인 게임 유저들을 위한 플랫폼이었던 트위치에서 라이브 공연을 시작하고 월 4.99~24.99달러의 구독 모델도 도입했다.


Bob Moses x Twitch Livestream Trailer


공연 라이브 스트리밍이라는 비즈니스는 팬데믹이 끝난 이후에도 계속될 수 있을까? 전 세계 어디에서도 즐길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두아 리파의 다음 공연의 유료 티켓 매출이 70% 이상 증가했다는 점을 생각해 봤을 때, 대답은 YES이다. 서브스크립션, 또는 1회 차 단발 공연의 비즈니스 모델이 앞으로 어떻게 자리 잡을지는 아직 불투명 하지만 말이다. — S.H.




12. And the unbundled begins to rebundle (리번들화)


2010년대, IT업계 스타트업은 매력적이고 참신한 아티스트를 통해 기존의 미디어 생태계에서 유저들을 뺏어오려고 했었다. 그리고 등장한 것이 방대한 양의 음악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플랫폼과 모든 영화와 TV 프로그램을 원하는 시간에 저렴하게 제공하는 서비스다. 매달 몇 개의 서비스에 요금을 내는 것이 이제 어색하지 않은 요즘.  각 서비스들은 이제 번들화 (묶음 요금제)를 추진하고 있다. 각각의 멀티미디어 플랫폼을 사들여 거대화 된 기업들은 마치 젠가의 탑처럼 느껴진다.


팟캐스트 기업을 잇달아 인수한 스포티파이는 훌루와의 파트너십으로 디스카운트 딜을 실시했다. 10월에는 애플도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며 Apple Music과  Apple News+, 그리고 Apple TV+ 등의 서비스를 한데 묶은 멀티 서브스크립션 번들 (Apple One이라는 네이밍에는 문제가 있을 수 있으나 본 내용과는 무관함)을 시작했다. 한편 구글은  YouTube TV와 YouTube Music을 소유,  디즈니는 자사의 콘텐츠 플랫폼 디즈니 플러스 운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리고 미디어 업계의 거인 페이스북은 갑작스럽게 틱톡을 모방한 Instagram Reels과 음악 제작 앱 Facebook Collab 등의 제품을 론칭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한마디로 요약하면, 스타트업의 단편적인 서비스에 일희일비하거나 "친구가 가르쳐준 새로운 앱 재미있던데?" 하던 시대는 끝났다는 것이다. 대형 테크 기업은 이제 메인스트림 미디어 조직이자 서서히 모든 것을 집어삼키면서 비대화되어간다. 이들은 엔터테인먼트 세계를 완전히 지배하고 있다. 즉, 이들은 당신의 모든 개인 정보를 손에 쥐고 있는 것이다. — A.X.W.


The Next Re-bundling Will Be Multi-Media (2019)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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