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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15. 2023
약하지만 약하지 않은 코스모스처럼 흔들리지 말자
감정에 휘말리지 말고 나의 의지대로 앞을 향해 나아가자
살아가다 보면 나에게도 많은 굴곡이 있었음을 기억한다.
하루하루는 매우 지루하고, 어제와 다를 바 없는 오늘인 것만 같지만 그럼에도 매일 그날의 감정과 싸우고, 크고 작은 일들이 나를 감싸고 있었다. 어릴 적에는 친구와 나눈 쌍쌍바의 크기만 가지고도 억울함을 느꼈고, 학교의 선생님의 오해로 빚은 작은 핀잔으로 펑펑 눈물을 쏟기도 했다. 친구의 남자친구에게 받은 고백은 평생 우정에 금이 가는 것 같은 느낌이었고, 한국을 뒤로하고 오른 유학길은 평생 한국땅으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생각이 되었다.
그렇게 한국을 떠나서 다양한 나라의 친구를 사귀며 마치 뭐라도 된 양 의기양양했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높은 점수를 유지했던 자신이 대견스러웠다. 그러면서도 집에서 지원을 받아 공부하는 친구들의 집안이 부러웠고, 사랑하는 사람의 보잘것없는 실체에 대해 알게 되었을 때는 마치 낭떠러지로 떨어진 것 같은 상실감과 잘못된 선택에 대한 죄책감에 얼굴을 들지 못했던 때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스스로가 뭐가 그리 대단해서 자신의 감정에 휩싸여 일희일비했었던가 싶다. 그 당시의 감정에 너무나 충실했기에, 자신의 상태에 대해 깊이 들여다볼 수 없었던 것 같다. 지금이라고 그리 다를 바가 없지만, 그래도 지금은 그러한 감정 때문에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에 타격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살면서 일어나는 일에 감정을 실지 않을 수는 없다. 하지만, 그런 것들 하나하나에 감정을 실어보았던 지난날 내가 느꼈던 것은, 나의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내가 받은 상처에 집중하거나, 내가 느낀 우월감에 고양되어 버리면 나는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목표로 하고 있던 것을 쉽게 무너뜨리고 쉽게 포기했다. 그래서 내가 얻은 결과는 원하지 않던 것들 뿐이었다.
내가 가진 것들에 만족하지 못했고, 주변에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소중히 하지 못했으며, 그저 내 손에 들어있지 않은 것들에 대한 갈구하는 마음만이 남아있었다. 마치 '물컵에 물이 반밖에 차 있지 않다'며 불평하는 사람.. 딱 그것이 나였다.
내 삶은 왜 이렇게 불행하고, 불쌍하고, 외로운 걸까. 왜 아무도 나를 사랑해 주지 않는 걸까.
이러한 생각은 가뜩이나 없는 자존감을 땅 아래로 밀어내 버리기에 충분했다. 그것은... 옳지 않은 생각이었다.
웃고 싶지 않은데 웃는 것은 가식이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노력이었다.
생각이란 것은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할수록 머릿속을 더욱 검게 칠해간다.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편독이 심했다. 오직 추리소설만 읽고, 지금도 추리소설을 좋아한다. 하지만 지금은 추리소설뿐 아니라 힐링 소설, 그리고 이제는 에세이나 자기 계발서도 꽤 읽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에세이를 읽기 시작하면서 글쓰기 책을 읽기 시작했다. 글을 쓰는 것은 평소 꽤나 좋아하는 부분이지만, 고등학교 시절의 일기를 읽으면서 내가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글을 쓰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때 쓴 글들은 대부분 누군가에 대한 욕이나, 부정적인 글들 뿐이었어서 일기를 금방 중단하고는 했다.
글쓰기 책들에서 내가 얻은 것은, 사건에 대한 부정적인 면이 아니라 긍정적인 면을 써야 한다는 것이었다. 부정적으로 스토리가 시작된다고 하더라도 결론은 긍정을 깨닫는 맺음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내 글을 읽는 독자(나 자신)가 새 힘을 얻고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을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 글(일기)은 읽어도 마음이 쳐지고 괴로워 지고는 했다. 깊이도 없었고, 미래에 대한 희망도 기쁨도 전혀 없었다. 내 글쓰기는 정말 그저 화풀이용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아무리 글을 써도 행복한 마음이 들지는 않았던 것이다. 그 글만큼 나의 마음도 부정적이었고, 좋은 것과 싫은 것이 분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