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꺼인듯 내꺼아닌 내꺼같은 너
게임 체험판(Demo game)은 사용자에게 실제 개발에 사용될 기능과 환경 경험을 미리 체험하게 하고, 그 이후의 구매로 이어지게 하는 일종의 의식 같은 것이다. 게임의 스펙에 맞는 사양이 마련되어 있는지, 테스트해보거나 마트의 시식코너 같은, 제품 홍보를 수행하는 친절한 아줌마라고 쓰고 소비촉진러 라고 읽는다. 맛있는 향기와 지글자글 소리로 잠재적 구매자를 유인하는, 무서운 마케팅 기법이다. 물론 다 주지는 않는다. 챕터가 5까지 있는 경우, 챕터 1을 맛보기로 보여준다던지.. 뭐 그런 밀당이 데모에게는 필요하다.
데모 게임에는 두 가지 속성이 있는 듯하다. PSN에서 제공하는 제품판 게임 무료 체험은 체험 기간 동안 전체 게임을 이용할 수 있고, 데모 게임은 보통 게임의 일부분 만을 잘라서 이용 가능하다. 전자의 경우, 디아블로 III을 출시 4일 만에 돌파하는 한국인(...)이라면 충분히 가능하겠지만ㅎㅎ.
실제로, 사용자는 데모 게임을 통해서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다. 사실 무언가를 사는데 돈을 쓴다는 것은 상당히 고민이 필요한 일이다. 석유부자가 아닌 이상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구매를 하는데 고민을 할 것이다. 그러나 데모는 무료다. 돈을 받고 데모를 팔아 창조경제를 펼쳤던 곳도 있지만. 사용자는 구매를 하기 직전에, 시식을 미리 해보고 충분히 음미한 뒤에 구매를 결정할 수 있다. 익히 알겠지만 시식코너의 힘은 막강하다.
사실 나는 데모 게임을 별로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일단 내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 막힌 벽이 있는 활주로를 달려봤자, 어차피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상황도 못될뿐더러, 나는 데모 게임을 할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요즘 데모 게임을 가끔 플레이한다. 이유는 돈과 욕망의 반비례 그래프 때문이지 뭐!
최근 3DS 역전재판 5를 구매하기 전에, 총알 장전 중 데모 게임을 받아서 플레이를 해 봤다. IOS로도 발매가 되어 일어로 플레이를 할 수 있지만, 나는 정발 3DS의 인공호흡을 위해 영어자막으로 발매된 3DS의 버전 구매를 고려하고 있었고, 나는 의도치 않게 나루호도가 외치는 意義あり!에서 Phoenix Wright가 외치는 Objection!으로 그를 만나게 되었다. 으으.. 괴롭다... 체험판은 챕터 1의 시나리오를 제공하고, 저장 기능을 막아버렸다. 제발.. 세이브 만큼은..!! ㅠㅠ 나 같은 여러 게임을 평행하게 다발적으로 플레이를 하는 게이머의 발을 묶는 무서운 전략이다. 그래서 나는 계속 원코인 플레이를 체험판과 함께했다. 후에, 본판을 구매하여 플레이를 해 보니, 약간의 시나리오가 변경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내 추측이건대, 체험판에서 전후 사정 설명하기에는 데모 게임의 기능인 테스트가 불가능하여 세이브 기능도 없고(...) 사원 대신 사장님을 피고석에 세운 것 같다.
그리고 나처럼 방황하는 어린양(...)을 구제하기도 한다. 구매와 통장 사이에서 방황하는 어린양의 신분일 때 체험판은 미리 플레이를 해보고 쳐낼 것은 쳐내는 거름망 역할을 동반한다. 사용자 리뷰나 후기를 보면 어느 정도 파악이 가능하지만, 역시 실제로 체험해 보는 것은 확실히 다르니까. 일부는 체험판을 통해 통장을 지킬 수 있을 것이고, 망설임 없이 열려라 지갑! 을 할 수도 있겠지!
모바일 게임에서도 대부분 In-APP PURCHASE를 통해 일부분을 플레이해보고 유료 구매를 결정하게끔 한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은 이미 옛날 말이다. 구매자들의 구매 방식은 점점 고도화되었고 현명해졌기 때문이다. 소위 맛있는 것들은 퀄리티에 자신이 있으니, 자랑스럽게 체험판을 배포할 수 있다. 제품의 퀄리티에 따라 유료로 전환할 수 있는 사용자의 비율이 현저히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사용자들은 맛없으면 뱉어버린다. 그리고 부정적인 의견을 설포 할 위험성이 높다. 그래서 공급자와 구매자 사이의 밀당이 시작된 것이다. 자신 있게 제공하는 맛있는 제품을 사용자들은 사고 싶어 하니까!
버전의 일부를 체험판으로 제공하는 게임도 있는 반면, 아예 체험판 만을 목적으로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제공하는 게임들도 있다. 최근에 발매된 3DS 의 BRAVELY SECOND 의 경우가 그렇다.
1월 20일에 체험판이 발매되었고, 체험판에서 '플레이 보너스'를 모아 이를 제품판으로 계승하는 것이 가능하여 구매에 상관없이 이미 구매를 결정한 사용자들도 데모를 플레이하는 역행을 보여준다. 그리고, 데모를 위한 오리지널 시나리오 '무료로 즐기는 (...) 삼총사 편'이라는 타이틀로 발매하여,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플레이를 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마케팅이 구매자가 고민할 시간을 줄여주며, 잠정적 구매자들의 결정 장벽을 많이 낮추는 것 같다. 실제로 나도, 게임 데모를 그리 플레이하는 편이 아니지만 체험판을 고민 없이 받았을 정도이니.
체험판 마케팅이 마냥 좋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체험판은 말 그대로 체험판이며, 맺고 끊음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공급자들의 고민의 목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오는 듯하다. 어떻게 하면 단 맛을 미리 보여주고, 일부의 쓴맛을 섞어낼지 고민할 것이다. 체험판을 단맛만으로 요리하고, 실제 인게임은 쓴맛으로 도배하기도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체험판을 배포하면, 그로 인한 구매자 감소도 고려해야 한다. 일부 사용자들은 체험판을 해보고 구매로 연결시키지 않는다. 체험판을 써보고 구매하려는 똑똑한 소비자들이 늘면 늘수록, 작은 회사들의 퀄리티가 평균이나 이하의 제품은 점점 시장에서 사라지고, 덩치가 큰 고퀄리티의 게임들이 시장을 잠식할 것이다. 이것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좋은 것일까?
데모 게임은 소비자들과 공급자들의 밀당의 방법으로, 일부는 소비자들의 좋은 것을 하고자 하는 방법으로, 공급자들을 지키기 위한 방법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데모 게임의 긍정적 측면에 고개를 돌리고자 한다. 물론 암흑 사이드도 있겠지만, 체험판은 단맛에 대해 백번 설명 듣는 것보다 내가 직접 한 스푼 떠 입에 넣어 볼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그게 단맛인지 쓴맛인지.. 고려해 볼 수 있도록.
데모 게임, 체험판은 이미 순기능인 기능 테스트를 넘어서, 사용자 심리를 파악하여 구매를 유도하는 여러 가지로 활용 가능한 마케팅 기법이다. 이러한 방식의 체험판을 통해 잠정적 구매자들의 구매를 유도하여, 브랜드로 진입하는 장벽을 낮추고, 혹은 없앨 수 있을 것이다.
비록 내꺼인 듯 내꺼아닌 내꺼같은 너지만 나와 너 사이의 밀당의 기술로써 활용된다면, 감칠맛 나는 게임라이프가 가능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