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를 앞둔 2019년 9월 6일, 멕시코시티행 비행기에 올랐다.
여름휴가와 추석 연휴를 합해 10일간 쿠바, 멕시코 여행을 하기로 한 것이다.
한국에서 쿠바로 직행이 없기 때문에 미국 뉴욕이나 캐나다, 혹은 멕시코시티에서 경유해 쿠바로 가야 한다.나는 아에로멕시코 항공사를 통해 멕시코시티를 경유하는 티켓을 샀다. 두근두근- 이 얼마 만에 타는 비행인지 가슴이 울렁거렸다.
멕시코시티까지 비행시간이 무려 12시간. 유럽 갈 때보다 더 긴 비행시간이지만 동행한 D양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기내식과 함께 나온 와인과 위스키를 적절히 요청해 마시고 영화를 3편 정도 봤다. 영화를 보다 잠들었다가 깨기를 반복. 또 다시 기내식이 나오면 먹고 자고 하다 보니 어느새 멕시코시티에 도착했다.
아일랜드에서 친하게 지낸 멕시코친구 미리암이 공항에 마중을 나온다고 해서 연락을 했다.
그런데 What? 지금 일을 하고 있단다.
현지 시각으로 정오 12시에 도착했는데 미리암은 자정 12시로 착각했던 것이다.
나와 D양은 택시를 타고 숙소로 이동했고, 숙소에서 짐을 풀었다.
다시 미리암에게서 연락이 왔다.
미리암 : 지금 공항인데 우리 어디야?
공항에서 통화할 때 분명 택시 타고 숙소로 갈 테니 걱정 말라고, 일 끝나고 만나자고 말했는데... 미리암은 택시 비싸니까 공항에 대기하고 있으라고 했다고. 공항이 시끄럽기도 했고 공항 와이파이로 이용한 페이스타임 전화가 자꾸 끊긴 탓도 있었다. 4년 만에 만나서 그런 거니? 우리의 서로 다른 언어로 인한 커뮤니케이션이 난조였다. 소통의 어려움만 빼면 첫 발을 내딛은 멕시코의 이국적인 거리 풍경들과 날씨가 너무도 가을스러웠다. �
숙소 근처인 #소칼로 광장에서 미리암을 만나기로 약속했다. 그녀가 당부하길 광장에 소매치기가 많으니 가방을 주의하라고 했다. 광장으로 가는 길에 D양이 찾아낸 #타코맛집 Tacos de tripa El Torito 에서 타코를 먹었는데 정말 꿀맛도 이런 꿀맛이 없었다. 현지인들도 항상 줄을 서서 먹는 타코맛집이라고 한다. 즉흥적인 나와는 달리 계획적인 D양 덕분에 여행의 맛과 멋이 더욱 풍부해져서 고마웠다.
미리암과 만나기 위해 소칼로 광장에 도착했다. 소칼로라는 말은 원래 '기반'이라는 뜻이지만, 현재는 도시마다 하나씩 있는 중앙 광장을 통칭하는 말로 쓰인다. 소칼로 광장에서는 특정 시간이 되면 멕시코 국기 게양식을 볼 수 있다. 아주 큰 게양대에 멕시코 국기가 펄럭이는 모습이다. 꽤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고, 왠지 모르게 경건한 마음마저 들었다.
드디어 4년 만에 만난 나의 멕시코친구이자 시스터 미리암.
WOW!! 이게 얼마 만이야.
기념품이라며 인형을 선물로 가지고 온 멕시코친구 미리암과 4년 만에 재회다. 소칼로 광장에서 만나 서로 꿈만 같다며 방방 뛰었다. 사람들이 그렇게 많아지만 우린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 타국에서 가족이라도 상봉한 것 마냥 너무 반가웠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