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표출되고자 하는,
누군가 읽어주기를 바라는.
매일 밤 일기를 써온지 어언 3년이 다 되었다.
흔적도 없이 흘러가버리는 생각들을 잡아두고 싶어 시작했다.
나중에 읽으면 흥미로울테니. 아, 저런 생각을 하며 살았구나. 하면서.
일기의 독자는 미래의 나뿐이다.
혼자만 볼 수 있는 Private Notion에 기록하고 있다.
남에게 보여주기엔 부끄러운 생각들이 잔뜩 쏟아져있다.
일주일 전, 한 달 전, 일 년 전의 일기를 읽으며 당시의 나와 마주하고는 한다.
종종 댓글도 남긴다. 과거의 나에게.
일기를 쓸 때에는 미래의 내 반응을 기대하면서 쓴다.
과거의 나, 미래의 나는 이렇게 지금의 나를 응원하고 격려해왔다.
하지만, 글에게는 읽히고자 하는 욕구가 있는 듯 하다.
독자는 나 혼자만으로 충분하다 생각했지만, 요새는 모르는 누군가에게 내 글을 나누고 싶다.
특히 많은 생각이 담긴 글일수록, 세상에 표출되고자 하는 열망이 더 강해진다.
다른 사람들도 볼 수 있게 해줘, 그들은 어떤 반응인지 알려줘, 라고 외치는 듯.
그래서 이 공간에 글을 쓴다.
주변 사람들은 모르는 속내를 남겨 볼 예정이다.
순간순간 머릿 속을 스쳐지나가는 단상들, 주변 사람들과의 일화 등,
원래는 일기에 들어갔어야 할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들.
브런치에 올린다한들 누가 이 글을 찾아읽겠냐마는,
어찌됐든 누군가 들어올 수 있는 공간에 내 생각을 남겨두는 은밀한 행위 자체가 의미 있다.
닫혀있던 문을 살짝 열어두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다.
문이 열렸다는 사실을 아무도 모른다해도 나는 알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보여질 가능성이 있는 내 글은 어떤 글이 될 지 궁금하다.
우선은 솔직할 용기를 유지하기에 적합한 정도의 무관심을 기반으로 꽤 사적인 글들을 써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