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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미스나
Jan 05. 2021
엄마 보고 싶어
엄마가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어릴 때 학교에서 수련회 갔을 때 캠프파이어 도중 엄마를 찾으며 훌쩍이는 친구들이 이해가 안 갔다.
결혼식날 화장이 번지든 말든 엄마를 보며 우는 신부들이 이해가 안 갔다.
언제든 또 볼 엄만데 뭐가 그리 보고 싶지?
내가 엄마랑 사이가 안 좋았던 건 아니다.
평균적으로 주변 친구들의 엄마에 비해선 많이 엄격하고 무서운 엄마이긴 했지만 어렵고 불편한 관계는 절대 아니었다.
서로 장난도 치고 농담도 하는 평범하고도 사이좋은 모녀 사이였다.
결혼 후에는 내가 좀 제대로 살지 못했다 보니 힘든 모습 보이기가 싫어서 엄마를 좀 피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한동안 안 보고 살았다는 건 아니다.
워낙 가까이 살았고 워낙 자주 만났다 보니 그 횟수를 조금 줄인 정도.
아무튼 그 어떤 상황에서도 엄마를 보고 싶어 하는 딸이 아니었는데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보고 싶어 졌다.
엄마는 늘 있어야 하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물론 나이 들어 돌아가실 거라는 건 알고 있지만 정말 먼 훗날의 얘기라고 생각했다.
나도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후 늙은 엄마를 의젓하게 보내드리는 그림만 그려보았다.
한 번도 이렇게 일찍 엄마를 보내는 그림은 전혀 그려본 적이 없다. 누구나 그러하겠지만.
난 왜 엄마가 떠난 후에야 엄마가 보고 싶어 진 걸까.
진작에 평소에도 엄마를 많이 찾고, 응석도 부리고 했으면 엄마가 얼마나 좋아했을까.
귀여운 막내딸 덕에 많이 많이 웃고 살았다면 엄마가 몹쓸 병에 걸리지도 않았을 텐데..
늘 냉정하고 약간의 거리를 두려고 하는 재미없는 딸 때문에 하루하루가 얼마나 지겹고 외로웠을까.
바깥에서 힘들게 일하던 엄마는 더운 여름보다는 추운 겨울이 차라리 일 하기에 낫다고 했다.
지금 엄마가 있을 그곳도 겨울일까.
더 낫고 안 낫고를 떠나 엄마가 그곳에선 힘들게 일을 안 했으면 좋겠다.
매일매일 온화한 기후 속에서 맛있는 것 배불리 먹으며 팔다리 편안하게 쉬기만 했으면 좋겠다.
못난 딸을 둔 덕에 평생을 고생스럽게 일했던 엄마.
자식 용돈 받아써가며 지낼 나이에 나보다도 더 열심히 살았던 엄마.
내가 잘난 딸이었다면, 용돈 척척 쥐어주는 딸이었다면 엄마가 몹쓸 병에 걸리지도 않았을 텐데..
엄마가 보고 싶다.
가끔은 엉엉 소리를 내며 운다.
또 가끔은 터질 것 같은 울음을 꾹꾹 눌러 담는다.
이래도 저래도 엄마가 보고 싶은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기억상실이라도 걸렸으면 좋겠다.
엄마에 대한 기억 자체가 사라지면 그리워할 일도 없을 텐데.
하는 한심하고 바보 같은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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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건 싫어. 바쁜것도 싫어. 미지근하게 살고싶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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