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추얼스토리-77
제가 미국이나 호주 등 영미권에 여행이나 연수를 위해 방문했을 때 항상 느끼는 것이 있었습니다. 이 곳 사람들은 서로에게 인사도 잘하고 고맙다, 미안하다 표현도 참 잘 하네 하구요. 예를 들어 버스에서 내릴 때도 버스 기사님에게 항상 땡큐(Thank you 고맙습니다)하고 내리는 게 참 좋아보였습니다. 길거리에서 서로 좁게 지나갈 수 밖에 없을 때는 자동반사적으로 쏘리(Sorry 미안합니다)하고 지나가고요. 그게 사회 전반적으로 당연한 문화라 이방인의 눈으로 보기에는 참 따뜻한 느낌도 들고,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 부드러운 느낌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하다 보면 나중에는 별 생각 없이 기계적으로 그냥 나오기도 하지만 그 사소한 말 한 마디를 하고 안 하고는 큰 차이가 있거든요.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당황하는 것 중 하나가 왜 사람들이 길에서 부딪히는 데도 아무 말도 없이 가버린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공감합니다. 또 한국에서 버스를 탈 때도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타지만 아무도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하고 내리지 않기에 저도 뭔가 민망해서 얼른 내리곤 했습니다. 가끔 버스 기사님들의 인터뷰를 보면 승객들이 감사함을 표시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용기가 나는 날이거나 기회가 되면 꼭 표현하는 편입니다. 특히 춥거나, 덥거나, 비오는 날에 정말 너무 감사하거든요. 우리 일상 속에 자연스레 스며 있기 때문에 체감이 안 될 때도 있지만 사실 무엇이든 당연한 것들은 없습니다. 이런 사소하지만 마음을 표현하는 한 마디가 사회 구성원들에게 힘도 더 줄 수 있고, 우리가 살만한 세상이다 라고 느낄 수 있게 하는 에너지가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제가 곰곰이 생각한 가설 중의 하나는 우리나라 말은 영어에 비해서 인사하는 소리가 길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합니다. 영어로 하면 하이Hi, 땡큐Thank you, 쏘리Sorry 이렇게 두 음절이면 끝납니다. 그에 비해 우리 말은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미안합니다.”가 이렇게 다섯 음절을 해야하기 때문에 시간도 걸리고 살짝 민망한 느낌이 드나 봅니다. 하지만 우리는 마음을 표현해야 합니다. 우리는 혼자 잘나서 세상 잘 살아가는 것이 아니고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 공동체 안에서 살고 있습니다. 하루에 한 번은 밖에 나가서 감사함을 표현하는 리추얼 어떨까요? 소소한 일상 행동이 사회의 안정이나 신뢰를 더하는데 큰 영향을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