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차] 돌발상황! 비행이 문제가 아니었다

돌 아기와 제주도 한달살기

by 목짧은두루미

드디어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에 가는 날이다. 카시트 거부가 심한 아가라 김포까지 가는 것부터가 1차 도전과제였다.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인 6시에 일어난 아기를 출발 시간인 11시까지 재우지 않고 깨어있게 하기 위해 산책을 하고 춤을 추고 간식을 주며 극진히 모셨다. 이 전략은 매우 성공적이어서 카시트에 앉히자마자 잠드는 기적을 선보였다.

1차 도전과제 대성공! 시작이 좋았다.


2차 과제는 비행기 타기였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칠 수 있기에 가장 긴장되는 과제였다. 이륙할 때 귀가 먹먹할까 봐 분유를 미리 타 두 었다가 활주로의 엔진 소리가 울려 퍼지자마자 아기 입에 대령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분유를 거부하는 것이 아닌가? ‘우리 애가 그럴 리가 없는데?’ 하던 찰나에 아기의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김포까지의 드라이브는 50분 남짓, 보통 1시간 30분을 자는 아기에게 잠이 모자랐던 것이다. 분유는 입에 대지도 않고 비행기가 이륙하는 단 몇 분 사이에 조용히 잠들었다. 그렇게 착륙할 때까지 내 품에 안겨 자는 아름다운 상황이 벌어졌다. 이렇게 2차 도전과제도 대성공!

이륙부터 착륙까지 한번도 깨지 않았다


이제 공항에서 숙소까지만 무사히 가면 된다고 생각하며 공항을 빠져나오고 있었다. 어쩐지 지나치게 순탄한 여행. 하지만 아기와의 여행이 이렇게 호락호락할 리 없다. 아기가 발열체크에 걸렸다. 후드를 입은 채로 아기띠에 안겨 햇빛을 받으며 잔 탓이었을까? 열이 38.2도였다.


아기 옷을 벗기고 10분을 기다려 다시 열을 쟀고, 이때까지도 열이 떨어지지 않으니 선별 진료소로 안내받게 되었다. 선별 진료소에서는 다시 미지근한 물을 마시고 10분 남짓을 대기했다. 과연 열은?

왼쪽 귀 37.7도, 오른쪽 귀 37도. 37.5도 밑으로 떨어져야 통과인데 애매한 숫자가 나왔다.

조금 더 기다리면 열이 떨어질 것 같았지만 어제부터 콧물이 있었던 지라 그냥 코로나 테스트를 받는 것이 마음 편하겠노라 판단했다. 아기의 작은 콧구멍에 면봉을 두 번이나 찌르고 나서야 우린 그곳에서 해방되었다.

고난의 코로나 검사.


내가 상상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제주 한달살기의 시작이다. 자가격리로 시작하는 이색 제주 체험(?). 마당 있는 숙소를 예약하길 천만 다행이다. 제주까지 와서도 결국 배달의 민족을 면할 수 없구나.

그래도 메뉴가 물회인 점에서 제주임을 알 수 있다.


번외)

3차 도전과제는 공항-숙소 가기일 줄 알았는데, 차에 짐 싣기가 진정한 챌린지였다. 이미 한달치 짐을 꽉 채워 탁송을 보냈는데, 거기에 새로 가져온 캐리어와 유모차까지 실으려니… 짐을 이리 뺐다 저리 넣었다를 여러차례 반복하고도 큰 박스 하나를 버려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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