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희는 경기도일자리재단에서 지원하는 경기청년사다리 프로그램을 통해 실리콘밸리 탐방을 마친 <뉴챈스 팀>입니다. 저희가 현지탐방을 통해 얻은 해외취업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하고자 아티클을 발행하게 되었습니다. 저희의 글을 통해 현직자 분들을 만나며 영감이 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이런 분들께 추천드려요.
지금 나이에 유학을 해도 될까? 20대에 유학을 꿈꾸는 사람들
낮은 자존감을 극복하고 해외에서 꿈을 펼치고 싶은 사람들
현재 한국 학부와 관계없이 새롭게 미국대학에서 시작하고 싶은 사람들
인터뷰이 소개
김영교 | GlossGenius Head Designer
26살 미국을 처음 경험한 후 유학 결심
실리콘밸리 15년차, 사랑스러운 두 아들의 아빠
안녕하세요, 영교님. 처음에 미국에 가게 된 계기를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한국에 있을 때 저는 모범생이라고는 할 수 없었어요. 공부도 잘 못했고, ‘청개구리’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저 스스로도 반골 기질이 있다고 인정할 정도로 한국 제도와 맞지 않는 성향이 있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선생님들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이쁨을 받지 못했고,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그러다 군대에 가게 됐는데, 선임들 중 유학생들이 많았어요. 선임들이 영어를 쓰고 미국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듣다 보니, 저도 조금씩 미국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소외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동시에 미국에 대한 꿈도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어느 날 선임과 후임들이 있는 자리에서 “나도 미국 가서 취업하고 싶다”고 말했어요. 그러자 한 선임이 “너는 미국 가면 유학은 하더라도 인턴이나 정직원은 거의 불가능해. 부모님 등골 빼먹지 말고 한국에서 열심히 살아라”고 했죠. 그 말이 저에게 자극이 되었어요. ‘그래? 못 한다고? 나는 한번 해볼게. 인턴도 잡고 취업도 해볼 거야’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한국은 어릴 때부터 ‘너는 이걸 해야 해, 대학은 여기에 가야 하고, 대학 이후에는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해’라는 정해진 루트가 있잖아요. 하지만 저는 그런 정해진 루트에 맞춰 살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아무 계획 없이 미국이 어떤 곳인지도 모른 채, 아는 사람도 없이, 군대에서 휴가 나오자마자 바로 유학원에 가서 어학연수를 신청했어요
영교님의 미국행은 반골기질로부터 시작되었군요. 미국에 가니 어떤 점들이 좋았나요?
미국에 와서 가장 좋았던 점은 사람들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어요. 누가 뭘 하라 마라 하지 않았고, 정해진 루트도 없었습니다. 교수님들에게 과제를 가져가 조언을 구했을 때도 구체적인 답을 주지 않고 "잘 모르겠는데, 일단 해봐"라고 하시더군요. 처음에는 무책임하게 느껴졌지만, 미국의 교육 시스템이 자기 주도적으로 자신의 정답을 찾는 데 중점을 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교육이 저에게 더 맞았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한 학기 두 학기 지나면서 나만의 방법과 정답을 찾게 되더라고요. 성취감을 느낄 때마다 도파민 같은 게 느껴졌고, 그 감정을 계속 느끼고 싶어서 열심히 했습니다.
학교 과제에 몰두하고, 좋은 점수를 받아 부모님께 말씀드리면 정말 기뻐하셨어요. 내가 이렇게 부모님을 기쁘게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게 좋더라고요.
모교인 AAU 강연 당시 촬영한 사진
미국의 자유로운 문화, 눈치 보지 않는 분위기,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교육 시스템 등이 저를 많이 동기부여시켜준 것 같아요. 한국에서는 하고 싶은 것을 표현했을 때 부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받았지만, 미국에서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받는 게 좋았어요.
주체성이 높은 교육이 많은 분들이 미국유학을 꿈꾸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싶어요. 하지만 미국 해외취업은 현실적인 문제도 있을텐데요. 한국에서 경력을 쌓고 미국취업을 하는 것이 아닌 미국에서 유학을 했을 때 장점은 무엇일까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한국에서 바로 미국으로 경력 없이 취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요. 방법이 없다는 건 아니지만, 학위가 중요하지 않다고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에서 대학을 나오면 우선 신분이 보장이 되고, 그 신분을 얻어야 취업 기회가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그래서 가까운 사람에게 조언한다면,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빠른 코스를 이수하고, 그 후에 직업을 찾기 시작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어요.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지식을 배우기도 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미국이 어떤 나라인지, 사람들이 어떻게 소통하는지, 그리고 내 직종에서 사용하는 언어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기회예요. 한국에서 바로 미국으로 취업했다면, 문화적 차이와 언어 장벽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학교라는 시스템을 잘 이용하면 인맥과 네트워크를 쌓고, 미국 문화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많은 분들이 STEM 전공으로 미국에 오시는데, STEM 전공이란 과학, 기술, 공학, 수학 분야를 말합니다. STEM Degree를 가진 대학원 코스는 학기가 1년짜리, 2년짜리도 있는데, 이 Degree를 받으면 졸업 후 1년의 OPT(미국 유학생 대상, 졸업 후 전공관련 분야 회사에서 최대 12개월까지 일할 수 있는 직업훈련 제도)가 주어집니다.
일반적으로는 OPT 프로그램은 최대 1년이지만, STEM 전공은 2년 연장이 되어 총 3년이 주어지기 때문에 비자를 해결할 시간적 여유가 생깁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STEM Degree로 학위를 이수하고, 인턴십과 정규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Q.그렇다면 현재 한국 대학교 전공과 관계없이 STEM 전공을 선택할 수 있나요?
네 전공과는 상관없어요. 가고 싶은 학교에 어떤 과가 STEM으로 인정되는지 알아보시면 될 것 같아요.
영교님이 재학하신 AAU
대학은 신분이 보장되기 때문에 추천하시는군요. 그렇다면 경력을 쌓아 바로 미국으로 취업하고 싶은 분들에게 주실 수 있는 조언이 있을까요?
한국에서 바로 미국으로 오는 것이든, 학교를 통해 취업하는 것이든, 첫 번째로 영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학교를 거치면 영어를 배우고 미국 분위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른 루트도 있지만 드문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싱가포르나 캐나다처럼 비자가 비교적 자유로운 나라에서 경력을 쌓거나, 한국의 외국계 기업에서 팀 이동을 통해 미국으로 오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현실적으로는 STEM이나 짧은 학위를 통해 미국내에서 구직할 수 있는 신분을 얻는 것이 중요합니다. 회사가 한국에 있는 사람을 바로 뽑지 않는 이유는 시간적인 투자 때문입니다. 취업 비자나 O-1 비자를 획득해야 미국에 올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회사는 6개월에서 1년 이상의 시간을 기다려야 합니다. 이런 위험을 감수하며 사람을 뽑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안전한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간을 벌고, 그 시간동안 자신을 개발하고 영어 실력, 스토리텔링,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야 합니다. 이렇게 준비된 후 취업을 하면 이후 과정이 더 수월해질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영어 능력을 갖추고, STEM 학위 등을 통해 신분을 확보하며, 그 시간을 활용해 자신을 개발하는 것이 취업을 위한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단순히 구직에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생활을 잘 하기 위한 목적에서 진학을 추천하시는군요. 감사합니다. 영교님은 Lyft 디자이너를 거쳐 현재는 GlossGenius의 Head desinger로 일하고 계시다고 들었어요. 외국인으로서 리더직에 오르기까지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매니저로서 팀원들의 성장과 회사의 방향을 책임지는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경험의 양보다는 어떤 경험을 통해 팀과 회사에 기여하고 조언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레이오프를 겪어보지 않았다면 그런 상황에서 팀원들에게 조언하기 어렵죠. 다양한 경험을 통해 팀원들의 고민을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미국에서는 매니저가 되기가 한국보다 어렵습니다. 한국에서는 연차가 쌓이면 자연스럽게 매니저가 되지만, 미국에서는 IC(Individual Contributor)와 매니저 루트가 별도로 존재합니다. 매니저로 가기 위해서는 명확한 경로가 없기 때문에 매니저 경력을 쌓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매니저가 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통해 경험을 쌓고 역량을 개발해야 합니다.
제가 했던 노력 중 하나는 멘토십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의 고민을 듣고 조언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었어요. 이를 통해 매니저로서 필요한 소통 방법과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었죠. 또 인턴 매니저 역할을 자청해 경험을 쌓았습니다. Lyft에서 인턴들이 들어올 때, 우리 팀을 선택하게 하기 위해 팀원들과 함께 인턴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프로젝트를 고민하고,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팀의 매력을 어필했습니다. 그 결과 인턴이 우리 팀에 합류하게 되었고, 첫 매니저 경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매니저가 되기 위해서는 주체적으로 행동해야 합니다. 매니저가 되고 싶다는 의사를 명확히 표현하고, 필요한 피드백을 받아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미리 준비하고 노력한 덕분에 매니저를 뽑는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었어요.
결론적으로, 매니저가 되려면 간접적인 리더, 매니저 경험은 정말 중요하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팀원들의 고민을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해요. 또한, 주체적으로 행동하고 피드백을 받아 개선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Config(피그마 콘퍼런스)에 함께 참여한 동료들과 함께
회사 생활에서도 리더십이 정말 중요하군요. 매니저라는 직무는 전문성을 쌓아야 되는 대신에 조금 더 사람 관리를 해야 되는 부분도 있을텐데요. 그런 옵셔널한 포지션을 자처해 하고 싶어 하셨는지도 조금 궁금합니다.
좋은 질문이네요. 저도 왜 매니저가 되고 싶은지 오랫동안 고민했어요. 한국에서 전공이 영화였는데, 감독이나 프로듀싱을 하며 주인공을 빛나게 하는 데서 큰 보람을 느꼈더라고요. 일을 하면서도 비슷했죠. 제가 스스로 성취하고 칭찬받는 것도 좋지만, 제가 서포트한 디자이너가 잘되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은 잊혀지지 않았어요.
매니저로서 중요한 점은 나보다 잘하는 사람을 뽑아야 팀이 발전한다는 것인데, 많은 사람이 이를 두려워하죠. 저는 오히려 그들이 더 빛나기를 바랐어요. 이런 멘토십과 인턴 매니징 경험을 통해 매니저 역할이 제게 잘 맞는다고 느꼈어요. 누군가를 돕고 그들의 성장을 보는 것이 큰 보람으로 다가와 매니저로서 커리어를 쌓게 되었습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영교님은 회사 내에서 워크샵을 여는 등 커뮤니티 구축에 많은 힘을 쓰셨다고 들었어요. 원동력이 무엇일까요?
워크샵을 열었던 이유는 누군가를 돕기 위함도 있지만, 저 자신을 위한 것도 있어요. 미국에서는 끊임없이 자신의 가치를 보여줘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관심을 받기 어려워요. 그래서 저는 제 장점을 알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면서도 저의 가치를 증명하려 했습니다. 미국 기업에서는 자기가 한 일을 명확하게 알리고 어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스토리텔링에 자신이 있었고, 이를 통해 팀원들에게 도움을 주고 피드백을 받으며 제 업적을 널리 알리고자 했습니다.
커뮤니티를 만들게 된 계기는 처음에 it 기업에 들어왔는데 중국인 친구들 인도 친구들 이쪽 커뮤니티가 상당하더라고요. 서로 끌어주고 서로 도와주고 하는 거예요. 근데 제 주변에는 한국인들이 없었어요. 되게 외롭더라고요.
이후. K그룹이란 한국 디자인 커뮤니티에서 8년 동안 운영진으로 활동하며, 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었습니다. 미국은 경쟁이 치열하고 다양한 문화가 모인 곳이라, 한국인들이 함께 도와주고 서로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현재도 실리콘밸리에서 한국 디자인 커뮤니티를 위해 활동하고 있고, 계속할 계획입니다.
워크샵을 진행 중인 영교님
그렇군요. 한국에서 일하는 디자이너가 해외로 이직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한국과 미국에서 필요한 스킬과 소프트 스킬의 차이를 이해하려면 3가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첫째, 문제해결능력입니다. 한국에서도 글로벌 비즈니스가 활성화되고 있고, 미국에서도 다양한 나라와 서비스를 다루기 때문에 단순히 "미국에서 일했냐"는 기준으로 평가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한국에서의 경험이 어떻게 문제를 접근하고 해결했는지, 즉 프로덕트 씽킹과 스토리텔링의 방식입니다. 어떤 프로젝트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보다 그 과정에서 어떻게 문제를 해결했는지가 중요합니다. 만약 모든 작업이 한국어로 되어 있더라도, 이를 영어로 잘 번역하여 공유하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둘째, 스토리텔링은 매우 중요합니다. 스토리텔링을 잘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필수적입니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단순히 영어 실력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자신의 생각과 프로세스를 명확하게 전달하고, 청중이 이해할 수 있도록 context를 잘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프로젝트나 회사에 대한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셋째, 실리콘밸리에서 여기서 잘 되는 사람들을 보면 특히나 한국에서 외국에서 살다 오신 분들이 잘 되는 사람들을 보면 주체적인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 같아요. 내가 어떤 일을 주어져서 하는 게 아니라 찾아서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에요.
프로젝트를 맡으면 보통 기대치가 정해져 있어요. 그래서 주어진 일을 잘 하는 건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일이죠. 하지만 그걸 넘어서서 스스로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건 훨씬 더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팀의 문화나 프로세스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면, 그 문제를 명확히 정의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것까지 해야 해요.
단순히 문제를 지적하거나 비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질적으로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죠. 그래서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회사의 문화나 프로세스에 대해서도 주체적인 시각을 갖는 게 중요해요. 결국 이런 주체적인 태도는 주인의식과 연결되기 때문에, 주체성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 성과와 기여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한국과 미국 모두에서 중요한 건 문제 해결 능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그리고 주체성이에요. 이런 스킬들은 자신을 잘 알리고 팀과 조직에 크게 기여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디자이너로서 UX 설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궁금해요. 예를 들어, UV를 수집한다든지 내부 테스트 결과를 체크한다든지, 또는 다른 데이터를 챙겨보는 게 있는지가 궁금합니다.
한국에서 멘토링을 하다 보면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아요. 유저 리서치가 중요한가요, 방법론이 중요한가요, 디자인 퀄리티가 중요하냐, 아니면 코딩을 알아야 하냐 등등. 제 생각에 UX는 단순히 어떤 요소를 중요하게 보느냐가 아니라, 모든 과정을 어떻게 잘 설명하느냐가 중요해요.
UX는 방법론이나 리서치보다 그걸 어떻게 잘 전달하느냐가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데이터나 리서치가 있다면 그걸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를 설명하는 게 중요하죠. 스토리텔링이 그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해요.
그래서 UX 설계에서 중요한 건 내가 가진 생각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달하느냐고 생각해요. 커뮤니케이션과 스토리텔링이 정말 중요하다고 봐요.
감사합니다. 영교님은 또한 재학하셨던 AAU(아카데미 오브 아트 스쿨)에서 매년 한 명만 뽑는 명예졸업생으로 선발되셨는데요. 유학생 신분으로 가능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요?
AAU 명예졸업생 초청식 이미지 제 생각에는 이 모든 게 주체성과 연결된다고 봐요. 저는 졸업 후 학교에서 받은 것들이 크거든요. 학교는 제가 누군지 찾는 데 큰 도움을 줬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방법도 가르쳐줬어요. 그래서 그걸 꼭 갚고 싶어서 멘토링을 꾸준히 해왔죠. 학교에 가서 멘토십을 하거나 스프링 쇼, 졸업 전시회에 회사 팀원들을 데려가서 피드백을 주기도 했고, 재학생들을 회사에 초대해서 투어도 시켜줬어요.
그런 활동들이 저에게는 보람을 주더라고요. 그래서 학과장이 바뀔 때마다 계속 연락을 드리고, 네 번째 학과장이 된 분이 저에 대해 좋게 평가해주셔서, 그 분 덕분에 명예 졸업생으로 초청받기도 했어요. 이 모든 게 이전 활동들과 연결돼 있는 걸 알게 되었죠.
그리고 저는 SNS와 링크드인에 제 생각과 성과를 계속 올려왔어요. 누군가는 이걸 관종이라고 할 수 있지만, 스스로를 알리지 않는데 가치를 인정받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저는 제 스토리를 계속 공유하며, 제 브랜딩을 스스로 해왔어요. 이 덕분에 사람들이 저를 잘 이해하고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답변 감사합니다. 최근 영교님은 가정을 이루셨는데, 또 이 과정에서 새롭게 바뀐 가치관들이 있으셨을 것 같아요.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신가요?
아이를 갖기 전과 후는 정말 다른 것 같아요. 전에는 주인공이 저였고, 제 결정도 저를 위해서였죠. 아이를 가지기 전엔 제가 아이를 갖게 되면 포기해야 할 것들이 많고 시간이 부족할까 걱정했어요. 하지만 실제로 아이가 생기니 그 모티베이션이 더욱 강해지더라고요.
이제는 저를 위해서가 아니라 가족을 위해 행동하게 되는 것 같아요. 아내와 아이들을 생각하며 결정하고, 가족으로서의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고 싶어요. 현재 최선을 다해 그 목표를 이루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에 관심이 많고 동료들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이런 활동을 통해 얻는 원동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또 궁금한 점은, 미국으로 떠나고 싶다는 마음이 단순히 도피성인지, 정말 제 행복을 위한 길인지 미국에서의 삶을 충분히 경험하지 않아서 헷갈릴 때가 있어요. '이런 사람이 미국오면 만족도가 높다더라' 같은 기준이 있을까요?
일단, 제가 아까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체크리스트는 필요 없다고 생각해요. 내가 정말 원하는 게 뭔지, 그리고 원하는 게 있다면 그걸 쫓아가면 될 것 같아요. 제 경우에는 큰 결정을 할 때 고민을 많이 하지 않으려고 해요. 왜냐하면 고민이 길어질수록 옵션이 많아지고, 그럼 결정이 더 어려워지거든요.
예를 들어, 제가 미국에 오기로 했을 때도, 미국에 대해 잘 몰랐지만 그냥 결정을 내렸어요. 그때 친구들은 너무 많은 것들을 따지더라고요. 결국 그 친구들 중 아무도 미국에 오지 않았어요. 그래서 고민이 길어지면 결정을 못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만약 미국에 가고 싶다면, 빨리 결정을 내리고 시도해보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그게 아니면 돌아오는 것도 괜찮죠. 고민을 계속 늘리는 것보다 빠르게 선택하고 시도하는 게 더 낫다고 봅니다. 그게 더 빨리 옳은 길을 선택하는 방법일 거예요.
가족들과 함께한 사진 미국에 살지 않았다면 몰랐던 사실이 있었을까요? 이 사실을 알게 되어 정말 다행이다 싶었던 가치관이 있으시다면 듣고 싶어요!
미국에 와서 가장 큰 깨달음은 길이 하나가 아니라는 거예요. 길은 내가 만드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지금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새로 시작하는 걸 좋아하게 됐어요. 한국에 있을 때는 정해진 루트나 시스템이 명확했잖아요. 몇 살에 뭘 해야 하고, 어떤 대학 가고,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하는지 다 정해져 있었죠.
그런데 여기서는 레퍼런스가 많지 않고, 내가 갈 수 있는 길이 많다 보니 계속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되고, 정해진 길이 없다는 게 정말 좋습니다. 그래서 지금 제가 미국에서 가장 좋아하는 점 중 하나는 바로 이 '정해진 길이 없다'는 점이에요.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추천하시는 책이 있다면 공유 부탁드립니다 :)
저는 책을 많이 읽지는 않지만,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은 꽤 많이 읽었어요. 제목만 봐도 힘이 나고,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하는 위로를 받았죠.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모토가 하나 있어요. “안 되면 말고”라는 거예요. 결정을 내릴 때 후회가 크고 실패로 이어지면 정말 좌절스럽잖아요. 그래서 그냥 “해보자, 안 되면 말고”라는 마음으로 도전하면, 과정에서 배울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다고 믿어요.
제 인생은 처음부터 잘된 게 아니었어요. 첫 직장도 제가 원하는 게 아니었고, 유명한 회사에 간 것도 아니었죠. 그런데 마이클 피아자라는 야구 선수가 한 말이 기억나요. “어디에 있느냐보다 그곳에서 어떤 일을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이죠. 그래서 저는 어느 위치에 있든 최선을 다하고 자부심을 가지면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