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미정 Jan 06. 2021

구직의 알고리즘

몬트리올에서 처음으로 간호사 일 구하기

초등학교 시절 (나는 국민학교 세대이지만^^) 컴퓨터 학원에서 알고리즘에 대해 배우는 것이 참으로 신기했다. 조건에 따라 결괏값이 달라지는 것도 그렇고, 선생님께서 어떤 조건을 입력해야 하는지 늘 질문을 하셨었는데 답을 맞혔을 때 그 뿌듯함이란 지금도 생생하다. 돌이켜보니 그 과정이 미약하나마 합리적 사고를 도출해내는 첫 연습이 된 것 같다. 물론 수업 말미에 잠시나마 게임을 할 수 있던 호사 또한 잊을 수가 없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플로피 디스크를 손에서 손으로 전해주며 '테트리스', '고인돌', '보글보글' 이런 게임들을 스페이스 바 부술 듯 두드리며 했었더랬다. 몬트리올에서 처음으로 간호사 일 구하기, 나의 구직 경험을 알고리즘으로 만들어 보려다 문득 어릴 적 추억으로 혼자 잠시 웃음 지었다.




조건문 1, 재교육 과정에서 본인의 실습 담당 선생님께서 현재 임상에 근무 중인 간호사인가?


1) YES : 수업과 실습 기간 동안 선생님과의 호흡이 좋았다면 선생님께 추가적인 reference letter을 부탁드려 볼 수 있겠다. 선생님께서 일하시는 곳에 간호사를 구하고 있다면 보통 본인의 실습조 학생을 추천하는 경우가 많다. 선생님께서 추천하는 학생은 프랑스어도 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프랑스어를 못해도 이 경우에만은 영어 병원에 지원할 때 인터뷰의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것 같다. 이력서 제출이나 인터뷰도 이 경우는 형식상 하는 것이라고도 감히 말할 수 있겠다. 보통은 이력서를 실습 담당 선생님께서 본인 손으로 바로 수간호사에게 전해 주기도 하고, 그 후에 각 병원 홈페이지에 업로드하도록 요구한다. 이런 경우 빠른 시간 내에 HR이나 수간호사로부터 전화가 오게 된다.

-> 조건문 3, 1)로 이동

2) NO : 대부분 실습 담당 선생님께서 구직 시 본인의 reference가 되어 주시고, 훌륭한 reference letter를 써 주시기도 하나 임상에서 일하고 있는 분에 비해 영향력이 떨어지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일은 본인이 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 조건문 2로 이동


조건문 2, OQLF 간호사 불어 능력 시험을 합격했는가?

(단 OIIQ 간호사 면허 시험은 합격한 것으로 가정한다)


1) YES : 우선 어느 병원이라도 지원을 해 볼 수 있는 객관적인 조건은 다 갖추었다고 생각한다.

-> 조건문 3 으로 이동

2) NO : 프랑스어 능력 시험을 합격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지원은 가능하지만 특별한 추천 없이 지원하는 경우 불어로 인해 발목이 잡히거나, 지원자를 불합격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불어는 일하며 늘릴 수 있지만 어느 정도는 듣고 말해야 본인이 입사 후 일하기가 덜 고단할 것이다. 단 이 시험 준비로 인해 실습을 마친 후 손을 쉬는 기간이 너무 길어지지 않도록 유의하면 좋겠다.


정부지원 불어 학교 일반 과정, 다양한 기관의 불어 강좌 등이 있지만 OQLF 시험 준비를 위해서는 간호사만을 위한 francisation 강좌가 더 유익하다고 본다. 규모가 큰 불어 교육청(ex. 폴린줄리앙)이나 정부지원 불어 강좌 중 특정 직업군을 위한 part time 수업이 있다. 아래 링크에서 확인 가능하다.

Cours de préparation aux examens de français OQLF | Centre Pauline-Julien (gouv.qc.ca)

Cours de français spécialisés par domaine d’emploi | Gouvernement du Québec (quebec.ca)

-> 조건문 3 으로 이동


조건문 3, 좋은 이력서와 커버레터가 준비되었는가?


1) YES : 원하는 병원 홈페이지에 업로드한 후 인터뷰 준비를 한다. 병원에서 인터뷰 예약을 잡기 위해 전화한 경우에도 소위 인터뷰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외부에 있을 때 전화가 온 경우 받지 않고 음성 메시지를 확인 후 조용한 곳에서 본인이 다시 전화를 하는 것도 좋겠다.

2) NO : 여러 기관들의 도움을 받아 이력서를 준비할 수 있다. 대부분 본인이 준비한 불어 이력서의 교정을 도와주고(영어문서는 본인이 준비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모의 인터뷰 대비 예상 질문을 알려주거나 실제 연습을 시켜 주기도 한다. 구직이 가능한 여러 경로를 자세히 안내해준다. Emploi Québec과 연계된 프로그램을 듣는 경우 작으나마 지원금을 주기도 한다. 내게 도움이 되었던 기관들은 아래와 같다. 단 대부분의 경우 프랑스어 프로그램 이므로 어느 정도 프랑스어 듣기와 말하기가 되어야 서비스를 내 것으로 잘 활용할 수 있겠다.


CREMCV : 단연코 나는 최고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다른 많은 친구들도 추천을 하는 곳이었다.

Carrefour (jeunesse-emploi) : 동네별로 지점이 있고 프로그램도 좋은 편이나 35세 이하여야만 가능하다.

L'Hirondelle : 불어로 제비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민자들, 특히 여성을 위한 좋은 구직 프로그램이 많다.

ALPA : 역시 이민자들의 프랑스어 교육 및 구직을 돕는 많은 프로그램이 있다. 내 개인적인 느낌으로 이 곳의 직원들이 굉장히 진취적인 느낌을 받았다.

그 외에도 La Maisonnée, YWCA, SIARI 등등 Job fair나 BAnQ (다운타운 가장 큰 도서관)에서 하는 구직 강좌에 참석해보면 기관들은 차고 넘치도록 많다.




간호사로서 첫 구직시 대략적으로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아직 미완성이나 알고리즘 형태로 적어 보았다. 다음 글에는 입사 지원 시 주의해야 할 사항에 대해 이어나가 보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첫사랑인데 짝사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