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ngs, Spaces, Interactions’ 상설전
‘More than museum’이라는 의미를 가진 홍콩 엠플러스 뮤지엄은 중국과 아시아를 중심으로 디자인, 건축, 동영상, 비주얼 아트를 망라하는 컬렉션을 소장하고 있다. 1991년부터 홍콩 정부에서 추진한 빅토리아 항구(Victoria Harbour) 일대를 공원화하는 ‘서구룡 문화지구(West Kowloon Cultural District)’ 개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건립되었다. 스위스 건축회사 헤르조그 & 드 뫼롱이 뮤지엄 건축을 맡은 가운데 2018년 착공을 시작해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 2021년 개관했다. 이곳의 컬렉션은 스위스의 아트 컬렉터 율리 시그Uli Sigg가 30년 동안 수집해서 기증한 1500여 점의 중국 현대미술 작품에 기반한다.
위치: 홍콩 서구룡 문화 지구 / 건축 설계: 헤르조그 & 드 뫼롱 / 개관: 2021년
엠플러스 뮤지엄에는 크게 4개의 전시장이 위치해 있다. 먼저 율리 시그의 기증작을 모아놓은 시그 갤러리, ‘Things, Spaces, Interactions’라는 주제의 상설전이 위치한 이스트 갤러리, 매번 새로운 주제로 컬렉션과 현대 미술을 조명하는 웨스트 갤러리, 사우스 갤러리, 대형 인스털레이션이 설치된 포커스 갤러리 등이 모두 건물 2층에 위치한다. 1층에는 동영상 센터, 뮤지엄 숍, 각종 포럼이 진행되는 ‘러닝 허브’와 ‘더 포럼’이 있고, 지하 1층에는 ‘M+ 시네마’, ‘키즈 숍’, F&B 공간, 3층에는 설치 미술을 감상할 수 있는 루프탑 가든과 레스토랑이 운영 중이다. 이 중에서 디자인과 건축을 집중적으로 조명한 이스트 갤러리의 전시 ‘Things, Spaces, Interections’에 대해 서술하고자 한다.
본 전시는 지난 70년 동안 아시아에 영향을 미친 가구, 건축, 그래픽, 사물 500여 점을 전시했다. 전시 큐레이터는 Aric Chen, Ikko Yokoyama, Shirley Surya가 맡았다. 전시 서문(Curatorial Statement)에서는 디자인과 건축이 우리가 세상을 보고 살아가는 방식을 규정함에 따라, 전 지구적 맥락 안에서 어떻게 디자인이 사회적, 경제적 변화에 따라 인간과 관계 맺고 있는지를 밝히고자 한다고 서술했다. 전시는 크게 9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순서대로 나열하자면 다음과 같다. ‘Hong Kong as Lens’, ‘Designing for a National Identity’, ‘Building Dreams’, ‘Engineering Identities’, ‘Future Cities’, ‘Kiyotomo Sushi Bar’, ‘Presence of the Past’, ‘Leisure and Consumerism’, ‘Questions for Design’. 전반적으로 연대기 순으로 작품을 디스플레이했으나 그 안에서도 시대를 대표하는 키워드를 뽑으려고 한 점이 흥미롭다.
Hongkong as Lens
가장 첫 번째 섹션으로 아시아와 나머지 세계의 가교 역할을 하는 유니크한 장소로써 ‘홍콩’이라는 지리적 맥락 안에서 디자인과 건축을 다룬다. 이러한 인식은 영국의 통치 아래 있다가 1991년 중국에 반환된 홍콩의 식민지 역사를 바탕으로 한다. 이곳에 전시된 ‘Rattan Chair’는 홍콩 로컬 회사 ‘Kowloon Rattan Ware Company’가 1950년대에 생산한 정교한 수공예 기법이 돋보이는 의자로 홍콩인들에게 익숙하다. 또 브라질 디자이너, 페르난도 & 움베르토 캄파냐 형제가 짚풀을 활용해 만든 의자 ‘Una Famiglia(a family)’(2006, made 2019)를 전시했다. 이 작품은 플라스틱 폐기물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을 주목해 글로벌과 로컬, 산업과 공예, 럭셔리 상품과 일상의 사물의 경계를 하이브리드적 맥락에서 생각해 보도록 한다. 또 다른 의자 작품으로 ‘Rover Chair’(1981)는 론 아라드가 디자인한 첫 번째 의자로 그가 AA 건축학교를 졸업한 직후에 발표한 작품이다. 고철물점에서 주운 자동차 시트 등 기성품을 재활용해서 만든 이 의자는 론 아라드가 건축가가 아닌 디자이너로 커리어를 시작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싱가포르 디자이너 Hans Tan의 ‘Spotted Nyonya-Kamcheng’(2011)는 중국-말레이시아계 민족(바바뇨냐) 문화의 정체성이 담긴 전통 접시를 도트 패턴으로 재해석한 도자 공예품이다. 한편 큐레이터 팀은 홍콩의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빽빽한 밀도로 지어진 주거 건물과 그로 인해 변화한 홍콩의 풍경, 그리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비전형적인(informal) 제안을 주목한다. 중국의 건축 스튜디오 Urbanus는 철거 위기에 놓인 오래된 아파트 주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리서치 모델로써 ‘Urban Village: Fuxin Village’(2004-2005)를 제안했다. 뭄바이의 리서치 컬렉티브 urbz의 모형 작품 또한 로컬 기술자들이 뭄바이의 슬럼 지구인 ‘다라비(Dharavi)’에 거주하는 이들의 주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담고 있다.
Designing for a National Identity
두 번째 섹션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서구와 일본의 식민 지배에서 벗어난 아시아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이 국가 정체성을 정립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에 주목한다. 섹션 설명에 따르면, 식민지화는 경제적, 정치적 착취를 기반으로 했던 반면, 기술 발전과 세계 시민주의는 후기 식민지 도시와 경제의 재건에 영향을 미쳤다. 정치적 이상주의는 비주얼 프로파간다를 퍼뜨렸으며, 상품의 혁신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과 수출 산업의 발전을 이끄는 데 역할을 했다.
먼저 서구 건축가들이 아시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있도록 두 가지 프로젝트가 전시됐다. 1922년 일본 도쿄에 문을 연 임페리얼 호텔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설계한 건축으로 1960년대 철거됐다. 미국이 주도한 국제주의 건축의 유행이 일본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과 함께 호텔 도면 일부와 사진, 연회장에서 사용됐던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디자인한 의자 ‘Peacock Chair’ 실물을 전시했다. 르코르뷔지에가 디자인한 알루미늄 ‘Ventilator Shutter(환기구)’는 인도 찬디가르 지역의 건물에서 흔히 발견되는데 건축가는 이를 ‘neutralising wall(중립적인 벽)’이라고 불렸다. 엠플러스에 전시된 환기구는 현지 대법원에서 실제로 사용되었던 것으로 햇빛을 가리고 공기의 흐름을 제어하는 역할을 했다. 대체로 습한 식민지 기후에 적응하기 위한 건축가의 디자인 솔루션이라는 점에서 지배 국가와 피지배 국가 간의 관계와 디자이너의 역할에 관해 생각해 보도록 한다.
일본의 제국주의적 야심을 엿볼 수 있는 사물로 남성 기모노의 일종인 하오리(겉옷)가 전시됐는데 안감에 일본 전투기(가미카제)를 그려 넣은 부분이 섬뜩하게 다가온다. ‘베트남을 도와 미국에 저항하자’라는 한자가 음각된 기념품용 빗은 1967~1968년 생산된 것이다. 손잡이 부위에 미국 전투기 에어포스 F-105의 형상을 주조했다. 이 전투기 기종은 베트남 전쟁 당시였던 1967년 중국 대공포화가 격추시킨 모델이다. 당시 중국의 인민해방군은 전쟁 중 베트남 인민군을 원조하기 위해 베트남으로 파견되었다. 이 빗은 당시 중국군이 지니고 있었던 것으로 미군이 겉으로는 강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종이호랑이’처럼 약하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사물이다.
Building Dream
1940~1970년대 많은 아시아 국가들은 식민지로부터 독립하면서 자신들의 고유한 형태를 찾고자 하는 건축적 실험을 감행한다. 이 시기에 많은 공공 건축물들이 국가 정체성을 담아내는 동시에 기능적이면서 모던한 스타일의 건축으로 지어졌다. 캄보디아 건축가 Vann Molyvann이 맡은 국립 스포츠 시설(National Sports Complex, 1962~1964)은 덥고 습한 현지 기후를 앙코르와트 사원의 배수 시스템을 적용한 유압 설계로 해결한 사례로 모형과 함께 제시했다.
중국에서 태어나 대만에서 사망한 건축가 왕다홍(1917~2018)이 설계 공모전에서 제안한 대만의 고궁 박물관(Palace Museum)의 모형과 렌더링에서는 중국 전통 건축의 전형적인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정문으로 이어지면서 긴 수평축을 이루는 중앙 통로, 얇은 팀버를 켜켜이 이어서 가린 벽, 지붕을 덮은 아케이드를 말한다. 하지만 콘크리트로 덮은 텐트 같은 지붕은 유럽-미국 모던 건축의 구조를 따르는데 이를 통해 기둥이 없는 개방적인 내부 공간이 가능해진다. 건축가는 단순히 형태를 흉내 내는 것이 아닌 ‘새로운 중국 건축’을 확립하고자 했다. 그는 공모전에 당선되었으나 대만 정부는 그의 디자인이 너무 진보적이라는 판단 아래 다른 건축가의 보다 전통적인 디자인의 설계안을 선택함에 따라 실제로는 지어지지 못했다.
Engineering Identities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아시아 국가의 재건과 산업 성장은 경제 발전으로 이어졌다. 신상품 마케팅방식은 소비자들의 욕망을 자극했다. 홍콩의 네트워크와 제조업 환경은 무역의 중심지로 발돋움하기에 적합했기에 주로 플라스틱 상품, 의복, 장난감 생산지로 명성을 쌓았다. 일본은 자동차, 가구, 전자 제품 브랜드로 제조업을 이끄는 디자인 강국으로 자리 잡았다. 태국은 해외 투자와 국제적 창업의 중심지였다. 아시아에서 자국 마켓의 성장과 증가하는 국제적 소비 형상은 이들 제품의 성공을 견인했다.
이곳에서는 금성사에서 박용귀가 디자인한 한국의 T-604 라디오(1962), 일본의 소니 카세트 최초 모델, 기코만 간장병, 조지루시 코끼리 밥솥, 레이몬드 로위가 디자인한 일본 담뱃갑 ‘Peace’, 일본 소형 트럭 Midget three-wheeled truck(모델명 MP3)과 각종 플라스틱 제품, 태국의 텍스타일 제품 및 의상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냉전 시기에 미국은 태국이 공산주의에 포섭되지 않도록 각종 원조를 했는데 그 중심에 로컬 공예 산업이 있었다. 당시 태국의 텍스타일 제품은 천연염색을 했기에 몸에 쉽게 물들어 소비자들이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1940년대 말 미국의 사업가 Jim Thompson이 스위스의 화학 염료를 방콕에 소개한 것을 계기로 밝고 선명한 텍스타일 제품이 생산됨에 따라 실크 패션 산업이 성황을 이루게 되고 스카프는 방콕의 대표적인 기념품으로 자리 잡았다. 큐레이터 Ikko Yokoyama는 이러한 배경을 알고 보면 각각의 사물이 왜 전시되었는지 선명하게 이해된다고 강조한다. 다른 한쪽에서는 일본 정부의 산업 디자인 고문으로 일했던 여성 디자이너 샤를로트 페리앙이 디자인한 가구를 비롯해 일본 야나기 소리의 버터플라이 스툴, 이사무 노구치의 조명 등 가구를 모아 전시했다.
Future Cities
이곳에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도시의 비전을 제시하는 건축가들의 작업을 소개한다. 1960년대의 급진적인 실험 중에서는 실제로 지어지지 않은 건축도 포함된다. 홍콩의 아티스트 Kacey Wong은 ‘Paddling Home’(2010)는 엠플러스 건물 앞에 위치한 빅토리아 항구에서 공개된 5분 53초 분량의 퍼포먼스다. 그는 홍콩의 비싼 주거 비용으로 인해 거주민들이 살 곳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집 모양의 보트를 바다에 띄우고 실제로 그곳에서 살아가기를 시도한다. 이 퍼포먼스 영상이 설치된 곳은 전시실과 전시실을 연결하는 통로로 유리창을 통해 바깥으로 펼쳐진 바다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퍼포먼스가 펼쳐진 장소성과 긴밀하게 연결되는 효과를 준다. 한편 건너편에 위치한 건물의 스카이라인을 통해 홍콩이라는 도시의 미래를 생각해 보도록 한다.
벽면에는 중국의 건축 스튜디오 드로잉 아키텍처가 커미션 작업의 일환으로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콘셉트의 대형 벽화를 설치했다. 또 마치 조각처럼 설치된 삼각형 패널은 1970년 일본 오사카 국제박람회의 엑스포 타워 ‘카빈’에서 추출한 건축 재료다. 설계자이자 메타볼리스트 무브먼트를 이끈 창립 멤버 중 하나인 Kikutake Kiyonori는 타워가 철거된 이후 이 패널을 보관하고 있다가 엠플러스에 제공했다. 오사카 국제박람회는 전후 테크노-퓨처리스틱 건축을 선보이는 쇼케이스로 기능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설치물이다.
이후 이어지는 전시실에서 일본의 메타볼리즘 아키텍츠, 중국의 MAD 아키텍츠, 아키그램, 자하 하디드, 램쿨하스의 모형과 스케치를 전시했다. 또 워크숍 공간을 일부 마련해 관람객들이 자유롭게 미래 도시 이미지를 만들어보도록 하고 모형을 디스플레이했다.
Kiyotomo Sushi Bar
일본 도쿄에 실제로 있었던 스시 레스토랑을 해체해 통째로 옮겨온 1:1 스케일의 공간으로 사우스 갤러리의 대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의 디자이너 시로 쿠라마타가 디자인한 이 스시 바는 일본 전통 건축 스타일을 재해석한 미학이 돋보인다는 이유로 철거를 앞두고 엠플러스 뮤지엄이 소장하도록 합의가 이루어졌다. 도쿄에서 홍콩까지 철거와 재설치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Presence of the Past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들어서 디자이너와 건축가들은 다양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모더니즘이라는 양식에서 벗어난 이들은 소재, 생산 방식, 형태적 측면에서 지역 정체성의 미래 감각을 축조하는 새로운 흐름에 올라타거나 자신의 뿌리에 대해 다시 고찰하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이곳에서는 비교적 동시대를 사는 디자이너들이 생산한 ‘캐논’이라고 할만한 그래픽과 가구 등을 전시하고 있다. 한국의 작품으로는 안상수의 ‘보고서/보고서’가 포함됐다.
Leisure and Consumerism
이곳에서는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양식이 엔터테인먼트, 광고, 제품 디자인 영역에서 생동감의 충만이라는 특징으로 나타난다는 점을 주목한다. 아시아에 소비문화를 확산시킨 일본은 1980년 버블 경제 시기에 스펙터클한 카페 인테리어, 스타일리시한 가전제품 등을 선보였다. 도쿄의 백화점 ‘Parco’는 유스 컬처를 이끈 대표적 장소였고, 시부야 거리는 패션과 리테일이 개인을 표현하는 데 최적이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키치적 상품과 광고 이미지가 이곳에 전시되었다.
Questions for Design
가장 마지막 섹션인 이곳에서는 다섯 가지 질문을 관람객에게 던지며 전시된 오브제와 함께 생각해 볼 것을 유도한다. 저자성에 대해 묻는 질문에서는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각종 오브제를 전시했는데 그중에는 동작을 캡처해 3D 가구 형태를 만드는 디자인 스튜디오 Front의 ‘Sketch Furniture Performance Design’이 포함되어 있다. 또 디자인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는 재난을 위한 디자인을, 자연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해킹 이케아’ 프로젝트 등 환경 문제를 비판하는 작업, 인터랙션에 관한 질문에는 인간과 인간, 인간과 사물이 소통하는 방식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다마고치, 이모지, 로봇 강아지 등을 전시했다. 마지막으로 손과 기계에 관한 질문을 던지며 전시는 막을 내린다. 아래에 다섯 가지 질문의 원문을 옮겼다.
‘Who is the author?’
Ideas of clear authorship, authenticity, and originality are often considered necessary to any understanding of a work of design and its value. However, increasingly complex challenges often require collaboration and participation facilitated by the designers. The works here show how value can come from collective authorship and inventively created objects without clear authors.
‘Where is the need?’
Design can support a clear social agenda. The works on view here result from designers’ desire to serve unmet needs or specific user groups. Rather than creating for existing markets, these designers leverage non-profit networks and community resources by responding and adapting to local conditions.
‘Where is nature?’
Our relationship to nature is defined by a well-known tension: we are drawn to nature but find it impossible to stop damaging it. The works here explore the excesses of the twenty-first century and our fraught attitude towards recreating and stewarding nature.
‘How do we interact?’
Digital technologies have transformed how we communicate with one another and how we experience the world. The coexistence and even friendship between human and machine bride geographies, languages, and emotions. Despite instant connection, barriers to communication and emotional distance persist, and we may be lonelier than ever.
‘Where does the hand end and the machine begin?’
Advances in digital technology like computational design, 3D rendering, and rapid prototyping allow for greater speed, precision, scale, and creative autonomy. Around the turn of the millennium, designers entered what seemed to be an optimistic era of digital fabrication where anything was possible. However, the line between the designer’s agency and the role of digital tools has become increasingly blurred.
소결
엠플러스 뮤지엄의 'Things, Spaces, Interactions' 상설전은 아시아, 특히 홍콩의 맥락에서 대부분의 작품을 수집하고 서구와 아시아가 어떻게 상호작용을 했는지 역사적 기원을 밝히는 것에 중점을 뒀다. 아쉬운 점은 큐레이터 3명의 국적이 중국과 일본이라는 점에서 한국의 디자인이 많은 부분 누락되었다는 것이다. 전시장에서 발견한 한국 디자인은 1988 올림픽 포스터, 금성사 라디오, 안상수의 ‘보고서/보고서’ 뿐이었다. 이 3점의 작품만이 한국의 디자인을 대표한다고 말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엠플러스의 부관장이 한국인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안타까운 부분이다.) 그리고 제조업의 맥락에서 국가별 일상의 오브제를 보여주려고 한 점은 흥미로우나 ‘Presence of Past’ 섹션에서 디자인 캐논을 모아놓은 방식이 전체적인 기획 방향을 헤치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철거 위기에 있던 시로 쿠라마타의 스시 바를 옮겨와 실제 공간 재현하는 방식이나 마지막 ‘Questions for Design’ 섹션에서 관람객들에게 디자인에 대해 고찰하도록 질문을 던지는 방식은 참고점이 될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