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는 언젠가 가게 되면 좋겠지만 지금 당장 가고 싶은 나라는 아니었다.
2019년 JTBC에서 방영한 여행 예능 프로그램 #류준열 #트래블러쿠바 를 보기 전까지는 그랬다. 마침 그때 드라마 #남자친구 에서 송혜교와 박보검이 처음 만난 장소가 #쿠바 수도 #아바나 였다. 그래서 더욱 가고 싶어졌다. 사진과 여행에 일가견 있는 류준열이 달랑 초록 배낭 하나 메고 아바나의 거리를 활보할 때, 내 피가 심장에서 펌프질을 일으키는 듯했다.
그리고 결심했다.
쿠바에 가야겠어.
큰 고민할 것 없이 스카이스캐너에서 제일 저렴한 시기인 9월 티켓부터 질렀다. 티켓팅할 때가 3월이었으니까 무려 6개월이나 남았다. 처음엔 "못 가면 캔슬 하지 뭐!"라고 가볍게 생각했다가 "아니야... 이건 꼭 가야 해, 꼭 가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서서히 변해갔다.
서울에서 직항이 없기 때문에 미국 뉴욕이나, 캐나다, 혹은 멕시코 시티에서 경유해야 한다. 나는 아에로멕시코 항공사를 통해 멕시코 시티를 경유하는 저가 티켓을 샀다. 마침 아일랜드에서 친하게 지냈던 멕시코 친구 미리암(Miriam)이 멕시코시티에 사는 게 떠올랐다. 여행의 최종 목적지는 쿠바였지만 경유지인 멕시코 시티에서 하루 이틀 정도 머물며 미리암과 시간을 보내면 좋을 것이다.
멕시코인이 굉장히 친화적이고 특히 한류를 좋아해 한국인에게 호의적이다. 미리암 역시 아일랜드에서 날 처음 봤을 때부터 나를 시스터라 불렀다. 내가 남 같지 않아 신기하다나... 굉장히 친밀하게 대해주었다. 티켓팅 후 미리암에게 연락했더니 아주 반가워하며 9월에 멕시코시티에서 꼭 만나자고 한다.
호기롭게 혼자 여행하리다 마음먹었지만, 중미 여행은 처음이라 조금 겁이 났다. 주변에 여행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다 보니 혹시 함께 갈 친구가 없을까 탐색하던 찰나. 내가 아일랜드 1년 살이를 결심할 때 가장 큰 동기부여가 된 D 양도 함께 가고 싶다 하는 것이 아닌가.
잘, 되었다.
혼자 하는 여행도 좋지만 함께 하는 여행도 좋은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