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드작 Mulgogi Oct 23. 2023

쿠바 여행전후, 퇴사의 이유

인생인 타이밍, 기회는 한번 뿐.



쿠바 여행 전.


지금은 코로나19의 국제적 공중 보건 비상사태(PHEIC)가 해제됐지만 2019년 11월 중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적으로 퍼지기 시작했을 무렵. 하늘길이 모두 닫히고 언제 다시 해외여행을 갈 수 있을지 캄캄했다. 


운이 좋게도 나는 코로나19가 유행하기 바로 직전. 2019년 9월에 10일간 쿠바 여행을 다녀왔다. 당시 해운회사의 팀장을 맞고 있었던 나는 일주일에 하루는 퇴근 후 한국작가협회 교육원을 다니며 생업과 교육을 병행했다.


회사가 글로벌 기업으로 인수합병된 후, 경영 체제가 바뀌면서 입사한지 얼마 안 된 직원들이 한두 달 간격으로 퇴사하는 바람에 하루가 멀게 지원자 면접을 봐야 했다. 게다가 기존에 맡고 있던 기존 CS 팀에 이어 새로운 OP 팀까지 맡게 되었으며, 신입 직원 교육 및 영업팀 지원 업무. 그리고 대기업 비딩 진행 및 영업관리까지 맡고 있어 스트레스가 꽤 심했다.


그러다 2019년 JTBC에서 방영한 여행 예능 프로그램 #류준열 #트래블러쿠바 를 보기 전까지는 그랬다. 마침 그때 드라마 #남자친구 (2018.11.28~2019.01.24 tvN 방영)에서 송혜교와 박보검이 처음 만난 장소가 #쿠바 수도 #아바나 였다. 그래서 더욱 가고 싶어졌다. 사진과 여행에 일가견 있는 류준열이 달랑 초록 배낭 하나 메고 아바나의 거리를 활보할 때, 내 피가 심장에서 펌프질을 일으키는 듯했다. 


하루하루 고단한 회사 생활을 하다가도 곧 있으면 멕시코와 쿠바 여행할 생각에 고단함도 잊고 또 설렜다. 티켓팅 하나로 정신적으로 힐링이 된 것. 그러다 좋은 기회가 생겨 한 개인에게 투자한 일이  수익이 꽤 높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사기였지만) 두 번째 월급이 발생하는 만큼 나는 돈보다는 시간에 투자하고 싶었다. 일 년만 퇴사 후, 글쓰기에 온전히 올인해 보자 한 것이다.


쿠바 여행 후, 

고심 끝에 퇴사를 결심했다.  


당시 회사의 대표님은 요즘 젊은 사람들 욜로 YOLO 족이다 뭐다 하면서 회사를 쉽게 관두는 것에 우려를 표하셨다. 박 과장도 여기서 일 년만 더 고생하면 오 년이 편할 거라고 하셨다. 난, 그 오 년을 내게 소중한 사람들과 내게 더욱 가치 있는 일에 사용하기로 했다.


영화 <박열>에서,

ㅡ 개인의 자유의지로 결정한 선택이 비록 죽음을 향한 길일지라도 삶의 부정이 아닌 긍정일 것이다, 라고 했다. 이 말에 지극히 공감하기 때문이다. 내가 한 선택이 잘못될 수 있겠지만, 내 의지로 선택했기에 후회는 없다. 


시간은 아무도 기다려주지 않으니까 (Time waits for no one) 삶에는 우선순위가 필요하다. 그게 비록 막 떠난 비행기가 안정궤도에 접어들지 못하고 흔들리듯 삶이 비틀비틀한다 해도 선택은 그 누구도 아닌 내 자유의지로 한 것이니 충분히 가치 있는 삶일 것이다. 


인생은 타이밍이다.

기회는 한번 뿐... 왔을 때 잡는 것.


돌이켜보면 지난 몇 년간 내게 참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중 가장 큰 변화가 퇴사한 것이다. 회사를 관두기 전 개인에게 투자한 일은 결국 사기를 당했다. 그 일로 다시 한번, 내 인생이 송두리째 휘청거렸지만 위기는 언제나 기회가 될 수 있다. 사기를 당한 게 좋은 일은 아니지만, 모든 일에는 인과관계가 있다고 믿는 나로선 '글을 업으로 삼을 수 있는 좋은 기회' 였다고 여긴다.


그때, 만약 내가 퇴사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 드라마 작가라는 길을 갈 수 있었을까? 

그리고 지금 내 옆을 지켜주는 단 한 사람을 만날 수 있었을까? 


만감이 교차한다.

지난 시간 동안 도전하고 싶었던 공모전에 집중해 글을 쓸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한다.

아니었다면 평생 회사에 얽매여 살았을 것이다.


덕분에 스마트 스토어를 창업해 보고, 

디지털마케팅도 배워보고, 드라마 보조작가로도 일할 수 있게 됐다.


하늘이 무너져도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단단히 차리면 솟아날 구멍이 있고 살 수 있다 하지 않았던가. 그 계기로 나는 또 다른 인생에 도전 중이며 또 좋은 인연들을 한가득 맺어가고 있다. 결과론적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꿨고 인생에서 아주 비싼 교훈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이상, 바닷가 태생의 긍정이 체질. 

내가 쿠바 여행 후, 퇴사를 결심한 이유를 마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