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청춘보다 아이슬란드 #3
아이슬란드라는 섬나라를 여행하는 방법에는 수백 가지가 있겠지만 우리는 반시계 방향으로 레이캬비크를 벗어났다가 다시 레이캬비크로 돌아오기로 했다. 왜 반시계 방향으로 돌기로 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 시간을 거스르고 거스르고 또 거스르고 싶었던 모양이라고 생각한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막 일어나 저 커튼을 열고 밖을 내다보았던 둘째 날 아침으로, 반시계 방향으로 돌아가고 싶다. 이 여행 이야기를 이제 와 시작한 의도는 불순했어도 야심 찼는데, 생각보다 마음이 버겁다. 언젠가는 꼭 다시 아이슬란드를 여행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때까지는, 계속해서 저 순간으로부터 멀어질 뿐이니 말이다.
둘째 날 아침으로 돌아가 이야기를 시작하자면 저래 봬도 태풍은 여전히 주변에 머물고 있었다. 엘은 미리 예약해 둔 다이빙을 위해 아침 일찍 싱벨리어 국립공원 부근으로 갔고, 남은 셋은 레이캬비크 시내를 돌아본 후 엘이 다이빙을 마치는 시간에 맞춰 싱벨리어 국립공원 입구에서 만나기로 했다.
우리 셋은 먼저 뇌이쏠스비크 지열 해변(Nautholsvik Geothermal Beach)에 갔다. 현지인들은 이곳에서 일광욕과 해수욕을 즐긴다고 한다. 실제로 이 날 이곳에서 거의 옷을 입지 않고 조깅 중인 할아버지를 만났는데 우리는 바람 때문에 거의 눈도 제대로 뜰 수 없었다.
나무 의자에 꿋꿋이 앉아 일광욕 흉내라도 내보려고 했지만 바람이 허락하지 않아 곧 할그림스키르캬(Hallgrimskirkja) 교회로 갔다.
단정한 교회에서 나왔을 때, 나는 교회 건물이나 그 안보다는 교회 밖에서 바라다 보이는 골목들이 훨씬 더 예쁘다는 걸 새삼 느꼈다.
게다가 이 날 가장 먼저 가보게 될 싱벨리어 국립공원에 빨리 가고 싶어 견딜 수가 없었다. 우리 셋은 교회를 나와 엘이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을 그곳으로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