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날, 레이니스피아라(Reynisfjara)

꽃보다 청춘보다 아이슬란드 #12

by Mihyang Eun

식상한 얘기지만, 아름다운 것은 위험을 동반한다. 위험할수록 아름답기도 하다.


사랑의 신 에로스와 죽음의 신 타나토스가 항상 짝을 이루는 것도 격정적인 에로스일수록 그 뒤에는 항상 타나토스의 그림자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창 사랑에 빠져있을 때는 죽음만이 그 사랑을 중단시킬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실제로 사랑의 완성은 죽음이기도 하다. 대개는 죽음 이전에 사랑이 종료되고 말기 때문에.


대규모 화산 폭발이 일어날수록 그 주변에 있던 다른 생명의 목숨은 위험해지지만 그 후엔 폭발로 인해 훨씬 더 다양하고 아름다운 결과물들이 자연에 남는다.


주상절리를 처음 본 것은 제주였는데, 아이슬란드의 레이니스피아라도 흘러내린 용암이 식으면서 다각형 모양으로 굳어버려 주상절리가 됐다.


특히 아이슬란드 비크에서 찍은 사진들을 보고 몇몇 지인들이 제주 같다고 말했었다. 아이슬란드 남쪽에 위치한 비크는 비교적 따뜻해서 화산 지형에서 보이는 몇 가지 특징들이 제주와 서로 비슷하게 나타나는 것 같다.


이곳엔 다른 관광 포인트들과는 달리 마을이 있었고, 우리가 이곳에 갔을 땐 우리 차를 포함해 두 대의 차량과 한 대의 캠핑카와,

reynisfjara, vik, iceland, 201309


한 대의 오토바이가 있었다.

reynisfjara, vik, iceland, 201309


레이니스피아라로 들어가는 길목엔 검은 모래 위로 자갈이 가득하다. 이곳에서도 비크 언덕에서 보았던 것처럼 멀리 빙산이 보인다.

reynisfjara, vik, iceland, 201309


비크 언덕 위에서 내려다봤던 뾰족한 바위섬이 꽤 가까이 보이고 왼편으로 주상절리 동굴이 있다.

reynisfjara, vik, iceland, 201309


자연이라는 책장에 꽂힌 책 같다.

reynisfjara, vik, iceland, 201309


책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reynisfjara, vik, iceland, 201309


동굴의 안쪽으로 들어가보면 용암들이 좀 더 불규칙한 모양으로 식고 굳고 깎인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아마 지금도 조금씩 계속 변화하고 있을 것이다.

reynisfjara, vik, iceland, 201309


비크 언덕에서도 보였던 코끼리 바위가 저 멀리 보인다.

reynisfjara, vik, iceland, 201309


거센 바람을 견디게 해줬던 건 강렬한 저 햇빛.

reynisfjara, vik, iceland, 201309


동굴 안으로 들어갔더니, 조금만 덜 춥다면 저곳에 돗자리라도 깔고 누워 책도 읽고 빈둥대고 싶어졌다.

reynisfjara, vik, iceland, 201309
reynisfjara, vik, iceland, 201309
reynisfjara, vik, iceland, 201309


저 물은 언제부터 흘러내려서 이 아래까지 내려온 걸까. 적어도 바로 오늘 내린 빗물은 아니었을 것 같다.

reynisfjara, vik, iceland, 201309


물이 뚝뚝 흐르듯이, 용암이 뚝뚝 흐르다 그대로 멈춰버렸다.

reynisfjara, vik, iceland, 201309
reynisfjara, vik, iceland, 201309
reynisfjara, vik, iceland, 201309


입구 쪽에 사람들이 살다 보니 이렇게 개도 만나게 되는데, 나를 보는 저 시선에서 뭔지 모를 여유가 느껴졌다.

reynisfjara, vik, iceland, 201309


우리가 열흘 동안 타고 다닌 차 옆엔 캠핑카. 다음에 아이슬란드를 여행한다면 꼭 해보고 싶은 것이, 직접 운전하는 일과 캠핑이다.

reynisfjara, vik, iceland, 201309 by anne


한때 뜨거운 용암이었으나 이제는 차갑게 식어버린 돌들 아래 누워 사진을 찍었다.

reynisfjara, vik, iceland, 201309 by anne


나는 이곳에서 이만큼 작았다. 그래서 아이슬란드에선 까불기가 힘들다.

reynisfjara, vik, iceland, 201309 by elanor


이제 디르홀레이 해변까지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숙소, 가르다콧(Gardakot)으로 가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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