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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 테라피스트 깽이 Oct 16. 2023

흔들려도 그 자리에 있자

시 쓰기 미션 1

바람이 불어온다

세찬 바람이 불어닥친다

칼 같은 바람에 내 몸이 찢겨 나간다

한 점 한 점 내 몸이 갈가리 찢겨 나간다


비가 온다

감히 이겨낼 도리 없는 그런 비가 온다

폭풍을 몰고 온 비에 내 몸이 찢겨 나간다

한 점 한 점 내 몸이 갈가리 찢겨 나간다

 

삶이 온다

덩치 큰 깡패와도 같은 그런 삶이 온다

매서운 주먹에 내 몸이 찢겨 나간다

한 점 한 점 내 몸이 갈가리 찢겨 나간다


그렇지만 괜찮다

아직 나는 이곳에 있고, 아직 나는 살아 있다.

살아있다 보니

나의 패인 상처에 밴드를 붙여주는 이도 있고,

밴드를 붙여 주고 싶은 이도 있다.


그렇게 나는 사랑을 배우고

앞을 향해 걸어갈 힘도 익힌다.


바람이 불고, 비가 오고, 삶이 덩치 큰 깡패 같을지라도

버텨보자. 딱 이 자리에 그대로 있어보자.

그러다 보면 나도 상처에 무뎌지고

입꼬리를 끌어올리는 그런 때가 한 번쯤은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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